2014년 4월 10일 목요일

조선_[사설] 장애인들 "우리도 市外버스 타게 해 달라"

'장애인의 날'인 오는 20일 장애인 200명이 서울에서 부산·대구·세종시로 가는 고속버스 좌석을 예매해 휠체어에 탄 채 고속버스 탑승을 시도하는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고속버스·시외버스에도 휠체어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게 바닥이 낮은 저상(低床)버스를 도입하거나 장애인 리프트를 설치해 달라는 것이다.

현재 휠체어에 의존해야 하는 중증 장애인들이 자신이 사는 시·군 이외의 지역으로 나갈 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은 자가용이나 KTX 정도밖에 없다. 저상버스는 전국적으로 시내버스의 14.5%를 차지하고, 서울은 4대 가운데 1대가 저상버스다. 하지만 고속·시외·광역·공항버스의 경우엔 저상버스가 한 대도 없다. 이 때문에 KTX 역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 출신 장애인들은 명절에도 고향 집에 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바로 이웃한 도시로 볼일을 보러 가는 것도 포기해야 할 때가 많다.

영국·덴마크 같은 유럽 국가들은 일찌감치 저상 시외버스를 늘려 장애인들 불편을 덜어주고 있다. 독일의 장거리 고속버스·관광버스는 장애인이 탄 휠체어 몸체를 버스 바닥에 고정시켜주는 방식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저상버스는 일반 버스보다 제작비·유지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시외·고속버스에 전면 도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러나 하루 중 일정 시간대에는 장애인들이 안전하게 타고 내릴 수 있는 리프트나 램프를 장착한 버스를 운행하거나 대형 고속·시외버스 회사에는 전체 버스 가운데 일정 비율의 버스에 장애인석을 설치하도록 의무화하는 등 다양한 대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장애인이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는 이동권(移動權)은 국가가 보장해줘야 하는 기본 인권 중 하나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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