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1일 목요일

CMS

콘텐츠 관리의 해결책, CMS(콘텐츠 관리 시스템)

WCMS란?


WCMS(Web Content Management System, 웹 콘텐츠 관리 시스템)란 말 그대로 웹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관리해주는 솔루션을 말합니다. 비 전문가라도 웹 접근성을 준수한 콘텐츠의 생성 편집을 손쉽게 수행 할 수 있으며 하위 관리자 권한 제어 및 메뉴 제어, 다양한 게시판 제공 및 팝업 게재 등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체계적인 콘텐츠 관리가 가능 하도록 사용자 편의 기능을 강화한 체계적인 콘텐츠 관리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효율적인 관리에 최적화 된 방안을 제시합니다.

비 전문가라도 웹접근성을 준수한 콘텐츠의 생성 편집을 손쉽게 수행 할 수있으며 하위 관리자 권한 제어 및 메뉴 제어, 다양한 게시판 제공 및 팝업 게재 등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의 효율적 운영 및 관리 효율성 증대로 웹사이트 관리에 필요한 리소스를 줄이고 서비스 안정성을 강화 할 수 있습니다.


본 칼럼은 “커빙(cubbying)” 서비스를 운영 중인 (주)내일비의 임준원 대표가 연재하는 칼럼으로 콘텐츠와 콘텐츠 관리에 관한 이야기를 4주간에 걸쳐 기고할 것입니다.

CMS(content management system)란 무엇인가?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데이터의 바다에 빠져버릴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됩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생겨난 이래로, 이 고민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필요한 정보가 아닌, 날 것 그대로의 데이터들의 범람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의 일상, 인생 들의 온라인 흔적인 콘텐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이를 관리하고 정제하고 쓸모 있게 만드려는 시도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졌고, 미래에도 계속 될 것입니다. 그 대표적인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는 CMS(콘텐츠 관리 시스템)가 바로 이번 주 칼럼의 주제입니다.
multi-channel life

CMS라는 단어는 1990년대 말에 나와서 사용되기 시작하였으며, 주로 사용자가 글, 사진, 동영상 등의 콘텐츠를 작성, 편집, 출판 할 수 있게 하여 콘텐츠의 효율적인 관리를 돕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접근하기 쉬운 인터페이스와 효율적인 관리 및 모니터링 툴의 대한 요구는 계속되었고, 웹이 출범한 이후로 급속도로 웹 환경에서의 CMS 툴들이 발전하게 된 것입니다. 물론 단순히 읽고 보는 수준의 웹 1.0 에서 개방과 참여, 공유로 대표되는 웹 2.0 시대 이후로는 CMS 툴들이 사용자들의 요구를 대응하고, 그 기능을 갖추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현재는 대부분의 CMS가 Web CMS라는 단어와 동일하게 사용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에 더 나아가 현재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CMS가 블로그 소프트웨어 형태이기에 종종 CMS라 함은 블로그 개설 및 관리하는 웹 소프트웨어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물론 CMS는 전사적자원관리(ERP)와 같은 기업의 내부 콘텐츠 관리를 하는 시스템도 맞습니다. 웹사이트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인 것은 현재의 모습이며, 이는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홈페이지 저작도구를 비롯해 B2C용 콘텐츠관리시스템, B2B 전자상거래에 필요한 전자 카탈로그 관리시스템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 되었고, 최근 선보이는 CMS는 전사적자원관리(ERP)를 비롯해 다양한 정보시스템과 연동되면서 웹서비스에 필요한 소스코드까지 관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국내 CMS 시장은 인터넷 콘텐츠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전자상거래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1]


CMS의 변화 및 적용
초기의 CMS는 기업에서 서로 다른 부서 간에(inter-office) 네트웍 또는 웹을 통해서 컨텐츠를 공동으로 이용할 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공통 양식(non-proprietary form)으로 만들어진 문서들의 저장소(archival)로 CMS를 활용했는데 서버를 기반으로 하는  소프트웨어로 운영되었으므로 이런 문서들을 쉽게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점차 웹의 중요성이 커지고 웹 콘텐츠나 웹 사이트 관리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웹 콘텐츠 관리 시스템(Web Content Management System)’이 도입되었고  WCMS에는 웹 관련 작업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여러 가지 기능들이 추가 되었습니다. 엄밀하게 말해서 CMS는 WCMS를 포함하는 상위 개념이지만 최근에는 WCMS의 대체 용어로 많이 사용됩니다.
기업들도 자사 홈페이지를 CMS를 활용한 블로그 형식으로 운영하여, 고객과 편하게 소통하고 고객의 피드백에 조금 더 집중하고, 자사 서비스에 대해 친근하게 설명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습니다.[2]
yahoo official blog
<야후에서 운영하는 워드프레스 블로그형 홈페이지 http://ycorpblog.com >


국내외 CMS 사례
현재 많은 사람들의 콘텐츠가 웹에서 관리되고 이를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해, CMS는 우리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블로그 소프트웨어 형태로 변화되었는데, 그렇다면 얼마나 다양한 CMS가 우리 곁에 있을까요?
먼저 국내의 CMS를 보면 XE, 킴스큐Rb, 그누보드 등이 있습니다.
xe
 <XE www.xpressengine.com>
XE는 제로보드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어 현재는 XE(XpressEngine)이라고 변경된 CMS로, 고영수님이 개발한 홈페이지용 게시판 소프트웨어로 네이버에서 인수 후에도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진행 중에 있습니다. 한국 CMS시장의 50% 이상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미친 존재감”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속도가 약간 느리다는 단점이 있지만 세계 1위 CMS인 “워드프레스” 보다도 확장성 측면에서 더욱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 글로벌 확장에 대한 기대도 있습니다. 

kimsQ
 <KIMSQ www.kimsq.com>
대학교 벤처기업에서 시작된 킴스큐Rb는 XE와 비교하여 가볍고 빠른 장점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운영 중이며, 오픈 비즈니스를 지향하는 비전을 갖고 있는 기대되는 국산 CMS 솔루션입니다. 개인적으로 킴스큐Rb의 CEO, CTO님과 본 칼럼의 저자와 실리콘 밸리 연수를 함께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당시, 미국 현지에서의 반응 역시 긍정적인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해외의 서비스의 경우에는 워드프레스, 줌라, 드루팔 등이 있습니다.
wordpress
 <워드프레스 www.wordpress.org>
워드프레스는 공개블로그나 뉴스룸 등을 비롯해 순차적으로 아이디어를 정리할 필요가 있는 웹사이트에게 가장 적합합니다. 워드프레스 스포트웨어는 수백 명의 커뮤니티 소속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개발한 소프트웨어입니다. 워드프레스를 이용하는 방법에는 가장 최신 버전을 다운로드하여 사용하거나 워드프레스 설치를 지원하는 웹호스팅 업체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워드프레스에는 웹사이트에 쓸 수 있는 수천 개의 플러그인과 테마가 있으며 많은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고, 사용법을 알려주는 온라인 지원 포럼과 ‘WPLift’ 같은 학습 사이트까지 있습니다. 상당히 사용자 친화적인 면이 강하여 워드프레스는 사용하기 쉬운 소프트웨어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블로깅이나 뉴스가 주된 목적이 아닌 웹사이트를 만들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단점도 지니고 있습니다.
현재 워드프레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기업으로는 테크크런치(TechCrunch), 펩시 리프레시(Pepsi Refresh), 코메디닷컴(Comedy.com)을 들 수 있습니다.[3]

drupal
 <드루팔로 만든 소니의 myplay.com>
드루팔은 웨드프레스 보다는 더 발전된 형태의 첨단 CMS로서 워드프레스와 정반대로 블로그에서 e커머스,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웹사이트에 적합합니다. 그러나 개발자 급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을 때만 사용이 용이한 면이 있습니다. 즉, 다약하게 적용이 가능하지만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숙련과정이 필요합니다.
드루팔의 강점은 개발 커뮤니티입니다. 오픈소스 CMS 중에서도 그 커뮤니티의 규모나 개발자들의 참여도가 상당하며, 이런 강점이 바로 드루팔의 기술과 접목되어 시너지를 내며 상당한 양의 모듈(1만4,000개 이상의 모듈과 1,500개 이상의 테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지속적인 개선과 새로운 모듈의 생성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joomla
<줌라로 만든 Uxbridge College 홈페이지>
줌라는 워드프레스와 드루팔의 중간쯤이라고 할 수 있는 웹 오픈 소스 CMS입니다. 다시 설명하면, 워드프레스보다는 정교하지만, 드루팔 같이 지나치게 개발자 중심은 아닙니다. 따라서 줌라는 중소기업에 가장 인기 있는 CMS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줌라의 역사를 살펴보면, 호주의 micro international이라는 회사에서 개발된 mambo라는 상용 CMS에서 오픈소스화를 지향하는 개발팀이 따로 나와 joomla라는 이름을 붙여 독립하게 되었고, APM 환경에서의 쉬운 설치와 매력적인 관리 인터페이스를 제공하여, 대중성을 띄게 되었습니다. joomla는 강력한 기능과 편의성으로 OpenSource와 관련한 e-book 출판사로 유명한 Paket사에서 2007년도 발표한 PHP로 작성된 CMS에서 가장 우수한 CMS로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4]

이상으로, 현재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국내외 CMS 솔루션에 대해서 보았습니다. 확실히 웹 환경에서 사용자가 콘텐츠의 생산, 발행, 유통을 편리하고 효과적이게 할 수 있는 많은 기능을 확보하고 개발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CMS들은 비용은 적게, 그리고 더 쉽고 빠르게 누구나 자신의 웹 사이트를 만들고, 그 곳에서 콘텐츠를 효과적이게 다룰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앞으로도 CMS가 웹으로만 한정될까요?


CMS의 미래
본 저자는 스마트폰 시대라는 점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대중화로 인해, CMS의 패러다임이 현재의 웹 사이트와 블로그 중심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할 것이라 예상합니다. 예를 들면, 저작 도구(Authoring Tool)라고 불리는 툴이 그 한 모습입니다. 유투브의 창업자인 스티브 첸이 얼마 전 출시한 zeen 의 경우 간단하게 자신만의 웹 매거진을 만들고 공유할 수 있습니다. 상당히 간단한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원하는 콘텐츠를 큐레이션 하여 잡지형태로 제작하고 소셜 네트워크 상에 공유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 베타 서비스 중이라 완성도는 높지 않지만 자신만의 매뉴얼이나 레시피를 만들기에는 전혀 문제 없습니다. 또 다른 형태의 저작도구로 국내에서도 인터랙티브 이북 빌더를 제공하여, 누구나 손쉽게 전자책을 제작할 수 있게 도와주는 툴을 북잼, 모글루 등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zeen
<Zeen.com>
콘텐츠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CMS의 모습 역시 다양해질 것이며, 이는 1주차 칼럼에서 언급 한 콘텐츠의 범람으로 인한 빅 데이터 문제가 사람들의 온라인상 콘텐츠를  이용하는데 불편을  발생시킬 것 입니다. 쉽고 편리하게 콘텐츠를 관리하고 싶어서 사용하는 CMS 역시 다수가 된다면, CMS들 역시 관리해야 되는 또 하나의 매체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를 위한 CMS의 앞으로 모습은 다양한 종류의 디지털 콘텐츠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일원화하여 관리함으로써 다양한 서비스 제공자들에게 하나의 플랫폼을 통하여 다양한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 플랫폼 멀티서비스(OPMS)를 제공 할 수 있게 될 것 입니다. 이는 종래의 각 서비스 플랫폼 별로 콘텐츠를 관리함으로써 발생하는 제약적인 콘텐츠 서비스, 중복 개발에 따른 비용증가의 문제점을 개선 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 입니다.[5]
바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개발하게 된 것이 “커빙(Cubbying)”이며, 그렇기에 “커빙(Cubbying)”을 또 하나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아니라, 사용자의 콘텐츠를 관리 할 수 있는 CMS의 발전된 형태로 보고 있는 것 입니다.
cubbying as CMS
<커빙(Cubbying)의 CMS 요소>

커빙(Cubbying)은 웹 기반으로 사용자의 모든 소셜 콘텐츠를 자동으로 수집하고 저장한 후, 기존의 CMS들이 제공하는 정리하고 관리하는 기능 역시 제공하고 있으며, 큐레이션하여 배포하는 기능도 제공합니다. 모든 사용자의 모든 콘텐츠는 마이크로소프트의 Azure 클라우드에 저장되기 떄문에 콘텐츠의 소실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와 Bizspark Plus 파트너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http://goo.gl/Z5NiD)
물론 아직 베타버전이라, 커빙(Cubbying)이 바라보고 있는 CMS로서의 모든 요소는 아직 다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커빙(Cubbying)은 사용자의 콘텐츠를 핵심으로 바라보는 “콘텐츠 허브”가 목표이며, 아래와 같은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나아갈 것 입니다.
  1. 콘텐츠 자동 수집 및 저장
  2. 콘텐츠 관리 및 분석 툴 제공
  3. 큐레이션 및 공유/배포 기능 제공 
콘텐츠 자동 수집의 경우, 자신의 온라인 인생이라고 할 수 있는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소셜 콘텐츠(사진, 글, 동영상, 링크)를 원 클릭으로 한번에 모아주고 안전하게 저장하는 기능으로, 사용자의 빅데이터 피로도를 해결해줄 수 있으며, 타 CMS가 갖고 있지 못한 커빙(Cubbying)만의 핵심 기능입니다. 단, 사용자의 모든 콘텐츠(수집 된 콘텐츠와 직접 업로드 하는 콘텐츠)가 한 곳에 모아오므로 그 양이 상당하기에  곧 있을 업데이트에서는 이를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고, 그 콘텐츠에서 의미를 찾아내고 분석하여 리포팅해주는 기능이 추가 됩니다.
 cubbying key features
<커빙(Cubbying)의 핵심 기능>
마지막으로, 커빙(Cubbying)이 진정한 “콘텐츠 허브”로 나아가는 동시에, 사용자의 소셜 활동을 지원하는 큐레이션 기능과 타 SNS로의 배포 기능 역시 제공됩니다. 콘텐츠 관리 및 분석에 버금가는 큐레이션과 배포 기능은 사용자의 콘텐츠를 훨씬 가치있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소셜 큐레이션 서비스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새로운 트렌트가 된 것입니다. 

이에, 다음 주에는 콘텐츠의 관리 뿐만이 아니라 공유할 수 있는 수단으로 큐레이션이 최근 떠오르게 된 이슈에 대해서 알아 보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국내외 그 사례와 효과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글 : 임준원(james@nalebe.com)편집: 신율(shinkumsa@gmail.com)About Cubbying : 커빙 / 페이스북 / 블로그 / 트위터

<참고자료>
[2] ibnetwork
[3] CIOKOREA
[4]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기반의 LMS 비교 평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기반의 LMS 비교 평가, 한국컴퓨터정보학회 2008년도 제38차 하계학술발표논문집 16권 1호, 민두영, 백영태, 이세훈
[5]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를 위한 콘텐츠 관리 시스템 및 서비스 방법, 2009년도 한국멀티미디어학회 춘계학술발표대회 논문집 제12권 1호, 박훈규, 김진한, 진영민

포털 어드밴티지

사라진 ‘포털 어드밴티지’, ‘뉴스의 위기’ 보여주는 조선닷컴 트래픽1등신문 닷컴도 휘청거리는 상황 “한국 온라인저널리즘에는 관계도 기술도 없다”
박장준 기자  |  weshe@mediaus.co.kr

실시간급상승검색어 기사와 어뷰징(동일기사 반복전송), 그리고 낚시질은 아닌 것 같다. 포털이 뉴스서비스 포맷이나 검색알고리즘을 조금이라도 바꾸면 트래픽이 휘청거린다. 벌써 소싯적 얘기가 됐지만,네이버가 뉴스스탠드를 본격 시행한 2013년 5월 주요언론사의 페이지뷰는 2008년 12월에 비해 46.2%나 빠졌다. 네이버가 포털 대문에서 연합뉴스를 제외하고 모든 매체의 기사를 내린 결과다. 네이버는 이용자가 PC버전에서 로그인하면 미리 설정한 ‘마이뉴스’가 뉴스캐스트 방식으로 뜨게끔 추가로 뉴스서비스를 설계했지만, 트래픽 급감을 막을 수 없었다.
위기다. 스마트폰도 SNS도 트래픽을 보전해주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들이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기 시작하면서 뉴스에 접근하기는 쉬워졌지만, 트래픽은 여전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이용자들은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 이용자들은 포털사이트의 ‘광고 없는 뉴스’를 링크하고 공유한다. 여기에 ‘뉴스 큐레이션’을 하는 매체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온라인에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한 시대가 열렸지만, 인터넷언론들은 여전히 검색어 기사와 어뷰징으로 일관하고 있다. 타깃 오디언스도 못 잡고, 콘텐츠 질도 그대론데 ‘양’만 늘리고 있다.
1등신문 조선일보가 운영하는 조선닷컴의 실적도 처참하다. 조선일보 12월26일자 사보에 실린 ‘조선닷컴 게재 기사 중 PV(페이지뷰) 상위권 기사 톱10(2014년 12월22일 기준)’을 보면, 1등 기사는 <학생부에 적힌 한 줄, 52대 1 大入경쟁 뚫다>로 PV는 78만2362건이다. 2위는 31만21건이고, 3위부터는 30만 건이 안 된다. 조선·중앙·동아일보의 닷컴은 연예·스포츠매체가 과점하고 있는 온라인뉴스 시장에서 트래픽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는데도 이렇다. 네이버 뉴스스탠드에 입점하지 않은 언론사와 큰 차이가 없다. 이제 포털 어드밴티지는 없다고 봐야 한다.
  
▲조선일보사보 2014년 12월26일자.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조선닷컴은 조선일보와 TV조선, 자체 콘텐츠로 독자를 유입하는데도 트래픽이 저조하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보수·극우 독자를 끌어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사들의 트래픽도 마찬가지다. 조선닷컴 트래픽 상위 10건 기사 중 세월호 참사 관련 기사는 총 4건인데 이중 가장 많은 PV를 기록한 기사는 5월12일자 <左派 총집결한 원탁회의가 서울 집회 주최>로 PV는 31만21건이다. <유민 外家, “저 사람 지금 이러는 거 이해 안 돼”> 기사 PV는 23만5993건, ‘대리기사 폭행사건’ 기사 PV는 21만2322건이다. 세월호 참사 최초보도 기사 PV는 29만5086건이다.
조선닷컴이 예상보다 저조한 트래픽을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에 언론사 관계자들은 ‘이유’를 궁금해 했다. 조선일보 사보를 본 한 종합일간지 디지털뉴스팀 기자는 “0이 하나 빠진 것 같다”고 촌평했다. 포털을 최대 플랫폼으로 삼는 인터넷언론들도 연간 PV 100만 건 이상 ‘대박’ 기사가 수 건, 30~50만 건 ‘중박’ 기사가 수십 건씩 있다. 그런데 왜 이럴까. 종합일간지가 운영하는 닷컴은 모기업 신문과 통신사, 계열사 매체까지 최소 4~5개 이상 매체의 콘텐츠가 실리는 까닭에 기사 한 건이 메인페이지에 머무르는 시간은 중소 인터넷언론에 비해 적은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조선닷컴의 트래픽 저조 현상을 온전히 설명할 수는 없다. 네이버 같은 포털의 뉴스서비스와 검색알고리즘이 변했고, SNS와 큐레이팅매체가 트래픽 일부를 흡수했고, 뉴스 소비 행태가 ‘단건 구독’으로 변했다는 분석도 충분하지 않다. 콘텐츠 ‘질’이 낮아져 온라인저널리즘에 대한 신뢰도가 전반적으로 추락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진부하고, “특정 집단을 타깃으로 한 기사를 쓰면 된다”는 이야기는 사실상 복불복에 가깝다. 어쨌든 언론은 가장 핫한 이슈에 대한 스트레이트 기사로 시작해 분석, 해설, 칼럼, 사설 등을 배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선일보가 실패한 ‘유료화’에서 단초를 찾을 수 있다. 한국경제 디지털전략부 최진순 기자(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는 ‘프리미엄조선 전면 유료화’가 실패한 이유로 “낮은 이용자 반응”을 꼽았다. 그 동안 조선닷컴과 조선일보 기자들이 제공하는 ‘진짜 뉴스’를 읽을 독자가 없었다는 이야기다. 이 말을 뒤집어 생각해보면, 언론이 ‘진짜 독자’를 찾지 못한 것이다. 이 대목에서 포털사이트 다음의 뉴스펀딩과 비교할 수 있다. 다음 이용자들은 자발적으로 돈을 내며 뉴스를 의뢰하고, 뉴스를 기다린다. 뉴스펀딩은 지금 다음에서 가장 ‘공감’ 받는 콘텐츠가 됐다.
포털을 드나드는 이용자, 즉 언론사가 타깃으로 해야 할 수용자는 달라졌다. 그런데 온라인매체들은 종이신문과 방송의 기사를 건별로 올려놓는다든가 아니면 검색어기사로 경쟁하는 초기 온라인저널리즘 모습 그대로다. 신문쟁이의 ‘찍어내기’ 버릇과 포털의 ‘검색어’ 장사가 부정적으로 결합한 모습만을 보이고 있다. 결국 온라인뉴스시장에서 모든 매체는 ‘무가지’가 됐다. 대다수 언론은 자신만의 수용자를 만들어내지 않았고, 오히려 기존 독자를 피곤하게 했다. “디지털 퍼스트”를 외치지만 새로운 수익구조는 고민하지 않는다. 온라인저널리즘은 분명 후퇴하고 있다.
  
▲ 언론은 포털에서 낚시를 하며 폭탄을 건져 올리고 있는 건지 모른다. 아니, 폭탄을 터뜨려 고기를 잡고 있다. (이미지=구글)
이를 두고 최진순 기자는 “기존의 프레임은 기술도 관계도 없는 위계적-폐쇄적-일방적(하향적) 정보 생산과 전달인데 이제는 새로운 프레임 기술(독자를 파악하고 니즈에 부응하는)과 관계(독자를 파트너로 수렴하는 커뮤니케이션)에 기반한 저널리즘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혁신은 어려워 보인다. 최진순 기자는 “이를 위해서는 기존 기자들의 태도와 스킬이 달라져하지만 우리나라 전통매체는 기자들의 업무내용(수준)을 재설계하기 어렵고, 현재의 경영구조(매출구조)가 기자들의 출입처에 기대고 있고, 뉴스 콘텐츠의 배포모델도 마찬가지”라고 봤다.
“언론사가 원했건 원하지 않건 주로 포털(검색)에서 유입되는 독자들에 의해 뉴스가 소비되는 한 양질의 트래픽, 좋은 뉴스를 찾아서 보고 공유하고 (댓글을 남기는 등 구체적 행동을 하는) 참여하는 소비자들이 일으키는 트래픽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현재의 시장 구조는 특정 매체가 만드는 좋은 뉴스가 돋보이는 환경이 아니다. 이 구조에서는 언론사의 뉴스 트래픽은 무의미할 수밖에 없고 (정량적으로도) 광고주들을 유인하기 어렵다. 단순히 뉴스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강정수 연구원 표현대로 ‘뉴스의 서비스화’가 필요하다.”
‘혁신’은 의미 있는 트래픽을 만드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포털 실시간급상승검색어에 기생하는 것부터 ‘포기’해야 한다. 지금 온라인저널리즘이 포털 검색 중심의 왜곡된 뉴스 소비 구조에 기생하고 있고, 유통업자에 휘둘리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와 관계를 맺으며 자신만의 수용자를 만드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다. “단순히 기술(연결)로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휴머니즘(독자관계) 즉, 서비스가 수반돼야 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고 본원적인 문제이지만 기존 전통 저널리즘의 프레임을 깨는 변신이 필요하다”는 게 최진순 기자 설명이다.
오프라인 종이와 방송에서 ‘디지털’로 뉴스 플랫폼이 옮겨가는 만큼 뉴스 트래픽에 대한 설계가 새로 필요한 시점이다. 최진순 기자는 자신의 독자를 파악하고, 편집국과 수용자의 관계를 강화하는 일상적인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뉴스 랜딩 페이지를 더 구조화해서 깊이(depth) 있는 연결구조를 만들어 내야 하다”고 강조했다. 뉴스 콘텐츠뿐 아니라 자신의 수용자에 최적화한 포맷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저널리즘과 방송통신업계, 진보정치와 사회운동 콘텐츠가 핵심인 <미디어스>는 그에 맞는 포맷을 구축하면서 트래픽을 설계해야 한다.
‘카드뉴스’와 ‘인터랙티브 뉴스’ 같은 콘텐츠가 나오고 있지만 수도 적고 ‘경쟁’ 상황은 아니다. <민중의소리> 인터랙티브뉴스팀 김동현 기자는 18일 미디액트 포럼에서 “독자들은 메뉴와 제목 나오고 기자이름 나오고 텍스트 밑에 사진 한 장 나오고 관련기사와 댓글, 화면 오른쪽에 광고와 ‘많이 읽은 기사’가 나오는 것을 뉴스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신문의 포맷도 많이 변했다. 지금 같은 온라인 뉴스의 포맷을 깨려는 시도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웹에서는 뉴스 콘텐츠의 핵심인 ‘텍스트에 담긴 소식’을 구현하는 모든 방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온라인저널리즘은 분명 위기다. 1등신문의 닷컴마저 휘청거리는 상황은 결국 뉴스의 위기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한국 온라인저널리즘에는 관계도 기술도 없다. 그래도 여러 가지 의미 있는 시도가 있다. 출입처시스템을 과감히 포기하고 탐사보도를 시작한 <뉴스타파>와 100분짜리 뉴스로 리포트 길이를 늘린 <JTBC>는 벌써 자신만의 수용자를 만들어 가고 있다. <팩트TV>도 생생한 현장을 원하는 수용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블로터>도 혁신 중이다. ‘기관지’를 자처할 게 아니라면 고민해 볼 길은 많다. 그렇지 않으면 실시간검색어에 더 휘둘릴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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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29일 월요일

한윤형 기자

'전략가'와 '선수'들의 아수라장에서 기자로 산다는 것



종종 자신이 지금 십대를 보내고 있거나 이십대 초반이었다면 장래에 글을 쓰며 살고 싶어 했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그리고 아마도 그렇지 않을 거란 대답을 내놓는다. 적어도 ‘비소설 산문’을 쓰고 싶어 하진 않았으리라.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의 한국 사회는 ‘말의 힘’이 사회변혁에 도움이 되리라는 믿음이 가능했던 곳이었다. 지금은 충분치 않더라도, 시간이 나아질수록 더더욱 그렇게 되리라는 믿음이 가능했던 곳이었다. 물론 현재도 그러한 믿음을 가진 이들이 있을 것이며, 그들의 견해에 반대하거나 그것을 비판할 생각은 없다. 다만 지금도 그러한 믿음을 간직하려면 그때보다 더한 낙관이 필요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낙관’ 쪽에 서거나 ‘비관’ 쪽에 서는 것이 개개인의 선택이라면, 아마도 자신은 그러한 환경에선 ‘비관’ 쪽에 섰을 거란 생각이 든다.

한때 누군가들에겐 ‘공론장’이 될 거라 여겨졌던 우리의 인터넷 소통이 어떤 식으로 ‘오염’되었는지를 본다면 놀라울 정도다. 한편은 검찰이 국정원 수사를 시작했을 때 특정 패턴의 댓글이 ‘사라졌다’고 증언하며, 다른 한편은 북한의 인터넷이 멈췄을 때 특정 패턴의 댓글이 ‘사라졌다’고 증언한다. 사실 여부를 가릴 방법은 없지만, 그러한 의혹 제기를 마냥 무시할 수도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한편으론 차라리 우리의 인터넷이 ‘북한’과 ‘국정원’의 사이버심리전의 현장이라 믿고 싶을 만큼 참혹할 때가 있다. 그런 것이 아니라 이것들 그대로가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한다면 그거야말로 더욱 비관적이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렇지만 현 시대를 살아가는 소설가들이 부럽느냐고 묻는다면 꼭 그렇지는 않다. 비록 한때 소설가를 지망한 적이 있었고 그것이 좌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찬찬히 돌아봐도 이것은 단지 박탈감에서만 나온 감정은 아닌 것 같다. 소설가도 근본적으로는 ‘이야기꾼’이다. 그리고 현실이 이미 지나치게 드라마틱한 사회에서, ’이야기꾼‘은 그것에 대해 말을 덧붙이려는 욕망을 억제하기 힘들다. 그래서 이왕 떠들어야 한다면, 좀 더 그럴듯하고 심층적인 얘기를 떠들 수 있는 편이 낫지 않을까? 이것은 ‘정치’가 불가능한 듯 보이나 외려 그렇기에 회피할 수 없는 시대에 ‘이야기꾼’ 기질을 가진 이가 지닌 어떤 딜레마다.

▲ 성탄절인 25일 오후 서울 명동 거리가 나들이 나온 인파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4개월간 ‘기자’로서 글을 썼다. 그전엔 더 오랜 시간을 ‘자유기고가’ 내지는 ‘칼럼니스트’로 글을 썼다. 학문의 영역에 속하지 않거나 직능 전공이 없다면 ‘자유기고가’의 글쓰기와 ‘기자’의 글쓰기는 비슷한 측면도 있다. 다양한 주제와 소재를 다뤄야 하기 때문에 여기저기 물어 가면서 써야 한다. 그런 글쓰기에 ‘깊이'를 갖추려면 다양한 맥락을 교차검증하고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는 집요함이 필요하다.

물론 자유기고가 때도 여기저기 묻기는 했다. 하지만 그때는 누군가에게 들은 얘기를 글 속에 표시하기는 조심스러웠다. 뒷 얘기는 모른 척하고 추론으로 알게 된 것처럼 지나가는 것이 공정하다 여겼다. 들은 얘기는 맥락적 차원에서 고려될 뿐이었다. 그 시절엔 그렇게 썼는데도 “어디 물어보지도 않고 소설을 쓴다"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한편 기자가 되니 다른 이의 발언을 빌리지 않고는 견해를 밝히는 것이 금기시되는 상황이었다. 물론 매체비평지에서 신문비평이나 정치비평을 쓰는 처지는 일반적인 기자들보다는 훨씬 자유기고가에 가까운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경우라도 ‘기자적 글쓰기’에 대한 압박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 이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자유기고가 시절 기자들이 전화를 걸어 코멘트를 요구한 건 본인의 잘남과 큰 관련이 없다는 것이었다. 특정한 결을 필요로 할 땐 다만 몇 명만 전화를 받지 않아도 코멘트할 사람이 없어 본인의 코멘트를 받고 싶은 심정이 되었다. 아마도 다른 기자들도 그런 심정으로 내게 전화를 걸었으리라.

또한 기자들 역시 자신들의 뚜렷한 주관을 가진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기자의 글쓰기'에 파묻혀 살다 보니 그 주관을 표시할 기회를 잃는다. 칼럼니스트들은 자신의 견해를 마음대로 표출할 수 있는 한국 사회의 몇 안 되는 직업군에 속하기 때문에, 자신의 주관이 굉장히 독창적이며 시대를 앞서간다는 착각에 쉽게 빠진다. 하지만 비록 옥석을 가려야 할 필요가 있겠지만 그런 종류의 통찰은 생활인의 술자리에서도, 기자들의 발화에서도 있는 것이었다.

▲ KB금융의 전산·통신 납품비리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24일 새벽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마친 뒤 검찰 청사를 나오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그렇지만 그 기자들은 자신의 견해를 지면에 표현하기 어렵고 사실전달을 하거나 다른 이의 발언에 숨어야만 했다. 그런 상황은 매체비평지 기사를 ‘독창적으로 보이게' 쓰도록 하는 데엔 많은 도움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들에게 좀더 다양한 형식의 글쓰기가 가능한 여유나 매체환경이 주어진다면 더 많은 양질의 정보가 유통되지 않을까란 아쉬움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흔히들 한국 정치가 지나치게 당파적이라서 문제라고 한다. 생활인들이 이런 말을 할 때는 주로 여권과 야권의 극한 갈등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좀 더 가까이서 관찰한 한국 정치는 야권 내부의 당파적 행태가 더욱 문제였다. 이해당사자들이 각자 자신에게 유리한 ‘서사'를 쓰고 거기에 맞춰 내부정보를 회람하고 전문가의 견해도 동원하기 때문에 서로 모순되는 ‘서사' 중 특정한 하나에 몸을 던져도 논리적으로 매끄러운 글을 쓰기에 무리가 없다. 그런 각각의 주장들은 내적 모순이 있는 것은 아니나 각각 현실의 일면만을 대변하기에 서로 모순을 일으킨다. 이 경우 그들은 서로에게 “정치를 몰라서 그런다", “속사정을 몰라서 그런다"는 비난을 퍼붓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전문지식으로 검증할 수 없는 맥락적 글쓰기의 ‘질'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지는 심각한 문제가 된다. 결국엔 각자의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 현실성을 판단하게 하지만 대부분의 생활인이 이미 당파적으로 어느 편을 들고 있다면 그 판정은 ‘팬심'을 벗어나기 어렵다. 기사를 쓰면서 서로를 욕하는 그 당파들이 특정한 기사가 서로 상대 당파를 편들고 있다고 공격하는 우스운 꼴을 많이 당했다. 그렇지만 시간을 두고 꾸준히 쓰면 그런 평가를 내리는 이들도 특정한 상황에선 그런 기사를 인용하기도 한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되었다.

한국 정치의 큰 문제 중 하나는 평범한 생활인들조차 모두가 ‘전략가'인 양 처신한다는 것이다. 어떤 진보지식인들은 이에 대해 제대로 된 ‘정치적 주체'가 없다고 혀나 끌끌 차고 말겠지만 이 역시 어쩌면 환경의 산물이다. 한국 사회에선 개인이 어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고백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신념을 가진 이들이 늘어날 경우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는지까지 설명해야 한다. 심지어 한국 사회에서 가장 소수자적 입장에 선 이들 중 하나일 양심적 병역거부를 지지하는 평화주의자들조차도 “나는 평화주의자의 신념을 가지고 있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평화주의자가 (가령) 정치적 유권자의 1할을 차지하는 사회는 우리 사회와 많이 다르다"며 사람들을 설득해야만 한다.

역설적으로 이토록 당파적인 상황에서 모두가 전략가인 양 처신하기 때문에 야권에겐 어떠한 전략도 가능하지 않다. 원칙의 문제라면 토론이 가능하지만, 각 이해당사자가 전략을 자기정당화의 근거로 삼는다면 논의는 쳇바퀴를 돌게 된다. 상대방이 멍청하다는 공박이나 소수자라는 빈정이 설득을 대신하게 된다. 결과가 나쁘게 나오면 상대 당파의 책임을 묻는 ‘전략적 분석'이 난무하게 된다.

정치판과 운동판에서 흔히 쓰는 말로 ‘선수'라는 말이 있다. 활동하는 사람, 혹은 활동의 영역의 판세를 잘 읽는 이들을 일컫는 말일 것이다. 그런데, 누군가가 ‘선수'인지는 누가 정할까. 자칭 ‘선수'들은 “선수는 선수를 알아본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누가 ‘선수'인지에 대한 합의 자체가 이미 당파적이다. 여기선 ‘대단한 선수'인 사람이 저기선 ‘저능아'다. 물론 결국에는 모든 것이 그렇듯 시간이 검증하는 측면이 있으나,  ‘선수'가 ‘선수'를 증명할 수밖에 없는 이 상황은 결국엔 또 한 번 모든 논의를 피로하게 만든다.

이 아수라장을 조금 더 가까이서 지켜본 경험은 물론 소중한 것이었다. 그리고 어느 영역에서나 ‘선수'가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자칭 선수'들이 상대방이 선수인지 아닌지를 가늠하는 일이 빈번한 이 세계에서 그런 종류의 평가가 실제의 정치현상을 이해하는데에 도대체 어떤 도움을 주는지에 대한 질문은 필요할 것이다. 누군가는 ‘선수'들의 시선이 아닌 좀 더 거시적인 문맥에서 이 아수라장을 조망할 수 있어야 한다. 비록 변혁의 가능성이 잘 보이지 않는 시대라도, 그렇기에 그 가능성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그간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작성된 부족한 글로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그보다 과한 미움을 받기도 했지만, 그 부분은 생략하기로 하자). 이 글은 연말특집을 제외하면 <미디어스>에서의 34개월 기자 생활을 통해 작성된 마지막 글이 될 예정이다. 글을 쓰는 일이 세상사에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을까란 의문은 ‘자유기고가' 때에도 ‘기자'일 때에도 늘상 가진 것이었다. 본인의 역할에 대해 큰 환상이나 기대를 품고 있지는 않지만, 이곳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도 이 세계와 사회를 드러내는 진솔한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기자 생활을 마쳐도 글쓰기는 계속될 것이고, 이왕 이렇게 살게 된 바에야 무언가 사회에 기여를 하는 글을 써야겠다는 불가능한 욕망을 포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