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30일 수요일

2015-12-31(목) 한국일보 브리핑

2015-12-31() 한국일보 브리핑
 
총선 선거구 획정 / 북한 대남정책 총괄 김양건 사망 / 대기업 19곳 추가 구조조정 / 희망퇴직 / 농협 비리 수사 마무리 / 어둠 깃든 나눔의 집 / 정부 일반해고 지침 초안 발표 / 쌍용차 해고자 복직 합의
 
1. 총선 선거구 획정
여야 정치권이 내년 4월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조정을 연내 확정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자 정의화 국회의장이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정 의장은 자치시군구 분할 금지 원칙에 예외를 두는 방식으로 현재 의석수(지역구 246, 비례54석 등 총 300)와 동일한 선거구 획정안을 직권 상정하겠다는 복안입니다.
정 의장의 구상과 상관없이 정치권이 연내에 선거구 인구 편차를 31에서 21로 줄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이행할 수 없게 됨에 따라 당분간 선거구가 무효화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는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현행 법정 선거구가 무효가 되면 이미 등록한 예비후보들의 자격은 박탈되기 때문에 선거무효 소송 등의 후폭풍도 예상됩니다.
 
2. 북 김양건 사망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해 온 김양건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교통사고로 갑작스레 사망했습니다. 남북관계는 당분간 경색국면이 불가피해졌습니다. 대남협상의 선봉을 맡으며 대표적 비둘기파로 꼽혔던 김 비서의 공백을 북한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메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대북 소식통들 사이에서는 권부 내 세력다툼이 교통사고로 포장된 것이라는 주장이 돌고 있지만 김 비서의 경우 권력다툼에 휘말릴 특별한 사유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의문만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 특유의 파티문화가 거물급 인사들의 교통사고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제한된 인원과 등록된 차량만 드나들도록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고위층들은 직접 운전해 파티장으로 간다고 합니다. 때문에 파티 후 귀가 때는 만취 상태에서 직접 운전할 수밖에 없고 교통사고 위험성도 상존한다는 겁니다.
 
3. 대기업 구조조정
19개 대기업이 취약한 재무구조로 인해 구조조정 또는 퇴출 대상으로 추가 선정됐습니다. 올해에만 대기업 54개사, 중소기업 175개사 등 총 229개사가 구조조정의 수술대에 오르게 됐습니다. 금융위기의 여파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진 2010년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4. 희망퇴직
기업들이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20, 30대 직장인들의 어깨가 바짝 움츠러들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과거 임금을 많이 받는 높은 직급에 집중됐다면 요즘은 신입사원들까지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들어 4번째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신입사원과 2년차 사원까지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11일 이후 입사한 1, 2년차 직원 88명 중 28(31.8%)이 희망퇴직을 신청했습니다.
 
5. 농협 비리 수사 마무리
7월 말부터 5개월간 진행된 농협중앙회 비리의혹 수사가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의 비리연루 여부를 명쾌하게 규명하지 못한 채 싱겁게 마무리됐습니다. 검찰은 농협 임직원들이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뒷돈을 받으며 잇속을 챙기는 뿌리깊은 비리 관행을 밝혀냈으나, 그 꼭대기에 누가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6. ‘위안부문제
한일 간 위안부 협상이 타결된 직후부터 아베신조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부가 협상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방법으로 일본 측의 사죄와 책임 문제를 희석시켜 한국인들에게는 상처를 주고 국제사회는 혼란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군의 관여하에 여성의 명예에 깊은 상처를 입혔다
아베 내각총리대신은 일본국 내각총리대신으로서 사죄와 반성을 표명한다
도의적이란 표현이 생략된데다, 고노담화 등 과거 정부차원 사과 표현 때보다 그 주체를 더 분명히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상 법적 책임을 인정한 것이란 언론의 보도가 확산되자 일본 정부가 법적 책임은 포함되지 않았따는 점을 국민여론에 설명할 방침이라고 말을 바꿨습니다.
외신들은 한국 외교부를 질타하는 말을 쏟아냈습니다. 피해 할머니들의 사전 동의가 없었던 점, 반인권 범죄는 계속 기억할 문제임에도 불구 불가역적이라는 문구를 삽입한 점 등을 들어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7. 정부 일반해고 지침 초안 발표
정부가 업무능력이 떨어지거나 근무성적이 부진할 경우 해고할 수 있다는 일반해고(통상해고) 지침 초안을 내놨습니다. 또한 노동조합이나 노동자 과반수의 동의가 없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된다면 채용·인사 등에 있어 노동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할 수 있다는 지침도 공개했습니다. 맑스는 공산당 선언에서 정부를 이같이 표현했습니다. 부르주아의 이익 대변 단체. 박근혜 정부는 단언컨대 기업 이익 대변 단체입니다.
 
8. 쌍용차 해고자 복직 합의
쌍차 노조 위원장과 금속노조 쌍차 지부장, 최종식 쌍차 사장 등 노노사 대표가 쌍용자동차 경영정상화를 위한 합의서조인식을 가지면서 6년 넘게 이어진 사회적 갈등의 고리 하나가 풀렸습니다.
합의 내용은 해고자 전원 복직, 쌍용차 정상화, 회사가 노조에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및 가압류 철회, 사망 해고자의 유가족 지원 등입니다. 그러나 합의안에 해고자 복귀 시점과 규모를 명시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내부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9. 보건복지부가 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임명 제청했습니다.
10. 문재인 부산사무소에 50대 남성이 난입해 인질극을 벌였습니다.
11. 유령 집회 신고에 최고 1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법안이 법사위를 통과했습니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한 9가지 단계(출처:ㅍㅍㅅㅅ)

1. 다독
어쩔 수 없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 글쓰기의 시작은 독서이다.

2. ‘어떻게’보다 ‘무엇’이 먼저
어떤 주제로 글을 쓸 것인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만 고민하다가는 글을 절대 잘 쓸 수 없다. 그러니 내가 제시한 방법론을 완전히 숙달한다고 하더라도 ‘글감’을 찾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자신의 직업이나 전공 혹은 관심이 가는 분야에서 주제를 찾으면 의외로 쉽게 글감이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가장 쉬운 방법은 서평이다. 글감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면 지금 읽는 책에 대해서 쓰면 된다.

3. 자료 모으기
나는 아이디어와 자료만 제대로 모이면 글쓰기의 80%는 끝났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경우 300쪽 전후로 마감이 될 것 같은데,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해서 초안을 탈고할 때까지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자료 수집은 3개월 이상이 걸렸다. 물론 수집한 자료의 2/3는 이미 그 전에 독서한 것들이었기에 그나마 3개월에 자료 수집을 마감 할 수 있었다.
다음은 강원국의 『대통령의 글쓰기』에서 자료 모으기에 대한 서술이다. 탁월하며 전적으로 동감한다.
“글은 자신이 제기하고자 하는 주제의 근거를 제시하고 그 타당성을 입증해 보이는 싸움이다. 이 싸움은 좋은 자료를 얼마나 많이 모으느냐에 성패가 좌우된다. 자료가 충분하면 그 안에 반드시 길이 있다. 자료를 찾다 보면 새로운 생각이 떠오른다. 때로는 애초에 의도했던 방향과 전혀 다른 쪽으로 글이 써지기도 한다. 자료와 생각의 상호작용이 낳는 결과다.”

4. 짧게 쓰기
퓰리처는 “무엇이든 짧게 써라. 그러면 읽힐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짧게’는 글이라기보다 문장을 말한다. 글쓰기 대가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나도 의도적으로 짧게 쓰려고 노력한다.

5. 스토리 활용
말콤 글래드웰, 마이클 루이스, 히스 형제, 다니엘 핑크 등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미국의 논픽션 작가들의 특징은 논픽션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론을 스토리에 담아내는 데 능숙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소설가 E. B. 화이트는 “인류(Man)에 대해 쓰지 말고 한 인간(man)에 대해 쓰라”라고 했다. 인류에 대해 쓰려면 이론과 통계가 필요하지만, 한 인간에 대해 쓰려면 스토리가 필요하다. 물론 스토리 중 가장효과가 큰 것은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이다.

6. 지식의 저주
마셜 맥루언은 “훌륭한 커뮤니케이터는 상대의 언어를 사용한다”라 고말했다. 우리는 무언가를 알면 그것을 알기 전의 감을 잃게 된다. 바로 지식의 저주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글을 읽는 대상에 대한 제대로 된 인지가 없다면, 글은 저주에 빠질 수 있다. 읽는 이가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다면 그 글의 효용은 떨어진다. 독자를 제대로 인지하고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쓰도록 노력해야 한다.

7. 글을 쓰고 싶지 않을 때
알랭 드 보통은 “가능하면 글은 매일 쓰려고 노력한다. 영감이 오길 기다린다면 글을 한 줄도 쓰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글쓰기』의 저자 강원국은 ‘글은 엉덩이’로 쓰는 것이라고 했다. 나도 글을 써야하는데 잘 안 써질 때 사용하는 최고의 비법이 하나있는데, ‘그냥’ 쓰는 것이다.

8. 글의 전개가 막힐 때
나는 글을 쓰다가 막힐 때 두 가지 방법을 쓴다. 첫 번째는 글쓰기 시작 전에 글쓰기 주제와 관련된 명언을 따로 모아 두는 것이다. 그리고 글을 쓸 때 그 명언을 한 번 쭉 읽고 쓴다. 그러다 막히면 그 명언 목록을 다시 읽는다. 그러면 막혔던 물꼬가 터지는 경우가 자주 있다.
두 번째 방법은 막힌 부분과 가장 밀접한 키워드로 검색을 하는 것 이다. 그리고 뉴스 제목과 리드 부분을 쭉 훑어본다. 그러다 보면 눈에 들어오는 뉴스가 나올 때가 많다. 그 뉴스에 나온 내용으로 글을 시작한다.

9. 퇴고
헤밍웨이는 “모든 초고는 걸레다”라고 말했다. 특히 내 초고는 더하다. 그래서 초고는 걸레로 나올 것을 잘 알고 있으니 글을 맘편히 쓴 다. 그리고 퇴고에 온 힘을 다한다. 프루스트는 “언어를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은 언어를 공격하는 것뿐이다”라고 말했다. 단어와 표현 하나 하나, 문장의 구조, 논리 전개, 전반적 얼개를 전쟁 치르듯 스토킹 한다. 걸레가 비단이 될 때까지.
** 본 내용은 그녀생각(고영성)의 신작 <어떻게 읽을 것인가> ‘필독(쓰면서 읽다)편’에 있는 내용입니다.

2015년 12월 29일 화요일

2015-12-30(수) 한국일보 브리핑

2015-12-30() 한국일보 브리핑
 
1.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공식 제기된 지 24년 만에 한일 양국이 해결 원칙에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페이스에 말린 불완전한 협상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나눔의 집을 비롯한 여성단체 6곳은 되를 받기 위해 말로 줘 버린 협상이라는 공동성명을 내놓았습니다.
 
2. 우리 정부는 위안부 재단에 일본의 나랏돈이 투입되는 만큼 일본 정부가 법적 책임을 인정한 근거라고 강조했지만 일본 기시다 후미오 외무장관은 기자회견 직후 바상이 아니다라고 딱 잘라 말했습니다.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법적 책임 문제는 해결됐다는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3. 한일 외교장관이 합의한 위안부 소녀상 이전 문제를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당초 소녀상 문제는 관여할 일이 아니다고 발뺌하던 정부가 합의문에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 대해 관련단체와 협의하겠다는 내용을 명시하면서 국민 정서를 외면한 처사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4. 더불어민주당으로 당 이름을 바꾼 새정치민주연합이 외국어 당명을 놓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지도부에서는 Democracy for All, Harmonious Democratic Party, Inclusive Democratic Party, The Democratic United 등의 후보를 놓고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뎀유에 한표.ㅎㅎ
 
5. 최태원 SK회장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최 회장은 사실혼 관계인 A씨와 혼외 관계로 6살짜리 딸을 뒀으며 노 관장과 이혼 후 A씨와 재혼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내연녀 A씨는 이혼 경력이 있는 40대 미국 시민권자로 알려졌습니다. 노 관장 측은 가정을 지키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습니다.
 
6. 올해 한국이 낳은 별 중의 별은 피아니스트 조성진입니다.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론 처음으로 우승하며 대형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중국프로축구 변방의 연변FC1년 만에 1부리그에 승격시킨 박태하 감독, 열악한 재정 속에 1부 승격 티켓을 따낸 수원FC 조덕제 감독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정치권에서 주목할 만한 스타가 없었습니다. 여권은 대통령의 독주, 야권은 거듭된 분열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해외에선 재임 10년째를 맞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럽을 넘어 세계지도자 반열에 올랐습니다. 노벨평화상은 놓쳤지만 미 시사주간지 타임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그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습니다.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는 마침내 숙원을 풀었습니다. 그가 이끄는 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25년 만에 진행된 자유총선에서 상하원 의석 중 59%를 확보했습니다.
 
7. 올해 진 별은 이완구입니다. 검찰수사를 받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회장이 자살하며 남긴 메모가 정치권을 발칵 뒤집었습니다. 홍준표, 허태열, 홍문종, 유정복, 김기춘 등 여러 이름이 등장했지만 가장 타격을 입은 사람은 현직 총리였던 이완구 였습니다.
 
한국 문단의 간판스타 신경숙 작가의 표절 시비도 올해 문화계 최악의 뉴스였습니다. 그의 단편 전설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표절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작가의 다른 작품들까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한국이 낳은 최고의 수영선수 마린보이 박태환이 금지약물복용으로 끝내 국제수영연맹으로부터 16개월 선수자격정지 징계를 확정 받았습니다. 약을 준 의사의 명백한 과실이었지만, 이 징계로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딴 6개 메달을 모두 박탈당했습니다.
 
제프 블라터 피파 회장도 비리 혐의로 마침내 권좌에서 내려왔고, 세계 최대자동차 업체 가운데 하나인 폭스바겐의 마르틴 빈터코른 CEO도 자리에서 내려왔습니다.
 
8. 떠난 별은 김영삼 전 대통령, 비운의 황태자 이맹희, 의회주의자 이만섭 전 국회의장, 꽃과 여인의 화가 천경자, 해외에선 양철북 작가 귄터 그라스, 싱가포르의 국부로 추앙 받았던 리콴 유 전 총리가 있습니다.
 
11. [강남순 칼럼] <용서를 연습해야 하는 이유> 12월은 유독 두 종류의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하죠. 연말과 새해라는 달력 속의 크로노스적 시간과 의미와 사건들로 이뤄지는 카이로스적 시간에 대한 성찰을 하게 하는 달이 12월입니다. 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중요한 두 요소가 있다고 봤습니다. 하나는 과거의 비극적 일들로부터 과거를 구해 내는 가능성으로서, 인간의 용서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다른 하나는 자기 자신을 미래에 대한 약속들에 연결시켜서 살아가는 능력입니다.
 
과거에 대한 용서와 새로운 미래와의 약속은 삶에서 매우 중요한 두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용서에는 자기 용서,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의 용서, 집단적 용서, 정치적 용서, 종교적 용서, 형이상학적 용서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사실상 우리 현실에서는 용서와 같은 중요한 가치가 너무나 가볍게 남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 경험하곤 하는 용서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여전히 용서에 대해 생각해야 할까요?
 
첫째,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불완전한 존재로서의 인간은 이기성, 교만, 욕심, 권력과 소유에의 욕구 등으로 인해 자신은 물론 타자에게 상처를 입히고 피해를 줍니다.
 
둘째, 인간은 타자들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장 뤽 낭시는 인간의 존재론적 조건을 함께-존재라고 표현합니다. 함께-존재로서의 인간은 출생부터 홀로 존재할 수 없으며 타자의 존재를 필요로 합니다.
 
셋째, 인간은 다양한 제도들과 연계돼 살아가는 제도적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가족, 학교, 회사, 종교, 국가 등 다양한 제도들과 연결된 삶을 살아야 하는 인간은 그 제도들에 의해 보호와 위로를 받기도 하지만 반대로 차별과 폭력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한 해를 매듭짓고 새해를 맞이하는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적 시간의 교차점에 우리는 서 있습니다. 이제 과거를 넘어서는 가능성으로서의 용서, 그리고 미래의 불확실성을 끌어안으며 새로운 삶으로의 기투를 하는 약속을 통해 우리는 우정, 사랑, 정의, 연대, 평화 등 인간의 지순한 가치들이 실현되는 순간의 경험들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파이팅.
 
12. 경제 불황으로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서민들이 늘었습니다. 상반기 대부잔액이 사상 최고치인 12조를 돌파했습니다.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린 개인들의 이용 목적은 생활비>사업자금>타대출상환 순이었습니다. 경제 위기의 뇌관인 가계부채 문제가 터질까 우려됩니다.
 
13. 감옥에서 녹내장 질환으로 실명 위기에 처한 수형자가 시각장애 전담 교도소 이감을 요청했는데, 법무부가 엉뚱한 답변을 해왔습니다. 법무부는 이 수형자가 지체장애인이기 때문에 지체장애 전담 교도소에 있어야 한다고 답한 것입니다. 가슴이 답답해져 옵니다.
 
14. 공동육아와 공동체 교육 시민단체 회원들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편성을 시도교육청에 맡긴 정부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의 공약사항이 적혀 있는 안내판에 달걀을 던졌습니다.
 
15. 올해도 임금체불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노동자 29만 명이 12천억 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런 거나 받아줘라. 노동개악하지 말고.
 
*불가역: 되돌릴 수 없다, 퇴행은 없다는 뜻
*CVID(Complet,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6자회담 당사국이 과거 북한과의 핵 협상에서 쓴 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해체.

2015년 12월 28일 월요일

저널리즘 글쓰기는 일기가 아니다.

저널리즘 글쓰기는 일기가 아니다.
신변잡기적인 경험을 풀어쓰기보다 칼럼을 쓴다고 생각하고 써야 한다.
시선이 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저널리즘 글쓰기는 자기를 소개하는 글이 아니다. 개인의 경험을 쓸 수는 있지만, 경험을 서술하는 데만 그쳐서는 안 된다. 그 경험을 통해 말하고 싶은 사회적인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명확하게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아내야 한다.
 
개인의 경험과 그에 따른 사유를 객관화.사회화하지 않으면 좋은 저널리즘 글쓰기를 할 수 없다. 저널리즘 글쓰기는 사회적 글쓰기다. 글에 사회적 의미를 담고 있어야 한다.
 
사례를 제시할 때도 신변잡기적인 자기 경험담보다는 좀 더 보편적인 사례를 제시하면서 글을 풀어나가는게 좋다. 자기 경험담도 쓰는 이의 눈으로 본 사실을 정교하게 기술하는 방식으로 전개한 뒤 이를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주제와 잘 연결하면 좋은 사례가 된다.
 
개인적 경험담을 담담하게 서술한 글이지만, 사회적 체험이 담겨 있으면 좋다. 기자는 관찰력이 뛰어나야 한다. 눈으로 보는 것만큼 확실한 팩트가 없는데, 같은 현장에 있어도 남들 이상으로 장면을 포착해낼 수 없다면 팩트가 성긴 기사를 쓸 가능성이 크다.
 
 
좋은 작문을 쓰기 위해 유념해야 할 사안.
1) 자신만의 관점과 시각을 갖춰야 한다.
2) 초점이 선명한 주제를 선정해야 한다. 막연하고 추상적인 주장보다 구체적인 주장을 담는 게 좋다.
3) 간결한 문장을 써야 한다. 사실 위주의 간결하고 건조한 문장이 좋다.
4) 단락 구성에 신경을 써야 한다. 하나의 단락은 하나의 소주제가 있어야 한다.
1단락은 사례예시, 2단락은 개념적 압축, 3단락은 문제 제기, 4단락은 자기주장, 5단락은 논리적 봉합
 
 
어머니와 친구 분, 두 가족의 삶을 대비시켜서 담담히 서술했습니다. 미시사 기록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80~90년대 부모 세대의 삶을 주목도 있게 풀어냈고요. 5문단에 사회문제로 확장해 이야기를 풀어가기는 했지만, 저널리즘 글쓰기라기보다는 개인적인 일기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따봉 두 개.

2015년 12월 27일 일요일

2015-12-28(월) 한국일보 브리핑

2015-12-28() 한국일보 브리핑
 
1. 오늘 한일 외교장관이 위안부 문제를 놓고 담판을 벌입니다. 최대 쟁점인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인정과 관련된 어설픈 타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피해자들이 진심으로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조속하고 올바른 해결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2. 기업들이 꼽은 올해의 키워드는 구조조정이었습니다. 중국의 성장 둔화, 신흥국의 경제 불안을 비롯한 세계 경기 침체의 한파가 몰아친 올해, 우리 기업들에게 성장이란 단어는 시차였습니다. 힘겨운 한 해를 보낸 기업들은 내년에도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16년 산업계 핵심 키워드로 기업들은 저성장을 꼽았습니다.
 
3.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새 정당은 낡은 진보와 수구보수 대신 합리적 개혁노선을 정치의 중심으로 세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안 의원은 주기적인 행사가 돼버린 어제() 국회 기자회견에서 색안경을 쓰고 상대를 낙인찍고 배척하는 뺄셈의 정치에 대화와 타협의 여지는 없다고 기성 정치를 비판했습니다. 나한테 하는 말인가.
 
그가 나열한 단어는 다음과 같습니다. 담대한 변화. 공감과 소통. 참여와 개방. 연대와 협치. 격차해소. 통일. 공정성장론. 개혁의 중심을 교육개혁에. 증세 불가피.
 
4.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 순환출자에 채찍을 가했습니다. 지난 9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순환출자 고리 3개가 늘었기 때문입니다. 삼성은 통합 삼성물산 주식 500만 주를 내년 31일까지 매각해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5.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경찰대 교수 출신의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 영입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표 소장은 경찰대 교수로 재직 중에 국정원 댓글조작 의혹 사건의 수사를 촉구하다 교수직에서 물러났으며 세월호 참사 특조위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추가 영입 대상으로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와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6. 지난해 한국이 78억달러(91300억 원) 규모의 무기 구매계약을 체결, 세계 최대 무기 수입국이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70억 달러는 미국산 무기였습니다.
 
7. 이라크 정부가 IS에게 빼앗긴 라마디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이라크 정부군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로부터 대테러집단과의 전쟁 수행 능력이 부족하다는 비난을 고스란히 들어왔습니다. 5월 이후 적잖은 시간과 공을 들인 끝에 결국 불명예를 씻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8. 올 한 해에만 미국 시민 956명이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WP가 전했습니다.
 
9.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강추위 속에 국회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양대 노총이 손을 맞잡은 것은 외환위기 이후 사실상 처음입니다. 노동시장 개편 입법의 처리 문제로 노동계에서는 전에 없는 동반 투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입장 차를 넘어 단합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10. 크리스마스 이브에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염산 테러를 가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남성은 전기충격기로 목 부위를 공격했으나, 이를 피하자 2차로 염산을 들이부었습니다. 아저씨, 그거 사랑 아니야.
 
11.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조사를 맡아 온 국무총리실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회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이름 엄청 길구만)가 결국 간판을 내리게 됐습니다. 일본 정부가 과거사에 대해 왜곡과 침묵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과거사 조사와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정부기관의 폐지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10년 간 축적한 전문 조사 영역은 물론, 일본 지식인 및 시민단체들과 이어 온 네트워크의 명맥도 끊기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