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29일 화요일

2015-12-30(수) 한국일보 브리핑

2015-12-30() 한국일보 브리핑
 
1.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공식 제기된 지 24년 만에 한일 양국이 해결 원칙에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페이스에 말린 불완전한 협상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나눔의 집을 비롯한 여성단체 6곳은 되를 받기 위해 말로 줘 버린 협상이라는 공동성명을 내놓았습니다.
 
2. 우리 정부는 위안부 재단에 일본의 나랏돈이 투입되는 만큼 일본 정부가 법적 책임을 인정한 근거라고 강조했지만 일본 기시다 후미오 외무장관은 기자회견 직후 바상이 아니다라고 딱 잘라 말했습니다.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법적 책임 문제는 해결됐다는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3. 한일 외교장관이 합의한 위안부 소녀상 이전 문제를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당초 소녀상 문제는 관여할 일이 아니다고 발뺌하던 정부가 합의문에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 대해 관련단체와 협의하겠다는 내용을 명시하면서 국민 정서를 외면한 처사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4. 더불어민주당으로 당 이름을 바꾼 새정치민주연합이 외국어 당명을 놓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지도부에서는 Democracy for All, Harmonious Democratic Party, Inclusive Democratic Party, The Democratic United 등의 후보를 놓고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뎀유에 한표.ㅎㅎ
 
5. 최태원 SK회장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최 회장은 사실혼 관계인 A씨와 혼외 관계로 6살짜리 딸을 뒀으며 노 관장과 이혼 후 A씨와 재혼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내연녀 A씨는 이혼 경력이 있는 40대 미국 시민권자로 알려졌습니다. 노 관장 측은 가정을 지키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습니다.
 
6. 올해 한국이 낳은 별 중의 별은 피아니스트 조성진입니다.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론 처음으로 우승하며 대형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중국프로축구 변방의 연변FC1년 만에 1부리그에 승격시킨 박태하 감독, 열악한 재정 속에 1부 승격 티켓을 따낸 수원FC 조덕제 감독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정치권에서 주목할 만한 스타가 없었습니다. 여권은 대통령의 독주, 야권은 거듭된 분열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해외에선 재임 10년째를 맞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럽을 넘어 세계지도자 반열에 올랐습니다. 노벨평화상은 놓쳤지만 미 시사주간지 타임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그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습니다.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는 마침내 숙원을 풀었습니다. 그가 이끄는 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25년 만에 진행된 자유총선에서 상하원 의석 중 59%를 확보했습니다.
 
7. 올해 진 별은 이완구입니다. 검찰수사를 받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회장이 자살하며 남긴 메모가 정치권을 발칵 뒤집었습니다. 홍준표, 허태열, 홍문종, 유정복, 김기춘 등 여러 이름이 등장했지만 가장 타격을 입은 사람은 현직 총리였던 이완구 였습니다.
 
한국 문단의 간판스타 신경숙 작가의 표절 시비도 올해 문화계 최악의 뉴스였습니다. 그의 단편 전설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표절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작가의 다른 작품들까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한국이 낳은 최고의 수영선수 마린보이 박태환이 금지약물복용으로 끝내 국제수영연맹으로부터 16개월 선수자격정지 징계를 확정 받았습니다. 약을 준 의사의 명백한 과실이었지만, 이 징계로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딴 6개 메달을 모두 박탈당했습니다.
 
제프 블라터 피파 회장도 비리 혐의로 마침내 권좌에서 내려왔고, 세계 최대자동차 업체 가운데 하나인 폭스바겐의 마르틴 빈터코른 CEO도 자리에서 내려왔습니다.
 
8. 떠난 별은 김영삼 전 대통령, 비운의 황태자 이맹희, 의회주의자 이만섭 전 국회의장, 꽃과 여인의 화가 천경자, 해외에선 양철북 작가 귄터 그라스, 싱가포르의 국부로 추앙 받았던 리콴 유 전 총리가 있습니다.
 
11. [강남순 칼럼] <용서를 연습해야 하는 이유> 12월은 유독 두 종류의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하죠. 연말과 새해라는 달력 속의 크로노스적 시간과 의미와 사건들로 이뤄지는 카이로스적 시간에 대한 성찰을 하게 하는 달이 12월입니다. 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중요한 두 요소가 있다고 봤습니다. 하나는 과거의 비극적 일들로부터 과거를 구해 내는 가능성으로서, 인간의 용서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다른 하나는 자기 자신을 미래에 대한 약속들에 연결시켜서 살아가는 능력입니다.
 
과거에 대한 용서와 새로운 미래와의 약속은 삶에서 매우 중요한 두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용서에는 자기 용서,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의 용서, 집단적 용서, 정치적 용서, 종교적 용서, 형이상학적 용서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사실상 우리 현실에서는 용서와 같은 중요한 가치가 너무나 가볍게 남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 경험하곤 하는 용서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여전히 용서에 대해 생각해야 할까요?
 
첫째,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불완전한 존재로서의 인간은 이기성, 교만, 욕심, 권력과 소유에의 욕구 등으로 인해 자신은 물론 타자에게 상처를 입히고 피해를 줍니다.
 
둘째, 인간은 타자들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장 뤽 낭시는 인간의 존재론적 조건을 함께-존재라고 표현합니다. 함께-존재로서의 인간은 출생부터 홀로 존재할 수 없으며 타자의 존재를 필요로 합니다.
 
셋째, 인간은 다양한 제도들과 연계돼 살아가는 제도적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가족, 학교, 회사, 종교, 국가 등 다양한 제도들과 연결된 삶을 살아야 하는 인간은 그 제도들에 의해 보호와 위로를 받기도 하지만 반대로 차별과 폭력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한 해를 매듭짓고 새해를 맞이하는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적 시간의 교차점에 우리는 서 있습니다. 이제 과거를 넘어서는 가능성으로서의 용서, 그리고 미래의 불확실성을 끌어안으며 새로운 삶으로의 기투를 하는 약속을 통해 우리는 우정, 사랑, 정의, 연대, 평화 등 인간의 지순한 가치들이 실현되는 순간의 경험들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파이팅.
 
12. 경제 불황으로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서민들이 늘었습니다. 상반기 대부잔액이 사상 최고치인 12조를 돌파했습니다.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린 개인들의 이용 목적은 생활비>사업자금>타대출상환 순이었습니다. 경제 위기의 뇌관인 가계부채 문제가 터질까 우려됩니다.
 
13. 감옥에서 녹내장 질환으로 실명 위기에 처한 수형자가 시각장애 전담 교도소 이감을 요청했는데, 법무부가 엉뚱한 답변을 해왔습니다. 법무부는 이 수형자가 지체장애인이기 때문에 지체장애 전담 교도소에 있어야 한다고 답한 것입니다. 가슴이 답답해져 옵니다.
 
14. 공동육아와 공동체 교육 시민단체 회원들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편성을 시도교육청에 맡긴 정부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의 공약사항이 적혀 있는 안내판에 달걀을 던졌습니다.
 
15. 올해도 임금체불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노동자 29만 명이 12천억 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런 거나 받아줘라. 노동개악하지 말고.
 
*불가역: 되돌릴 수 없다, 퇴행은 없다는 뜻
*CVID(Complet,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6자회담 당사국이 과거 북한과의 핵 협상에서 쓴 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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