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6일 일요일

조선_[사설] 묘기 부리며 낙하산 착륙한 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정부가 국민체육공단 이사장에 이창섭 충남대 체육교육과 교수를, 관광공사 사장에 변추석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를 임명했다. 이창섭씨는 체육교육학회 회장도 지냈고 국민체육진흥공단의 비상임 이사, 기금운용심의위원 경력도 있어 자격을 놓고 왈가왈부할 이유는 없다. 그가 2008년 총선 때 한나라당 소속으로 대전 대덕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거나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외곽 지원 조직 대표를 지냈다는 것도 결격(缺格) 사유는 아닐 것이다.

문제는 임명까지의 과정이다. 전임 이사장의 3년 임기가 작년 10월 끝나게 돼 있어서 신임 이사장 선임은 늦어도 작년 9월엔 진행됐어야 했다. 그러나 공단은 아무 설명 없이 방치하다 2월 28일에야 새 이사장 공모에 들어갔다. 이씨는 2008년 총선 때 시의회 의원 등에게 식사를 대접했다가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300만원 확정 판결을 받아 5년 자격정지가 끝나는 2월 11일까지는 공직을 맡을 수 없는 상태였다. 체육진흥공단 신임 이사장 공모를 늦춘 것은 누가 봐도 이씨를 이사장으로 세우려는 꼼수인 게 뻔하다.

박 후보 대선 캠프에서 홍보본부장으로 활동했던 변 교수를 관광공사 사장에 기용한 것은 대한민국 브랜드 이미지를 키울 홍보 전문가가 필요해서라고 한다. 그러나 관광공사 노조는 당장 '박 대통령이 낙하산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했었는데 유감'이라는 성명을 냈다.

낙하산 인사에 대해선 이젠 뭐라 얘기해봐야 입만 아플 지경이다. 공기업·공공기관 책임자 공모 절차를 미리 점찍어둔 인사의 공직 자격정지 기간이 끝난 직후로 짜맞추는 묘기까지 등장했으니 말이다. 그럴 바엔 차라리 '누가 뭐래도 낙하산 인사를 할 테니 비판하려면 해보라'고 공개 선언이라도 하는 게 어떤가. 그러면 적어도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얘기는 듣지 않을 것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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