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부부와 두 자녀 등 일가(一家)가 지난해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받은 연봉과 배당금이 3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담 회장은 과자 포장지 제조 회사인 '아이팩'에서 배당금 150억원을 받았다. 아이팩은 작년에 매출 403억원, 순이익 24억8400만원을 기록해 배당금이 순이익의 6배나 된다. 아이팩은 2011년에도 순이익의 20배가 넘는 200억원을 담 회장에게 배당했다. 이런 배당은 정상적인 회사에서는 상상하기 어렵다.
아이팩은 담 회장이 지분(持分) 53.3%를 갖고 있고, 나머지 46.7%는 자회사들이 상호출자 형식으로 보유하고 있어 담 회장 개인 회사나 다름없다. 아이팩은 매출의 80%를 오리온그룹 계열사에서 올리고 있다. 결국 계열사들이 담 회장 개인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그렇게 해서 이익이 쌓이면 담 회장이 한꺼번에 배당금을 챙기는 구조다.
담 회장은 회사 돈 140억원으로 외국 그림 10점을 구입해 자기 집에 걸어두는 등 30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2011년 구속 기소됐다. 1심에선 징역 3년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2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담 회장이 횡령한 돈을 모두 갚았고, 윤리 경영과 사회 공헌 활동을 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후 담 회장의 행동은 윤리 경영은커녕 재판부를 비웃는 듯하다. 담 회장은 횡령한 회사 돈을 갚았다는 이유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돈을 연봉·배당금으로 받아내 횡령금을 갚은 셈이 됐다. 우리 사회에서 반(反)재벌 정서가 좀체 풀리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런 총수가 있기 때문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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