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8일 중국과 미국 합작 회사인 리포&시저스가 인천 영종도에 호텔·쇼핑몰·국제회의장과 카지노를 결합한 리조트형(型) 복합 카지노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심사한 끝에 적합(適合) 판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내 카지노 시장이 외국 기업에 처음으로 개방될 예정이다.
우리나라 내국인용 카지노는 공기업인 강원랜드가 독점하고 있고,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민간 회사 파라다이스와 공기업 GKL(세븐럭)이 양분(兩分)하고 있다. 공기업인 강원랜드와 세븐럭은 2조7000억원에 달하는 카지노 시장의 75%를 장악하고 있다. 세계적인 복합 카지노 회사인 시저스그룹이 한국에 진출하면 그동안 과보호(過保護)를 받아온 강원랜드와 세븐럭이 대등한 경쟁 상대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가 공기업을 앞세워 사행(射倖)산업을 하고 있는 데 대한 국민의 반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국내 카지노 시장을 외국 기업에 개방하는 것을 계기로 카지노 공기업을 민영화(民營化)해 완전한 경쟁 체제를 갖추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공기업이 할 일은 따로 있을 것이다.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에서 비행거리 2시간 이내에 있는 인구 100만이 넘는 도시는 147개에 이른다. 베이징·상하이 등 중국 부자들이 많은 도시가 몰려 있다. 영종도에는 이미 국내 카지노 업체인 파라다이스가 1조9000억원을 투자해 복합 리조트를 세운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미국의 다른 카지노 업체들도 영종도 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영종도가 동북아의 복합 카지노 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이곳저곳에 카지노를 산발적으로 허가하는 것보다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집중 개발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강원랜드에서 도박 중독으로 상담을 받은 사람은 지난 10년간 5만3000여명에 달한다. 영종도 카지노는 일단 외국인 전용으로 허가가 나지만 몇년 내 일본·대만이 대형 카지노 단지를 완공하면 내국인의 카지노 출입을 막기가 사실상 힘들어진다. 도박 중독, 마약 거래, 해외 조폭 조직의 유입(流入) 등 카지노 산업의 번성과 함께 부각될 부작용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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