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21일 금요일

조선 [사설] 美 금리 인상, 1년 안에 景氣 살려야 충격파 막는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9일 현재 진행하고 있는 국채와 모기지(주택담보부채권) 매입 축소가 끝나고 나서 6개월쯤 후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돈줄을 조이게 되면 오는 10월쯤 더 이상 국채 등을 추가 매입하지 않게 되기 때문에 내년 4월 전후로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이 미국 금리 인상에 대비할 시간이 1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얘기다.

미국이 통화 공급을 축소하면서 금리를 인상할 때마다 세계경제는 크게 출렁거렸다. 1994년 금리 인상 때는 곧바로 멕시코에 금융 위기를 불러왔고, 2004년엔 중국의 긴축정책과 맞물리면서 전 세계 주가를 폭락시켰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중후반 미국 금리 인상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1995~1996년 엔화 가치가 36% 떨어졌던 반면 한국은 국제 금융 시장 정보에 어두워 원화를 고(高)평가하고 있었다. 결국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를 봤고 1997년 외환 위기로 이어졌다.

이번에도 엇비슷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엔화 가치를 작년 한 해 22%나 떨어뜨렸다. 중국도 지난 4년간 강세였던 위안화를 1월 중순 이후 약세(弱勢)로 전환시킨 후 두 달 새 위안화 가치를 3%쯤 낮추었다. 미국이 금리 인상 방침을 공개한 이상 달러화는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외환 당국은 엔·위안이 약세일 때 원화만 거꾸로 가도록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당장 1000조원 넘는 빚을 지고 있는 가계(家計)가 금리 상승으로 입을 쇼크를 줄일 방도를 모색해야 한다. 구조조정에 들어간 부실 중견그룹이나 성장이 한계에 도달한 중소기업들도 금리 상승에 대비해 필사적으로 부채(負債)를 줄여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는 국내 경기가 지금처럼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내년 초 금리 인상의 충격파가 겹쳐지면 경기 회복이 계속 늦춰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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