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25일 화요일

중앙_[사설] 검찰, 일파만파 채동욱 사건 의혹 없이 수사해야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 사건에 새로운 의혹들이 제기되며 우리 사회를 ‘신뢰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최근 불거진 의혹들은 먼저 채 전 총장의 혼외자로 의심되는 채모군에게 삼성그룹 계열사 자금으로 보이는 돈 2억원이 송금됐는지와, 그동안 채모군 관련 개인정보 뒷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강력히 부인했던 청와대가 실제로 개입했음이 드러났다는 점이다.

 먼저 송금 사건과 관련해 삼성 측은 "송금 당사자로 지목된 삼성 계열사의 전직 임원 이모씨가 17억원을 횡령해 2012년 회사에서 나갔다”며 검찰에 수사해 달라고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씨는 채 전 총장의 친구다. 돈의 성격이 어떻든 검찰총장이 거액을 받은 게 사실이라면 채 전 총장은 불문곡직하고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또 채 전 총장은 10년 전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 수사 검사였다. 따라서 거액의 송금이 검사와 기업 간의 불미스러운 거래가 아닌가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돈의 성격 규명도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다.

 다음은 청와대의 뒷조사 개입이다.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결과 발표를 전후한 지난해 6월 국정원·경찰·구청·건보공단 등을 통해 채군 모자에 대한 개인정보 조회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것과 관련, 청와대는 24일 “검찰총장의 비리 첩보가 있어 이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였다”고 시인했다. 고위공직자의 일탈과 개인비리를 조사하는 것은 청와대의 임무다. 그러나 이것이 통상적 업무였다면 어째서 정황이 드러날 때까지 청와대 관계자들이 거짓말과 구차한 해명을 반복했으며, 조사과정에서 출산기록과 같은 사적 정보를 취득하려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검찰은 청와대 측의 거짓말 뒤에 숨은 진실과 불법행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안은 단순히 고위공직자의 개인비리를 넘어 청와대와 검찰에 대한 신뢰에 큰 상처를 남겼다. 검찰은 우리 사회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이번엔 머뭇거리거나 물러서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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