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24일 월요일

조선_[사설] 천안함 유족 가슴 4년간 피멍 들게 한 이정희식 궤변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가 천안함 폭침 4주기를 앞두고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 회복의 난제(難題)였던 금강산 사건, 연평도 사건, 천안함 사건에서 희생된 모든 이에 대한 북 당국의 조의(弔意) 표명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언뜻 들으면 북한에 천안함 공격을 인정하라고 촉구한 듯이 들린다. 그러나 실제는 천안함이 누구의 공격으로 폭침돼 46명 병사가 희생됐는지에 대해선 단 한마디도 없다. 북한이 제3자처럼 '명복을 빈다' 식의 뜻만 밝히면 우리 정부가 북한에 가하고 있는 5·24 제재와 금강산 관광 중단 조치를 다 해제하라는 얘기다. 5·24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는 북이 원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통진당은 천안함 폭침에 대해 단 한 번도 북한 책임을 인정한 일이 없다. 3주기 때인 작년 이맘때 통진당 대변인은 희생자 46명을 "사고로 운명을 달리하신 장병들"이라고 했다. 통진당은 2010년 11월 북의 연평도 포격 직후에도 "남북관계를 악화시킨 결과를 정부는 똑똑히 봐야 한다"고 마치 우리 정부가 잘못해 포격을 당했다는 식으로 말했다. 통진당은 이번에도 '폭침' '포격' '피격'이라 하지 않고 무슨 교통사고를 표현하듯 모두 '사건'이라고 했다. 속마음은 이런 표현 하나에서 드러나기 마련이다.

국제사회에서 북의 천안함 공격은 '테러'로 규정돼 있지 않다. 테러가 아니라 본격적인 군사적 전쟁 행위라는 것이다. 북은 평시에 선전포고도 없이 잠수함을 동원해 천안함을 어뢰로 공격했다. 북한은 그해 11월에는 우리 영토에 무차별 포격까지 감행했다. 그런 노골적인 군사 공격을 당하고도 제대로 반격조차 하지 못한 채 4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천안함 유족들 가슴을 더 피멍 들게 하는 것은 바로 우리 내부에 아직도 버젓이 자리 잡고 있는 통진당식 궤변이다.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북의 소행이라는 명백한 사실을 부정하고 황당한 음모론을 펴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 이들이 이번에는 북한이 '상가(喪家) 문상' 한번 하면 천안함 폭침을 없던 일로 하자는 궁리를 내놨다. 이념을 떠나서 유족에게 인간으로서 차마 하기 어려운 행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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