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을 분노케 한 KBS 보도국장 발언은 당사자의 해명처럼 진의가 왜곡됐을 수 있다. 그러나 가족들이 이를 진실로 여긴 것은 안타깝게도 일부 언론의 신뢰가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KBS 보도국장의 사임과 사장의 직접 사과로 가족들은 해산했으나 KBS 내부에서도 방송통신위원회의 기준에 따른 재난 주관 방송사로 현장에서 보도 관련 인권보호와 윤리를 세우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함에도 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반성이 나오는 형편이다.
가족들은 그동안 정부도 언론도 믿을 수 없는 총체적 불신 때문에 힘겨워했다. 가족들이 ‘불신과 상실의 지옥’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우리는 충분히 경청하고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 다만 이 와중에 가족들의 슬픔을 정치적 선동과 특정 목적 달성을 위해 이용하려는 세력들은 경계해야 한다. 누구도 슬픔으로 인한 분노를 충동질의 불쏘시개로 삼는 걸 용납해선 안 된다. 가족들의 슬픔은 어루만지고, 선동세력들은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이성과 높은 시민의식이 발휘돼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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