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와 코엑스는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트레이드타워(54층)와 아셈타워(41층)에서 이곳에 입주한 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화재 대비 비상 훈련을 실시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대형 재난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20여 분간의 훈련 동안 건물에서 나와 대피한 사람은 트레이드타워의 경우 상주 인원 4000여 명 가운데 1500명 안팎, 아셈타워는 5000여 명 중 800명 안팎에 지나지 않았다. 네 명 가운데 한 명만 훈련에 참가한 셈이다.
트레이드타워와 아셈타워는 훈련 중 비상용 엘리베이터 두 대씩을 빼곤 모든 엘리베이터 가동을 중단했다. 비상용 엘리베이터에선 '비상 운전 시 소방활동 전용으로 사용되므로 탑승을 금지하니 비상계단을 이용해달라'고 안내했다. 그러나 많은 직원은 스스럼없이 비상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내려갔다. 1층으로 내려온 사람들도 지정된 대피 장소로 모이지 않고 여기저기서 우왕좌왕했다. 일부는 훈련 요원들의 지시를 무시하고 카페에 들어가 잡담을 나눴다. 무역협회는 당초 방문하는 고객도 통제할 예정이라고 했으나 취재 기자가 비상계단으로 올라가도 아무도 통제하지 않았다.
미국 대학 기숙사 등에선 화재 대비 훈련 때 건물 안에서 최후의 한 명까지 빠져나온 것을 확인한 후에야 훈련을 끝낸다. 그러나 무역협회는 최종 대피 인원도 정확히 파악하지 않았다. 훈련 실시 기관은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지 못했고, 직원들은 훈련이 귀찮다는 식으로 행동했다. 이러고서도 큰 사건만 터지면 정부를 탓하고 회사를 비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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