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8일 일요일

조선_[사설] 또 이길 수 있는 선거 못 이긴 野, 변해야 산다

2012년 총선·대선처럼 6·4 지방선거도 야당 승리를 점치는 사람이 많았다. 선거를 두 달 앞두고 터진 세월호 참사 때문이었다. 실제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10%포인트가량 떨어졌고 수도권을 비롯한 주요 경합 지역 여당 후보 지지도도 급락했다.

그러나 투표함을 열어보니 새정치연합은 최대 승부처 수도권의 인천시장, 경기지사를 여당에 내줬다. 시·도의회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 투표에선 호남과 대전·세종시를 제외한 12곳에서 졌다. 시장·군수·구청장 당선자도 2010년 92명에서 80명으로 줄었다. 텃밭인 전남·북의 시장·군수 36곳 중 15곳을 무소속에게 내줬다. 그나마 서울 시장·구청장·시의회 선거를 모두 이기고 충청·강원 광역단체장을 차지한 덕분에 패배를 면했다.

이런 성적표를 받아 든 새정치연합 안에서 "이번에도 이길 수 있는 선거를 놓쳤다" "사실상 진 선거"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야당은 앞서 '정권 재창출'보다 '정권 교체'를 바라는 여론이 높았던 지난 총선·대선에서도 졌다. 세 차례 선거에서 연거푸 국민이 정권에 불만을 느끼면서도 지금 야당을 대안(代案)으로 인정하지 않은 결과다.

새정치연합은 통진당과 연대하기를 거부한 것을 비롯해 국민 상식에 맞추려고 안간힘을 썼다. 지방선거를 이겨보겠다며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을 합쳐 새정치연합을 급조(急造)했지만 '새 정치'는 말뿐이었다. 현실성 없는 기초선거 불공천을 놓고 오락가락하더니 계파 간 공천 지분 다툼 끝에 탈당 사태까지 벌어졌다. 세월호 참사 후 '정부 심판'만 외쳤을 뿐 나라의 안전 시스템을 개혁할 대책은 하나도 내놓지 못했다.

국민은 이번에 야당에 정부를 비판·견제하되 다시 나라를 믿고 맡길 정치적·정책적 역량을 보여달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보냈다. 세월호 국정조사와 안전대책 입법, 인사청문회가 첫 시험대다. 야당이 전처럼 내부 강경파나 당 밖 이념 단체에 휘둘려 국민 이익은 안중에 없이 투쟁에만 몰두한다면 또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야당은 더 나아가 틀에 박힌 여야 대립 구도에서 벗어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라면 과감히 여권에 대화의 손을 내밀어야 한다. 여권이 놀랄 만큼 양보하고 타협하는 정치력도 보여줘야 한다. 국민 사이에 '야당이 정말 달라졌다'는 말이 나와야 살길이 열릴 것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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