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육군 22사단 일반소초(GOP)에서 그제 일어난 임모 병장의 총기 난사 사건이 5명의 사망자와 9명의 부상자를 내면서 43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군은 어제 소총으로 자살을 시도한 임 병장을 체포해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군 생활 적응에 문제가 있는 이른바 관심병사인 임 병장 관리 문제에서부터 사건 후 초동대응과 검거작전까지 군의 총체적 부실을 드러냈다. 군 당국은 임 병장 도주 2시간이 지나서야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고, 주민 대피령도 늦게 고지했다. 9개 대대 3500여 명의 병력과 특수부대까지 투입해 수색작전을 펼쳤는데도 임 병장은 포위망을 뚫고 10㎞나 떨어진 야산까지 이동했다. 임 병장 수색에 많은 병력이 장시간 투입되면서 동부전선 안보에 구멍이 나지 않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무엇보다 군의 관심병사 관리는 원점에서 재점검해야 한다. 전역을 불과 두 달여 앞둔 부(副)분대장이 동료에게 수류탄을 투척하고 소총을 난사하는 사건이 일어났는데도 해당 부대는 그 전에 아무런 문제점도 발견하지 못했다. 더구나 임 병장은 GOP 근무를 시키지 않는 A급 관심병사였다가 GOP 투입 한 달 전에 B급으로 조정되지 않았던가. A급은 특별관리 대상으로 자살 계획을 갖고 있었거나 시도한 병사, 사고 유발 가능성이 큰 병사다. B급도 중점 관리대상으로 분류돼 있다.
국방부는 육·해·공군의 A·B급과 입대 100일 미만자와 허약 체질자 등 C급 관심병사를 모두 10만 명으로 추정한다. 이 중에서 A급 관심병사는 전체 병사의 3.6%인 1만7000명이나 된다. 22사단의 경우 관심병사가 전체의 20%인 1800명으로, A·B급만 약 800명이다. 이들 관심병사에 대해선 한순간도 눈을 떼선 안 된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부모의 이혼 등으로 급속한 가족해체가 벌어지고 있다. 그 여파로 사회에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불안정한 심리상태의 젊은이들도 다수 입영하고 있다. 사회의 문제가 병영으로 옮겨간 셈이다. 관심병사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어느 부모가 귀한 아들을 실탄이 지급되는 부대로 보내려 하겠는가. 군은 내 아들 다루듯 사랑이 담긴 관심병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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