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이번 NLL 도발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2월의 키 리졸브에 이어 독수리 훈련이 이달 18일까지 진행되는 만큼 북한의 무력 시위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미 해병대는 이날 포항에서 최대 규모의 상륙훈련을 실시했다. 북한이 다시 NLL 쪽으로 눈을 돌린 것은 주목된다. 2009년 NLL 무력화 작업을 가속화하면서 그해 11월 남북 해군 간 대청해전, 이듬해 3월과 11월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사건이 일어났다. 북한이 NLL을 분쟁 수역화하려는 움직임을 재개하는 것이 아닌지 면밀한 분석과 대응이 필요하다. 북한의 NLL 도발은 대남 심리전 색채도 띠고 있다. 동해를 향한 미사일 발사보다 안보 위기감을 한껏 끌어올릴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 이후 후속 작업을 하고 있는 남한 정부의 대북 지원을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있을지도 모른다. 북한은 도발은 보상받지 못하고 대가만 따를 뿐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군사적 측면에서 북한의 잇단 무력 시위와 NLL 도발은 우리 군에 새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북한 재래식 무기체계의 고도화·정밀화다. 지난 2월 이래 북한은 지대지 단거리 미사일, 스커드·노동 미사일은 물론 신형 방사포와 해안포도 시험했다. 핵탄두가 탑재 가능한 노동 미사일의 경우 이동식 차량에서 발사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그제 “다종화된 핵 억제력을, 각이(各異)한 중·장거리 목표들에 대해 각이한 타격력으로 활용하겠다”고 언급한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한군의 움직임은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대담해졌다. 핵을 보유했다는 집단 심리가 표출되기 시작한 것은 아닌지 짚어볼 일이다.
우리 군의 대응에는 한 치의 빈틈도 없어야 한다. 도발에는 단호하게 대응하되, 북한이 도발하지 않도록 억지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기 위해선 북한의 재래식 무기와 핵무기 고도화에 맞선 대응 전략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동맹국 미국과의 협의도 긴요하다. 박 대통령이 천안함 피격 4주년 추모사에서 밝혔듯 안보 없는 평화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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