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일 화요일

조선_[사설] 보험 신뢰도 꼴찌, '계약하면 끝' 영업 방식 버려야

외국 컨설팅 회사인 캡제니미가 최근 발표한 '2014년 세계 보험 보고서'에서 한국 소비자들의 보험에 대한 만족도가 조사 대상 30개국 중 꼴찌로 나타났다. '보험에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이 15%에 지나지 않아 러시아(20%), 중국(16%)보다 낮았다. 아시아 7개국을 대상으로 한 다른 조사에서도 우리나라는 보험산업의 이미지와 상품·서비스 만족도 모두 최하위였다.

우리 보험 시장은 43개 보험사들이 연간 178조원의 보험료 수입을 올린다. 덩치는 세계 8위 규모다. 수입 보험료 증가율이 매년 9.4%에 달해 세계 평균 2.0%의 네 배를 넘을 만큼 성장세도 빠르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에 접수되는 금융 관련 민원의 절반이 보험 상품에 대한 것이다. 소비자들의 불만과 불신은 크다는 증거다.

가장 큰 원인은 후진적 영업 방식에 있다. 40만명에 이르는 보험설계사 대부분이 비정규직으로 보험 계약 실적에 따라 수당을 받는다. 설계사들은 보험 판매 수당의 80~90%를 보험 계약 후 1년 내 받는다. 그러다 보니 설계사들은 판매 수입을 올리기 위해 어떻게 해서든 계약서에 서명만 받으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고객에 대한 사후(事後) 서비스에는 관심이 없다. 보험설계사 10명 중 6명이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일을 그만두거나 다른 회사로 옮긴다.

보험은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사회 안전망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 그러나 지금처럼 보험이 신뢰를 받지 못하면 국가적으로 효율적인 복지 시스템을 구축하기 힘들다. 보험 상품의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판매할 경우 해당 보험사에 대해 처벌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영국처럼 보험 계약의 민원 발생과 유지율 등을 점수화해 일정 기간 관리하는 '보험 모집 종사자 이력(履歷) 관리 제도'를 도입하고, 보험 계약 첫해에 대부분 지급되는 판매 수당도 순차적으로 나눠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보험설계사 지위를 정규직화하면서 교육·훈련을 강화해 소비자를 속이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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