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30일 일요일

조선_[사설] 日, 대화하자면서 상황 따라 말 뒤집는가

일본 아베 신조 내각은 올 들어 한·일 정상회담이 여의치 않자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하고 사죄했던 '고노(河野) 담화'를 재검증하겠다고 했다가 이 발언이 한·미·일 3국 정상회담 개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듯하자 아베 총리가 직접 "고노 담화를 수정할 의사가 없다"고 말을 바꿨다. 그랬던 일본이 한·미·일 정상회담이 끝나기 무섭게 또다시 한·일 과거사에 대한 입장을 뒤집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문부과학상은 26일 일본 국회 답변에서 고노 담화 및 일제의 식민 지배에 대해 가장 적극적 사과의 뜻을 담은 '무라야마(村山) 담화'에 대해 "(두 담화는) 정부의 통일된 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 각의(閣議) 결정을 거친 것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현직 총리(무라야마)와 정부 대변인(고노 당시 관방장관)이 낸 담화가 통일된 견해가 아니라면 개인적 입장 표명이라는 말인가.

일본은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에 맞춰 위안부 문제를 다루기 위한 한·일 국장급 대화 개최에 합의했다. 그러나 스가 장관은 이 회담 의제에 독도 문제가 포함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위안부 문제를 다루는 국장급 회담은 한국 정부가 한·미·일 정상회담에 응하기로 했던 명분 중 하나였다. 3국 정상회담이 끝나자 회담 의제와 아무 관련도 없는 독도를 포함시키겠다는 것은 한·일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스가 장관은 지난 19일 중국 하얼빈역에서 개관한 안중근 기념관에 대해 "일본 입장에서 말하자면 범죄자, 테러리스트 기념관"이라고 했다. 그는 한·중 정상이 이 기념관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을 가리켜 "한국과 중국 정상이 핵안보정상회의 취지에서 벗어난 회담을 했다"는 말까지 했다. 이런 일본을 어떻게 믿고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한·미·일 3국은 4월 중순 워싱턴에서 고위급 국방 관료들이 참석하는 안보 대화를 갖는다. 오바마 대통령도 내달 하순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다. 일본 각료들의 언동은 어렵게 되살려낸 한·미·일 3국 협력에 장애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아베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기 직전 "한국은 정말 중요한 이웃"이라고 했다. 그는 현직 각료들이 다른 말을 하기 시작한 것이 이웃 나라에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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