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0시27분쯤 전남 장성군 효(孝)실천사랑나눔요양병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20여 명이 숨졌다. 사망자 대부분이 불이 난 별관에 입원 중이던 70~90대 환자들이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화재 발생 6분 만인 0시33분 큰불을 잡고 0시55분 잔불 정리까지 완료했으나 참사를 막지는 못했다. 경찰은 불이 매트리스와 담요 등에 옮겨 붙으면서 나온 유독가스 때문에 인명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80대 치매 환자를 방화 용의자로 체포했다. 하지만 문제는 치매와 중풍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다수인 상황에서 긴급 구조와 대비 조치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불이 난 별관에는 진화를 하다 숨진 간호조무사를 포함해 2명이 근무하고 있었을 뿐이다. 특히 요양병원이 스프링클러 설치의무대상에서 제외돼 있다는 점은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전남도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확인 점검을 지시해 이달에만 병원 자체점검과 장성군의 현지 점검이 실시됐으나 ‘이상 없음’ 판정을 받았다. 형식적 점검이 아니었는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2010년과 지난해 요양시설 화재사고가 났으나 안전 조치는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이번 화재는 많은 사람이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는 점에서 26일 고양종합터미널 화재와 다르지 않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소중한 생명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은 계속되고 있다. 어제는 서울 동대문 홈플러스 주차장 화재에 이어 서울 도곡역에 진입하던 지하철 객실에서 방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사고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모른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과 병원, 쇼핑몰, 학교 같은 다중시설의 안전 점검은 항상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실시돼야 한다. “아이부터 노인까지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결연한 의지와 실천이 뒤따라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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