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15일 일요일

조선_[사설] 최경환 경제팀, 지지부진한 景氣부터 살려놓고 봐야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지명돼 박근혜 정부의 2기 경제팀을 이끌게 됐다. 최 내정자는 개각 발표 직후 "경제팀이 유기적인 팀워크를 발휘해 일심동체(一心同體)가 돼 가시적인 성과를 내도록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며 "경제주체들이 희망을 갖고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는 경제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최 내정자는 일찍부터 경제부총리 후보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그는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을 거친 관료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역임했다. 최 내정자는 친박계 실세(實勢) 의원으로서 최근까지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내는 등 정무적 감각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그래서 1기 경제팀이 대통령의 말을 받아 적기 바쁘고,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져야만 움직였던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힘 있는 부총리로서 경제 부처들을 실질적으로 통괄하며 주도적으로 경제 정책을 조율·조정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최경환 경제팀이 풀어야 할 과제는 만만치 않다. 올 들어 우리 경제는 성장·고용 등 주요 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다. 최근에는 세월호 사고로 인한 소비 위축과 가파른 원화 절상으로 인해 경기 회복의 불씨가 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세계은행이 올해 세계경제 성장 전망치를 당초 3.2%에서 2.8%로 낮추면서 "지금은 다음 위기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밝혔을 정도로 대외 여건도 불투명하다. 새 경제팀은 우선 소비와 투자 심리를 살릴 수 있는 강력한 내수(內需) 진작책과 함께 환율 하락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으로 경기부터 활기를 되찾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세월호 사고 이후 주춤해진 경제 체질 개선과 구조개혁의 추진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 1기 경제팀이 골조(骨組)만 짜놓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더 구체화하면서 공기업 정상화와 규제 개혁, 투자 활성화 같은 핵심 정책의 실행 속도를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국회에서 막혀 있는 관련 법안들이 신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여야 정치권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

최 내정자는 지식경제부 장관 시절 국회에서 "산업계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논의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기업 입장을 적극 대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한편으로 대·중소기업 동반 성장 등 시장 질서와 공정 경쟁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 내정자는 아직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큰 그림과 소신을 제대로 밝힌 적이 없다.

정부 정책의 성과는 국민과 시장이 정부를 얼마나 믿고 따르느냐에 달려있다. 그래서 정부 정책을 총괄 지휘하는 사령탑의 경제관이 분명치 않다는 것은 큰 약점이다. 최 내정자는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경기 회복과 성장 잠재력 확충 같은 당면 과제에 대한 해결책만이 아니라 경제에 대한 비전과 철학도 분명히 밝혀 국민과 시장의 신뢰를 이끌어내야 한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참고: 블로그의 회원만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