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19일 목요일

조선_[사설] 정치의 새 가능성 보여준 박원순·정몽준의 악수

6·4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을 놓고 겨뤘던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서울시장과 새누리당 정몽준 전 의원이 19일 만나 협력을 다짐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서울시청 시장 집무실을 찾아 "서울이 대한민국에서 중요한 도시인데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잘해달라는 부탁을 하러 왔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집무실 입구까지 나와 정 전 의원을 맞으며 "여러 제안과 공약을 하셨으니 고문으로 모시고 핫라인을 만들어 경청하겠다"고 했다. 정 전 의원은 "자원봉사로 하겠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가족 문제까지 들춰낼 정도로 치열한 선거전을 벌였다. 그랬던 두 사람이 선거가 끝난 지 보름 만에 웃는 얼굴로 다시 만났다. 이를 두고 '정치 쇼'라고 폄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설령 쇼라도 좋으니 우리 정치는 이런 모습을 자주 보여줘야 한다.

선진국에선 선거가 끝난 후 승자와 패자가 만나 서로를 위로·격려하고 협력을 다짐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관행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반면 한국 정치는 선거가 끝난 뒤에도 선거 때보다 더한 갈등과 반목, 대립이 이어지면서 소모적 충돌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박·정 두 사람의 이날 만남을 국민이 신선하게 느낀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지방선거 후 여야의 시·도지사 당선자들을 중심으로 그간 중앙 정치에서 보지 못했던 정치적 화해와 통합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새누리당 남경필 경기도지사 당선자는 야당에 정무부(副)지사를 추천해 줄 것을 요청했고, 새정치연합 안희정 충남지사 당선자 역시 새누리당 쪽 사람을 정무부지사로 기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원희룡 제주지사 당선자는 상대 당 후보에게 지사직 인수위원회를 이끌어줄 것을 부탁해 성사시켰다. 박 시장, 정몽준 전 의원을 포함해 이들은 모두 여야의 잠재적 대선(大選) 후보들이다. 그래서 지방 정치에서 시작된 새로운 여야 관계 실험을 더 주목하게 된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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