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은 13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가운뎃손가락이 휘어진 손은 왼손이 아니라 오른손이라고 정정했다. 대검은 그 전날 "유씨는 왼손 가운뎃손가락이 휜 특징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유씨 수형(受刑) 기록을 보니 왼손이 아니라 오른손이더라는 것이다. 경찰도 수배 전단에 유씨 키를 165㎝로 표시했으나 160㎝이거나 그보다 더 작을 수 있다고 바꿨다. 이 역시 수형 기록을 근거로 한 것이다. 경찰은 또 뒤늦게 유씨의 왼손 둘째 손가락은 한 마디 정도가 잘려 있고, 넷째 손가락은 일부에 상처가 있어 이 두 손가락엔 지문이 없다고 공개했다. 유씨 주민등록 기록에 그렇게 돼 있더라는 것이다.
수형 기록은 법무부가 늘 보관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이 진작에 수형 기록을 꼼꼼히 살폈더라면 왼손·오른손을 헷갈려 하루 만에 번복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경찰이 유씨의 키를 165㎝로 잘못 알고 있었던 것 역시 검찰이 유씨 수형 기록을 제대로 보지 않은 데다 검경 간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아 생긴 일이다. 경찰은 검경 간 정보 공유가 원활하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말도 했다. 경찰이 유씨의 왼손 일부 손가락에 지문이 없다는 사실을 유씨가 공개 수배된 지 한 달이 다 된 이제야 알았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경찰은 온 국민의 지문 정보를 관리하고 있다. 경찰 수사에 성의가 있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검경은 유씨 검거를 위해 국민 제보를 목 빼고 기다리고 있다. 국민이 유씨를 알아보고 제보하게 하려면 그의 신체 특성을 정확히 알려줘야 한다. 그러나 검경은 유씨 키 같은 기본 사실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있었다. 지금 군(軍)까지 동원해도 유씨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은 유씨가 신출귀몰해서라기보다는 검경이 한심할 정도로 무능하기 때문이란 사실이 명백해지고 있다. 검경이 먼저 자신들 내부의 구멍을 다시 정밀하게 들여다보지 않으면 이런 어이없는 일은 또 되풀이될 것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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