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30일 수요일

조선_[사설] 세월호 수사, 非情한 선원들의 '탈출 모의' 여부 밝히라

28·29일 공개된 해경과 어업지도선의 동영상에는 세월호 선원들이 지난 16일 침몰 당시 갑판으로 나와 일사불란하게 구조되는 장면들이 녹화돼 있다. 영상 어디에서도 선원들이 객실에 갇힌 아이들을 걱정하거나 구조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해경 경비정 고무보트가 세월호로 접근한 오전 9시 38분만 해도 세월호는 왼쪽으로 50도 기울기는 했지만 3·4층 선실은 아직 침수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선원들이 퇴선(退船) 명령만 내렸더라면 다수 학생을 구출할 수 있었다. 선원들은 되레 승객들에게 "절대 이동하지 말고 대기해달라"고 여러 번 방송했다. 해상교통관제센터가 "승객들에게 구명동의 착용토록 하라"고 권하자 "방송도 불가능한 상태"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당시 선내 스피커 시스템은 정상이었다고 한다. 기관부 선원 7명은 자기들만 아는 통로로 3층 기관사 침실에 모여 있다가 갑판으로 나와 구조됐다. 불과 7~8m 거리의 문 하나만 열면 3층 객실로 연결되는데 학생들에게 피하라는 얘기 없이 자기들만 빠져나왔다.

세월호에 접근해 구조 활동을 벌인 어업지도선 항해사는 조선일보에 "선원들이 주변에 구조할 수 있는 배는 많지 않고 탈출할 사람은 수백 명이 되는 상황에서 자기들이 구조되지 못할까 걱정돼 퇴선 명령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470여 탑승자가 한꺼번에 갑판에 나오거나 바다에 뛰어들면 선원들은 구조 순위에서 밀릴 것을 우려했던 것 같다는 말이다.

법률 전문가 중에는 선원들이 배의 침몰을 예상한 상태에서 '우리부터 나가고 보자'면서 승객들에게 선실에 머물라고 한 것이라면 '부작위(不作爲)에 의한 살인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검찰·경찰 합동수사팀은 동영상 증거와 세월호 선원들 진술의 모순점을 추궁해 이 부분을 엄밀하게 가려내야 한다. 세월호 침수가 시작돼 선원들이 구조되기까지 40여분간 선원들과 청해진해운 관계자들 사이에 7차례나 통화가 이뤄졌다고 한다. 워낙 부도덕한 회사이니만큼 선사(船社) 측에서 선원들에게 엉뚱한 지시를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월호 선원들이 승객 수백 명의 죽음을 내다보는 상황에서 자기들 구조에 방해될까 봐 승객을 방치한 것이라면 법이 정한 수단을 최대한 동원해 처벌해야 한다. 그걸 응징하지 못한다면 바다에 가라앉은 억울한 생명들의 한을 풀어줄 수가 없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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