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28일 월요일

조선_[사설] 引揚 여부, 가족 뜻 따르되 대비는 해 둬야

세월호 실종자 수색이 좀체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조류(潮流)가 거세지면서 주말인 26~27일 수습된 시신은 3구에 불과했다. 28일 오후 현재 실종자가 113명 남아 있는 상태다. 29일부터 사나흘은 물살이 가장 센 사리(대조기)이기 때문에 수색은 더 난항이 예상된다. 유속이 빨라지면 잠수사들 생명줄이 엉킬 수 있고, 물속에서 자세를 잡기도 쉽지 않게 된다. 28일 오전까지 잠수사들 가운데 7명의 환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그들은 목숨 걸고 작업하고 있는 것이다.

27일 가족들 회의에선 어느 실종자 가족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인양(引揚) 문제를 거론하자 다른 가족이 "인양의 '인'자(字)도 꺼내면 안 된다"고 격하게 반대했다고 한다. 사고대책본부는 28일 "선체 인양에 대비한 준비는 하고 있지만 할지 말지는 가족들 의견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세월호를 인양한다는 것은 실종자 인명 구조를 어느 정도 포기한다는 의미가 된다. 인양 과정에서 선체 내부의 공기가 남아 있는 에어포켓 공간으로 바닷물이 밀려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고대책본부는 27일 가족들에게 선실의 막힌 출입구를 열기 위해 절단기를 사용하는 방안을 설명하고 동의를 얻었다. 바닷속에서 잠수사들 작업 시간은 고작해야 5~8분이다. 이 짧은 시간 동안 선실문을 절단한다는 것도 힘들고 위험한 작업이다. 대책본부는 소형 폭약을 이용해 닫힌 문을 부수는 선택도 설명했다. 가족들은 신체(身體) 훼손 가능성 때문에 반대했다.

대책본부는 가족들에게 기술적으로 가능한 건 뭐고 불가능한 부분은 뭔지, 수색을 계속할 경우와 인양을 선택하는 경우 각각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있는 그대로 설명해야 한다. 인양을 하다가 배가 손상되면 선체에 남아 있는 실종자 신체가 유실될 수도 있다. 2010년 천안함 사건 때는 6명 시신을 끝내 찾지 못했다. 인양을 결정한다 하더라도 보통 힘든 작업이 아니다. 2009년 11월 일본 미에현 앞바다에서 침몰한 선박 아리아케호의 경우 배를 여러 부분으로 잘라 2010년 12월에야 인양이 마무리됐다.

다른 무엇보다 가족들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생존 가능성이 바늘 끝만큼이라도 있는 것이라면 수색을 포기해선 안 된다. 그러나 대책본부는 가족들이 인양을 선택할 경우 곧바로 작업이 이뤄지도록 모든 준비를 다 해놓고 있어야 한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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