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3일 일요일

조선_[사설] 성형의사會 "환자 마취 후 수술 의사 바꿔치기했다"

성형외과를 찾는 환자 대부분은 '어느 의사가 잘한다더라'는 소문이나 인터넷의 수술 후기, 성형수술 광고를 보고 병원을 고르고 있다. 그런데 일부 성형외과 병·의원들은 이름이 알려진 의사가 환자와 상담을 하고 난 뒤에 실제 수술은 '섀도 닥터(그림자 의사)'라고 부르는 다른 의사에게 맡겨온 사실이 확인됐다. 그림자 의사 역할은 전문의 자격을 갓 딴 초보 의사나 성형외과 전문의도 아닌 의사가 한다는 것이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가 지난해 12월 여고생이 쌍꺼풀·코 수술을 받다 뇌사(腦死)에 빠진 서울 강남의 유명 병원을 조사한 결과다.

성형의사회는 이 병원이 '의사 바꿔치기'를 환자가 알아채지 못하게 하려고 마취과 전문의도 없는 상태에서 수면마취제를 적정 투여량의 14~20배 주입한 적도 있다고 했다. 밀려드는 환자들 수술을 위해 하루 16시간 일한 의사도 있었다고 한다. 돈벌이에만 정신이 팔려 환자 안전은 소홀히 한 채 공장에서 컨베이어 벨트를 돌리듯 수술을 했다는 것이다. 이런 병원의 의사 손에 들린 메스와 마취주사는 살인(殺人) 무기나 다름없다. 수사 당국은 이런 병원과 의사들을 사기나 의료법 위반 혐의로 엄벌해야 한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성형수술 피해 상담 건수는 5년 전에 비해 3배나 늘어 4800건을 넘었다. 성형수술을 포함해 법원 소송으로 이어진 의료 분쟁도 10년 사이 두 배 늘어 지난해 1100건이 됐다. 그러나 환자가 배상받는 경우는 30%에 불과하다. 법원이 좀 더 전향적인 판결을 내려야 한다.

그동안 의사들은 자기들 집단 내부의 곪은 부분들을 바깥에 노출시키지 않아 왔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성형의사회의 내부 고발은 용감한 행동이다. 얼마 전엔 의사 여덟 명이 30년 새 30배나 늘어난 갑상선암(癌) 과다 진단 문제를 고발하기도 했다. 의사들이 자기들 이익에만 골몰한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이런 자정(自淨) 활동이 더 활발해져야 한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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