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가 27일 새누리당 문대성 의원의 박사 학위논문이 "심각한 표절에 해당한다"고 최종 판정하고 "학위 취소 등 징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문 의원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태권도 금메달을 딴 스포츠맨이다. 2008년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선출돼 아직도 그 직(職)을 유지하고 있다. 국회에 들어오기 전 한 대학 스포츠과학대 교수로 일하기도 했다. 문 의원이 후배 선수들이나 제자들에게 가장 강조했던 게 아마 '페어플레이 정신'일 것이다. 그런 그가 다른 학자의 연구 성과를 '도둑질'해 박사가 되고 대학교수직에 올랐다. 2012년 총선 때 TV 토론회에 나와 "절대 표절하지 않았다"고 우겼던 것도 결국 거짓말로 드러났다.
문 의원은 이제 스포츠맨의 명예, 교수의 도덕성, 정치인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모두 잃었다. 장미란, 김연아처럼 다른 한국 선수들의 IOC 선수위원 도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문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내놓음으로써 늦게나마 국민에게 정치적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IOC가 조치를 내리기에 앞서 자진해 선수위원직도 사퇴해야 한다. 그게 그나마 '올림픽 영웅'으로서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고 자신을 롤모델로 여겼을 후배 선수들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길이다.
새누리당은 야당 시절 '논문 표절'을 이유 삼아 교육부 장관 두 명을 취임 2~4주 만에 쫓아냈다. 2년 전 총선을 전후해 문 의원의 표절 의혹이 제기됐을 때는 "개혁 의지를 훼손한다"며 갓 당선된 문 의원을 밀어냈다. 그랬던 사람들이 지난 20일 "문 의원은 IOC 위원으로서 체육계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논문 표절의) 과(過)가 3이라면 공(功)은 7"이라며 문 의원을 복당시켰다. 1주일 뒤면 밝혀질 조사 결과조차 확인하지 않고 제 발등을 찍은 모양이다. 이러니 새누리당이 아무리 개혁을 외치고 변화를 다짐해도 국민은 코웃음을 치는 것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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