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21일 월요일

조선_[사설] 97일째 '極限 바닷속 세월호 수색' 평가받아야

21일로 세월호 참사 97일째다. 지난 18일엔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세월호 조리실 담당 여승무원 이묘희(56)씨의 시신이 수습됐다. 이로써 세월호에 탔던 476명 가운데 172명이 구조됐고, 294명의 시신이 수습됐으며, 10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지금까지 진행된 세월호 시신 수습은 세계적으로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1994년 유럽 발트해의 대형 여객선 MS에스토니아호(號) 침몰 때 승선한 989명 가운데 852명이 숨졌는데 실종 757명 중 시신으로 수습된 건 94명뿐이었다. 당시 최다 희생자를 낸 스웨덴은 각계 원로로 구성된 '윤리위원회'를 통해 수심 깊은 바다에서 시신 수색과 선체 인양이 기술적으로 너무 어렵다며 수색·인양을 포기했다.

세월호 침몰 현장에선 지금까지 연인원 4만명의 잠수사가 동원돼 구조 작업을 벌였다. 잠수사들은 흙탕물로 눈앞 20㎝밖에 보이지 않는 악조건 속에서 목숨을 걸고 작업해왔다. 미국 해군 심해 잠수 요원 출신이라는 전문가들이 최첨단 장비를 들고 찾아왔지만 현지 사정을 보곤 물에 발 한번 담가보지 않고 철수했다. 지난 5월엔 민간인 잠수사 이광욱씨가 잠수병으로 숨졌고, 이달 17일엔 수색 지원 활동을 마치고 복귀하던 강원소방본부 헬기가 추락해 소방관 5명이 숨지는 비극도 벌어졌다.

현재 세월호 111개 격실 가운데 딱 한 곳, 4층 선미 쪽 28인실 한 군데를 들어가보지 못한 상태다. 이곳으로 통하는 복도에 장애물이 잔뜩 쌓여 있어 진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구조팀은 선체 벽을 절단해서라도 수색을 마무리해야 한다.

침몰 초기엔 항의하고 원망도 하던 실종자 가족들도 이젠 해경이나 잠수사들과 마주치면 '감사합니다' 하며 고개를 숙인다고 한다. 가족들은 극한(極限)의 경계선까지 가 있는 수색팀 사정을 짐작하면서도 머리카락 한 줌이라도 만져보길 바라는 심정일 것이다. 정부 당국은 그런 가족들을 생각해 해볼 수 있을 데까지 가능한 모든 걸 다 해봐야 한다. 그런 다음이라야 도저히 더 이상은 어렵다는 말을 끄집어낼 수 있을 것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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