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19일 청와대 업무 보고에서 전문대 130개교 가운데 84곳을 특성화 전문대로 지정, 앞으로 5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입해 직업교육 전문기관으로 육성하겠다고 했다. 지원금은 특성화 전문대 한 곳당 178억원꼴이다.
4년제 대학들이 전문대와 똑같은 학과를 개설해놓고 수험생들을 끌어들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항공승무원과·임상병리과·방사선과·안경과학과·피부미용과 같은 학과이다. 전문대에서 2년, 3년만 딱 부러지게 가르치면 어디에 내놔도 쓸모 있는 직업인을 키워낼 수 있는데도 4년제 대학들이 같은 커리큘럼을 만들어놓고 전문대를 밀어내고 있는 것이다. 전문대가 더 잘할 수 있는 분야의 인력 육성은 전문대에 맡기는 것이 맞다.
전문대 가운데는 4년제 대학보다 훨씬 잘 가르쳐 졸업생들을 번듯한 직장에 취직시키는 곳이 적지 않다. 철강 단지 기업들과 협약을 맺어 주문식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충남 당진 신성대, HD 중계차와 HD 스튜디오를 갖춰 차세대 방송 인재들을 육성하는 경기도 안성의 동아방송예술대, 의료과학단지와 연계해 보건의료·헬스케어 분야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원광보건대가 바로 그런 곳이다. 경기도 이천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창작과를 졸업한 이나래 작가는 미국 만화계에서 '맥시멈 라이드'라는 작품으로 작년 1월 뉴욕타임스가 뽑은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 가운데 그래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마이스터고(高) 육성이었다. 2010년 처음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21개교에서 작년 2월 처음 배출한 졸업생 3375명 가운데 93.4%가 취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제 마이스터고엔 성적이 뛰어난 중학 졸업생들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 정부가 마이스터고 정책을 성공시켰다면 현 정부가 직업 명장(名匠)을 길러내는 '명품 전문대'를 키워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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