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9일 수요일

조선_[사설] '스마트폰 이후'가 깜깜한 삼성과 한국 경제

삼성전자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7조2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돼 1분기보다 15%, 작년 같은 분기보다 24%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2년 2분기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액 47조6000억원도 2년 만에 가장 적은 기록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3분기에 1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낸 뒤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 기술이 일반화·평준화된 데다 스마트폰 시장의 중심이 고가(高價) 제품에서 중·저가 제품으로 옮아가면서 가격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샤오미를 비롯한 현지 업체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며 삼성을 위협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사업은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60~70%를 차지한다.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하면 곧바로 삼성전자 전체 실적이 곤두박질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쏠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의료 기기, 바이오 사업에 적극 투자해왔지만 아직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 손목시계를 비롯한 착용형(着用型) 기기와 사물인터넷(IoT) 관련 사업 전망도 불투명하다. 여기다 이건희 회장이 5월10일 급성 심근경색으로 입원한 이후 두 달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총수의 장기 입원(入院)으로 조직의 긴장도가 느슨해진 결과 신제품 개발에 소홀하고 판매 실적이 하락하고 있다면 삼성의 미래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법인세를 6조3000억원 납부해 전체 법인세 세수(稅收)의 16%를 혼자 감당했을 정도로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삼성의 실적이 나빠지면 국가 경제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8조원 안팎의 세수 차질이 예상되고 있는 것은 삼성을 비롯, 주요 대기업의 실적 부진과 직접 관련이 있다. '스마트폰 이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내는 게 한국 경제에도 절박한 과제가 됐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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