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10일 목요일

중앙_[사설] 노인 시설 '수퍼박테리아', 백신접종 확대로 잡자

요양 병원·시설에서 집단생활을 해온 노인 환자들에게서 기존 항생제에 내성이 생겨 약이 듣지 않는 이른바 ‘수퍼박테리아’가 발견된 것은 노인에 대한 항생제 오·남용이 그만큼 만연했다는 걸 의미한다. 내성은 항생제를 오·남용한 결과 환자 몸속의 병원균 일부가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켜 생기기 때문이다. 이번에 노인 폐렴환자 510명 중 5명에게서 발견된 ‘광범위 항생제 내성 폐렴구균’은 치료에 쓰이는 8종의 항생제 중 약한 편인 6종에는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고 반코마이신 등 더욱 강력한 2종에만 미약하게 반응했을 뿐이라니 우려스럽다.

 이는 특히 노인 건강관리 측면에서 걱정을 자아낸다. 노인들은 면역력이 떨어져 폐렴 등에 걸리면 치명적일 수 있는데 내성균이 침투할 경우 치료 방법조차 없기 때문이다. 실제 내성균에 감염된 한 환자는 패혈증(병원균이 혈액에 침투해 생기는 전신 염증 증세)으로 입원 7일 만에 숨졌다.

 그동안 내성균은 대형병원 중환자실에서 주로 발견돼 왔다. 따라서 보건당국은 중환자실에서 요양 병원·시설로 옮겨온 중증 환자는 별도 병실에 입원시켜 내성균의 확산을 막는 등의 노인감염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감염 우려가 특히 커 항생제를 장기 사용해야 하는 기관삽입환자 등은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 감염 전문의가 없는 시설에 관련 인력을 순회시켜 안전한 항생제 사용을 유도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감염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백신접종이다. 정부는 특히 노인 등 성인 대상의 폐렴구균백신 접종을 확대해야 한다. 지난 5월 영·유아를 대상으로 시행에 들어간 폐렴구균백신 무료접종은 다음달부터 65세 이상 노인으로 대상이 확대된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요양 병원·시설의 대상자 전원이 접종받을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관련 시설을 찾는 환자 가족도 접종받을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5% 수준에 머물고 있는 폐렴구균백신 접종률을 선진국 수준인 3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은 국민건강관리의 핵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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