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9일 수요일

조선_[사설] 野, 이런 공천으로 미래 기약할 수 있겠나

7·30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새정치연합의 서울 동작을(乙) 후보로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확정됐다. 그러나 경기도 수원 세 곳과 광주 광산을 등 남은 지역은 불협화음이 극에 달하면서 확정하지 못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공천 과정에서 유권자들을 뭐로 보기에 이렇게까지 하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할 정도로 황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초 기 전 부시장은 광주 광산을에 신청했고, 서울 동작을에는 금태섭 전 대변인을 비롯한 여러 사람이 신청했다. 안철수 대표의 측근인 금 전 대변인을 동작을에 전략공천하는 것을 놓고 당내에서 반대 의견이 나오자 난데없이 광주에 공천을 신청한 기 전 부시장을 동작을로 옮겼다. 기 전 부시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이다. 이후에는 이 돌 빼서 저곳 고이고, 저 돌 빼서 다른 곳으로 돌리는 식으로 공천이 진행됐다. 금 전 대변인을 아무런 연고도 없는 수원 영통으로 돌린다고 하더니, 수원 영통에 신청했던 박광온 대변인은 수원 권선이나 광주 광산을로 돌린다고 했다. 기 전 부시장을 빼낸 광산을엔 권은희 전 서울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을 검토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한다.

공천을 하다 보면 일부 후보들의 출마 지역구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다 해도 이번처럼 대놓고 이리저리 돌리는 '회전문 공천' '돌려막기 공천'을 한 적은 드물다. 유권자 무서운 줄 모르는 오만의 결과다. 이런 야당이 입만 열면 대통령 인사 실패를 비판하는 진풍경이 지금 이 나라 정치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 전 부시장의 공천 수락 기자회견장은 이 공천에 반발하는 현직 원외(院外) 위원장의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아수라장이 됐다. 그는 14년간 이곳에서 야당 지지자들과 함께해 왔다고 한다. 금태섭 전 대변인을 이곳에 공천하지 못한 것도 이런 반발이 두려워서다. 당 지도부가 기 전 부시장을 공천한 것은 이 원외 위원장과 학생운동 시절부터 정치적 동지의 길을 걸어왔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도 한다. '오랜 친구'를 공천하면 이번에도 양보할 것이라 기대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이날 회견장은 '패륜(悖倫)' '술수' 같은 말이 난무했다.

정당의 공천엔 그 과정과 인물에서 왜 표를 달라고 하는지 이유가 보여야 하고, 정권 교체를 지향하는 야당엔 특히 이게 중요하다. 새정치연합이 지난 몇 년간 '질 수 없는 선거'에서 패배한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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