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협의회, 교수평의원회 등이 서울대 이사회의 신임 총장 선출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총장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총장 후보 3명 가운데 1순위로 추천된 오세정 교수 대신 2순위의 성낙인 교수를 총장으로 지명한 이유가 뭔지 밝히라는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비상총회를 열거나 신임 총장의 재신임을 묻겠다고 한다.
성낙인 교수가 총장으로 뽑힌 과정은 정관(定款) 등에서 정한 절차에 따른 것이다. 우선 서울대 내부 인사 20명, 외부 인사 10명으로 구성된 총장추천위원회는 지난 3월 1차 평가를 통해 예비 후보로 나선 12명을 5명으로 압축했다. 이때 법대 학장을 지낸 성낙인 교수가 1위, 자연대 학장을 지낸 오세정 교수가 3위를 했다. 5월엔 총장추천위원회의 2차 평가(60% 반영)에다 정책평가단 244명의 평가(40%)를 합해 마지막 3명의 후보를 정했다. 여기선 오 교수 1위, 성 교수와 강태진 전 공대 학장이 공동 2위를 했다. 이어 이사회가 지난달 19일 이들 3명을 놓고 표결을 해 과반을 얻은 성 교수를 총장으로 지명했다. 일부 교수들의 반발은 왜 총장추천위원회가 1위로 올린 오 교수 대신 성 교수가 뽑혔느냐는 것이다.
서울대 정관엔 이사회가 총장추천위원회 추천 3명 가운데 한 명을 총장으로 선출하도록 돼있지 평가에서 1위를 한 사람을 반드시 뽑아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절차대로 진행된 선출 결과에 이의(異議)를 제기하는 것은 자기들 지지 후보가 선출되지 않은 것에 대한 감정적 반발로 볼 수밖에 없다.
이번 분란은 정관에 없던 '정책평가단 평가'라는 직선제적 요소를 총장 선출 과정에 가미하면서 우려됐던 일이다. 정책평가단 244명은 교수 대표 222명, 교직원 대표 22명으로 구성됐다. 일종의 선거인단인 셈이다. 정책평가단 평가를 앞두고 교수 사회에 파벌이 생겼고 나중엔 '논문 자기 표절' '성추문' 같은 흑색선전이 나돌았다. 동네 통반장 선거에서도 보기 힘든 일들이 벌어지더니 결국 '선출 불복' 사태로까지 번지며 보기 민망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직선제건, 직선제에 가까운 간선제건 교수 사회를 파벌로 갈라놓는 총장 선출 방식은 고쳐야 한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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