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부터 65세 이상 인구 중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447만명에게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따라 월 10만~20만원의 기초연금이 지급된다. 지난 2일 국회에서 기초연금법이 통과된 데 따른 것이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빈곤 가구 비율은 45.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대부분이 한창 일할 때 벌어들인 소득을 자녀 뒷바라지에 쏟아붓느라 제대로 노후(老後) 대비를 하지 못한 탓이다. 기초연금 도입은 이런 심각한 노인 빈곤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당이 물러서 통과는 됐지만 국민연금에 오래 가입한 사람일수록 기초연금을 적게 받는 데 대해 수긍하지 못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 지난해 정부가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하는 방안을 내놓은 이후 국민연금 임의 가입자들의 탈퇴가 크게 늘었다. 자영업자와 저소득층은 기초연금 도입 이후 국민연금 가입을 기피하거나 가입하더라도 가능한 한 적게 내고 적게 받으려 할 가능성이 크다. 노후 준비가 더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기초연금과 관계없이 국민연금에 오래 가입하는 게 더 낫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잘 납득시켜야 한다.
복지 확대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그러나 거기에 드는 돈을 누군가는 내야 한다. 당장 내년에 기초연금 지급에 드는 돈이 10조원가량이다. 복지에 드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세금을 더 걷는 데 따른 갈등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국민을 상대로 추가 부담 없이는 복지도 없다는 사실을 설득해야 한다. 기초연금 제도가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면 복지 확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밑바탕부터 흔들릴 수 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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