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6일 화요일

중앙_[사설] 마지막 구조까지 안타까운 2차 희생 없어야

어제 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실종자 수색활동 중이던 민간 잠수사 이광욱씨가 숨지는 사고가 벌어졌다. 단 한 명의 생존자라도 건져내기 위해 차디찬 바다에 뛰어든 이 잠수사의 희생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는 정부의 민간 잠수사 동원령에 따라 이날 팽목항에 왔고, 구난업체인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에 배속돼 당일 투입됐으며, 잠수 10여 분 만에 의식을 잃었다고 한다. 정부가 동원만 했지 안전교육 등은 전혀 제공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인력을 투입하는 바람에 이런 사고가 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민간 잠수사들은 그간 최악의 환경에서 목숨을 걸고 일해 왔다. 사고 해역인 맹골수도는 우리나라에서 둘째로 물살이 거세다. 또한 얕은 바다일수록 뻘과 부유물이 뒤섞여 시야 확보가 어렵다. 이런 위험한 현장에서 보통 30분 잠수를 하면 12시간 정도 휴식을 취해야 하는 기본 수칙을 지키는 잠수사는 아무도 없으며, 이를 지킬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라고 한다. 그동안 무리한 수색작업이 이어지다 보니 잠수병이나 수색 도중 부상으로 치료를 받은 잠수사만 벌써 17명이나 나왔다.

 세월호 사고의 원인이 안전의식과 시스템의 부재에서 비롯됐다는 진단이 쏟아져 나오는 와중에도 정작 구조 현장에선 안전 매뉴얼도 없고, 구조의 기본 원칙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생명을 구하려는 작업에서 정작 구조자의 안전은 무시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 또 다른 비극이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가족 품으로 아직 돌아오지 못한 단 한 명의 귀중한 생명을 찾는 건 시급하고도 중요한 일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구조작업에 나선 잠수사들의 생명도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 정부는 물론이고 우리 모두 이 잠수사의 희생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지금까지 잠수사들에게 희생과 투혼만을 요구했을 뿐 그들의 생명과 안전은 안중에 없었던 게 아니었는지 반성해야 한다. 정부는 오는 10일까지 구조와 수색작업에 총력을 기울인다고 한다. 구조와 수색이 중요하다고 해도 잠수사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무리한 구조작업은 삼가야 한다. 마지막 한 명이 구조될 때까지 더 이상 안타까운 2차 희생은 나오지 않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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