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6일 화요일

조선_[사설] 청해진, 아이들 가라앉는 순간 過積 증거 조작했다니

세월호 선사(船社)인 청해진해운 직원들이 세월호가 침몰하던 순간에 화물 적재량을 줄이려고 전산 기록을 조작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청해진해운 제주 지사와 인천 본사 물류 담당 직원은 지난달 16일 오전 9시에서 9시 30분 사이 세월호로부터 '배가 전복돼 침몰 중'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이들은 30분 넘게 세월호와 통화하면서 화물 과적(過積)이 침몰 원인으로 지목될 것으로 예상되자 화물 적재량을 180t 줄여 운항 기록 컴퓨터에 재입력했다는 것이다. 선사 직원들은 승객 안전이나 구조 문제에 대해선 묻지 않고 배가 어떤 상태인가에만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바로 그 시각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한 승객 수백 명은 '배 안에서 대기하라'는 안내 방송에 선실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다. 이 순간에 선장·선원들은 승객과 배를 팽개치고 해경 구조정에 몸을 실었고, 선사 직원들은 책임을 모면하려고 증거를 조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 사건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기업 최고 책임자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조직을 운용하느냐에 따라 전체 직원들의 태도와 자세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 것인가를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청해진해운 실질 소유주인 유병언씨는 선원들에게는 쥐꼬리만 한 월급을 주면서 자기가 찍은 사진을 몇 천만원씩 받고 회사로 떠넘겼다. 그 밑에서 일하는 회사 대표는 자기 조카 이름으로 세운 선박 수리 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잇속을 챙겼다. 다른 임원은 구명 장비 점검을 맡은 하도급 업체 대표에게 '전세금이 모자란다'며 손을 벌리고, 세월호 증축 과정에서 나온 고철(古鐵)을 빼돌렸다. 그런 회사의 여객선을 움직이는 선장·선원들이 가라앉는 배 선실에 아이들을 가둬둔 채 자기들만 탈출한 것이다.

검찰·법원은 세월호 침몰에 책임 있는 사람들에게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처벌을 내려 덧없이 가버린 영혼들과 그 가족들의 한을 위로해야 한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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