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4일 수요일

조선_[사설] 대낮 성추행범에 초등학교 운동장 또 뻥 뚫려

광주지검 목포지청은 전남 영암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대낮에 열 살도 안 된 여아(女兒) 4명을 5차례 성추행하고 휴대전화로 나체 사진을 찍은 혐의로 박모(64)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토요일인 지난 4월 26일 낮 12시쯤 이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놀고 있던 일곱 살 여자 어린이 두 명을 구석으로 데려가 옷을 벗도록 한 뒤 성추행하고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었다. 박씨는 이날 오후 4시쯤에도 다시 학교로 찾아가 아홉 살 여아를 커터 칼로 위협해 성추행했다. 박씨는 그보다 1주일 전인 4월 19일에도 다른 여자아이를 학교 놀이터에서 성추행한 뒤 인근 야산으로 끌고 가 또 한 번 성추행하고 사진을 찍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학교엔 학생 안전을 돌보는 전직 경찰관 출신 등 '학교 지킴이'가 있었다. 그러나 학교 지킴이는 평일 오후에만 근무해 토요일인 사건 당일엔 학교에 없었다. 주말이라 경비원이나 당직 교사도 없었다. 학교 안 CCTV는 멀쩡히 작동하고 있었지만 이를 지켜보는 사람이 없으니 무용지물이었다.

교육부는 2010년 서울 영등포 한 초등학교에서 여덟 살 여아를 500여m 떨어진 자기 집으로 납치해 성폭행한 이른바 '김수철 사건'이 터지자 전국 초등학교 주변 CCTV를 거리의 방범용 CCTV, 불법 주정차 단속 CCTV와 함께 통합 관리하고 실시간 감시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교육부, 안전행정부, 지자체 간의 운영비 부담 논란 등으로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교육부는 2012년엔 학교마다 경비실을 운영하고 학교 건물에 자동 개폐 출입문을 설치해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작년까지 경비실이 설치된 학교는 39%에 그쳤다. 자동 개폐 출입문 설치 현황은 파악도 못하고 있다.

학교는 어린이들이 언제든 학교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주말이라고 해서 학교에 아무나 드나들면서 어린이들에게 해를 끼치게 방치해선 안 된다. 정부는 무슨 사건이 났을 때만 반짝 요란을 떨지 말고 어린이들이 학교에서만큼은 아무 걱정 없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만들어놔야 한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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