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4일 월요일

한겨레_[사설] 에볼라 공포, 남의 일 아니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지면서 세계가 떨고 있다. 기니 등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7월말 기준으로 모두 1323명이 감염돼 729명이 숨졌다고 하니 상황이 심각하다. 우리 정부도 4일 대책을 발표했다. 에볼라 발병 3개국에 대한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하고, 이 지역에서 입국하는 이들을 열감지카메라로 발열을 감시하는 것은 물론 잠복 기간 내내 추적조사하겠다는 내용 등이다.
문제는 정확한 인원과 경로 파악이 어려운 해외 의료봉사자와 선교사다. 사업이나 여행으로 방문하는 경우는 이동 경로가 정해져 있어 보건당국에서 파악하기가 쉽지만, 의료봉사나 선교의 경우 주변국을 통해 위험지역으로 이동하거나 신고 없이 국경선을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들은 아픈 현지인들과 접촉하는 경우가 많아 감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정부는 발병 3개국뿐만 아니라 인접 국가에서 들어오는 사람들까지도 추적의 범위를 넓혀야 할 것이다. 발병 3개국과 주변 나라에 대한 의료봉사나 선교활동을 계획하고 있는 단체들도 상황이 비상한 만큼 자제하는 것이 좋다.
에볼라가 치명적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지나치게 공포에 떨 필요는 없다. 불필요한 사회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에볼라는 공기를 통해 전파되지 않는다. 혈액과 침·땀 등 분비물에 직접 접촉할 경우에만 감염된다고 한다. 또 감염된 사람이라도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옮기지 않는다. 이 때문에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처럼 급격한 확산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에볼라는 발견된 지 40년이 다 돼가는데, 현재까지 예방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 가난한 아프리카 외의 다른 대륙에서 발생한 적이 없어 백신 연구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곳이 없기 때문이다. 냉정한 자본의 논리다. 하지만 세계화 시대에 이젠 어느 곳도 안전한 곳이 없다. 정부는 6일로 예정된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위원회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한다. 국제사회와 공조를 통해 백신 개발에 참여하는 것도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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