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3일 월요일

중앙 [사설] 푸틴의 냉정과 자제를 촉구한다

우크라이나 동남부의 크림 자치공화국으로 러시아가 병력을 대거 이동시킨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크라이나에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 상원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요청한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력 사용 승인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군사개입은 푸틴의 결심만 남겨놓은 상태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의 반대와 경고를 무릅쓰고 러시아가 무력 사용에 나선다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은 불가피하다. 우크라이나 내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세력과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내전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의 러시아계 주민과 교민·군인 등 자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신변에 대한 물리적 위협의 증거는 아직까지 없는 상태다. 시민혁명으로 탄생한 우크라이나 임시정부도 이들에 대한 보호를 약속하고 있다. 그럼에도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크림반도 지역으로 병력을 이동시킨 것은 다른 의도 때문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만일 우크라이나의 혼란을 틈타 크림 자치공화국을 병합하려는 의도라면 우크라이나의 주권 존중과 영토 보전을 약속한 1994년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스스로 깨는 것이다. 리비아와 시리아 사태에 대한 외부의 군사개입에 반대하며 내세웠던 내정 불간섭 원칙과도 어긋난다.

러시아계 주민의 안전이 우려된다면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임시정부와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유엔 안보리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를 통해 해결하는 방법도 있다. 이런 절차를 무시한 채 군사개입부터 하는 것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다. 푸틴 대통령의 냉정과 자제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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