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3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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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시절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특별사면에 대한 여당의 노골적인 문제제기에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지원사격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법무부가 당시 특별사면 관련 사실 관계를 확인해주지 않아 오히려 여당의 문제제기를 부풀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향신문은 당시 사실관계에 대해 확인을 요청했지만 법무부는 함구하고 있다. 사면과 관련해서 그 경위나 검토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주요 내용

사용후 핵연료 관리
- 핵연료 저장ㆍ처리 시 미국 기술적 지원
- 해외 위탁재처리 허용
- 파이로프로세싱 전 단계 전해ㆍ환원 과정 허용

핵연료 공급
- 저농축 우라늄 생산을 위한 절차와 기준 마련
- 핵연료 안정적 공급을 위한 미국의 지원

원전수출 증진
- 핵물질, 장비, 부품 제3국 이전 포괄적 동의
- 수출입 허가 절차 간소화

주권 존증
- 평화적 핵이용 권리 재확인
- 상호 권한행사 체제로 전환


세월호 인양

선박 측면에 구멍을 내 와이어로 연결, 대형 해상 크레인으로 들어 올린 뒤 수중에서 플로팅 독 위에 선체를 올려 인양한 뒤 안전지대로 이송하는 방식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단말기 지원금 상한 폐지 주장 유통업계 시민단체 한목소리
분리공시제 도입 논란도 가열 정부는 "법안 개정ㆍ폐기 없다"

경실련 "법 시행 후 담합적 성격이 있는 보조금 상한제 탓에 소비자가 기존에 받던 혜택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

참여연대 "가계통신비를 인하하려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단말기 가격을 인하하는 게 필수적" 투명한 단말기 가격 산출을 위한 분리공시제 도입이 필요하다.



국내 전세 가구의 보증금 합계 476조원
LTV DTI 공부하자.




2015년 4월 22일 수요일

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도입의 외교적 득실은?

국내 안보 및 외교 현안으로 떠오른 고고도미사일방어 도입을 둘러싼 찬반 양론을 들어본다. 지난 회(8일자)에는 군사적 차원에서 사드 기술의 신뢰성과 관련한 찬반 양론을 다룬 데 이어 이번엔 이를 둘러싼 한미중 역학 관계의 분석과 외교적 쟁점에 대해 다룬다.

사드 배치 찬성 입장

2015년 4월 21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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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성 목 쳐달라는데 안 쳐주면 예의가 아니다.

불신 말바꾸기 거짓해명 불능 국정총괄 권위 상실 불가보고체계 아이러니


황순원 목넘이 마을의 개 버려진 개 신둥이의 강인한 생명력과 그 새끼들을 돌보는 간난이 할아버지의 배려, 생명의 고귀함에 대한 작가의 시선을 잘 보여준다.

이태준 <해방 전후>

아베 과거 담화와 같다면 낼 필요가 없다.


종로경찰서 이규환 경비과장 경질


서울, 2018년까지 300개 공유기업ㆍ단체 육성
다양한 공유로 교통주차주거난 등 도시의 문제를 풀어내고 있다. 서울의 비싼 임대료를 나눠 내기 위한 셰어하우스는 16곳에서 117명이 거주하고 있다. 사업을 하는 곳에 연간 10억원 정도 투입해 4840억원의 효과를 봤다는 게 서울시의 분석이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도 독신일 때보다 세금 부담이 거의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OECD가 내놓은 2015 임금과세에서 34개 회원국 근로자의 실질 세부담(소득세+사회보험료)을 가족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한국에서 결혼해 외벌이로 자녀 둘을 키우는 근로자의 실질 세부담은 세전 소득의 19%였다.

자녀 없이 독신인 근로자(21.5%)보다 2.5%포인트 낮았다. 실질 세부담은 회사가 지출한 총임금에서 근로소득세와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료로 얼마를 떼가는지 비율로 나타낸 것이다. OECD 34개 회원국 중 28개국이 출산 근로자에게 한국보다 많은 세제 혜택을 주고 있었다.


정치부패, 줄일 수 있다.

다시 정치부패다. 차떼기다 뭐다 해서 그만큼의 홍역과 대가를 치르고도 아직 정치부패는 남아 있는 모양이다. 강력한 사후처벌만으로는 부패를 막기 어렵다.

정치하는 사람은 권력을 추구한다. 베버의 이 말대로 정치는 불가피하게 권력을 다룰 수밖에 없다. 권력을 다루다 보니 그 권력을 활용해 부당한 이익을 쉽고 편하게 얻고자 하는 지대추구 행위에 유혹당하기 쉽다. 유혹에 안 넘어가야 하지만 권력을 가진 터에 유혹이 있으면 부패할 가능성은 늘 있기 마련이다.

정치인이 부패하지 않도록 사전에 제어하려면 몇 가지가 중요하다. 검찰경찰과 법원 등 사정 권력의 정상화가 필수적이다. 차별과 부패는 공생관계다. 사정권력이 공정하게 집행된다면, 즉 권력이 있다고 해서 빠져나갈 수 없다는 게 확실하면 정치부패는 줄어들 것이다.

정치부패는 불공정 경쟁의 산물이기도 하다. 권력자와의 인연에 따라 경쟁의 결과가 달라진다면 누구라도 부패할 인센티브를 가질 수밖에 없다. 실력이 아니라 연고에 따라 경쟁의 성패가 달라지면 실력을 키우기보다 연고를 만들기 위해 애를 쓰는 건 당연하다. 강자가 곧 승자가 되는 강자독점, 승자가 혼자 다 먹는 승자독식은 부패의 인센티브로 작용한다.

정치부패가 줄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가 정치구조다. 우리 정치는 일반 선거보다는 당내 공천 중심이다. 일반 선거에선 유권자가 서로 다른 정당의 후보들을 놓고 선택권을 행사한다. 당내 공천은 지도부나 실세가 선택권을 행사한다.

인물 중심의 정치나 선거를 조장하는 제도도 문제다. 정치의 주체가 정당이

2015년 4월 20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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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기업 한복쇼 다음날 채권단 자금지원 결정

성 회장, 의원직 상실과 워크아웃 신청이 임박하자 박 대통령을 베트남 랜드마크72로 초청하는 데 주력했다. 


박 정부 들어 교육투자 확 줄었다

교육교부금 증가율 0.3% GDP 증가율의 10% 못 미쳐
박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증가율이 10분의 1도 안되게 급락한 것으로 분서고댔다.
노무현 이명박 정부에선 교부금 증가율이 GDP 증가율을 앞섰지만, 박 정부 들어 교육 투자가 한참 뒤로 밀리고 있는 사실이 확인된 셈

"박근혜 정부의 연평균 교부금 증가율은 명목 GDP 증가율 3.8^의 10분의 1도 안되는 0.3%에 그쳤다" "GDP보다 교부금 증가율이 웃돌았던 노무현ㆍ이명박 정부와 대조적"

교육의 균형 발전을 위해 국가는 내국세의 20.27%를 지자체 교육 예산에 쓰도록 하고 있으며, 이 교부금은 교육청 예산의 70% 가량을 차지한다.

"현 정부에서 감세 정책 때문에 내국세의 20.27%로 정해져 있는 교부금 자체가 줄어 교부금 증가율이 급락했다" 교부금 자체가 줄어 교부금 증가율이 급락했다. 이명박 정부 후기부터 경제성장률 예측에서 비현실적인 낙관론으로 일관해 예결산이 맞지 않은 것도 교부금 증가율이 줄어든 이유다.

교부금은 예산보다 세수가 적으면 결산 때 반영돼 2년간의 시차가 있다. 
"영국 정부가 2014년부터 초등 1~3학년 학생들에게 국가 단위 무상급식을 시작하고, 독일에서도 2014년 모든 주에서 대학 교육이 다시 무상으로 돌아왔다" "교육의 경제성장 효과가 입증되며 세계적으로 교육 투자를 늘리는 양상인데, 한국만 교육재정을 줄이며 반대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저성과자 통상해고 길 넓힐 지침 필요" 정부 용역 드러나

해고제도의 합리적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 고용노동부 "정부 차원에서 통상해고의 유형과 정당성이 인정될 수 있는 개괄적 범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가이드라인은 법원이 저성과자에 대한 해고 문제를 판단할 때 유용한 참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경영에 중대한 지장 또는 손해를 발생시킬 위험이 있는 정도의 적격성 불량이 존재하는 경우 ▲시정을 위한 주의ㆍ지도ㆍ교육 및 적정한 배치 전환을 시행해도 개선 기미가 없는 경우

지금까지의 판례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저성과가 매우 현저해야 한다고 규정하는 등 기업의 저성과자 해고를 매우 어렵게 하고 있다고 분석. 


AIIB 57개국. 

아들아 정의다. 우리가 상실한 것이, 우리가 경제를 위해 팔아버린 것이, 그래서 우리가 이렇듯 비천한 존재가 된 것이, 아들아 정의다. 아직도 울부짖는 희생자들의 가족들을 위로할 수 있는 것이, 우리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는 것이, 이 난파된 배에 방향을 잡아줄 수 있는 것이, 그리고 이제 너에제 물려주고 싶은 가장 소중한 것이 정의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로 기록될 것이다. 우회로는 없다. 정면으로 직시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다. 대통령뿐만이 아니다. 지금 우리 앞에 주어진 유일한 '공통의 것'은 산업화도, 민주주의도 아니고 그 허약한 파편 위에서 겪고 있는 세월호라는 고통과 슬픔이다. 여기서 출발하는 수밖에 없다. 이 고통과 슬픔을 기억하고 해결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할 때 비로소 사람들은 여기에서 삶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이곳에서 살아가려고 할 것이다. 그럴 때 역사는 비로소 이 시대를 "세월호라는 가슴아픈 고통에도 불구하고 그 아픔을 딛고 일어섰다고 기록할 것이다. 그게 이 시대가 살 길이다. 그러니 지겹다고 말하지 마라. 우리는 세월호로 기억될 것이다.


경찰버스를 사용한 차벽 설치는 경찰관직무집행법 위반이다.
시민의 통행을 원천적으로 막은 것은 행동자유권을 침해해 위헌이다. 
법령상으로도 경찰버스를 이용해 사람의 통행을 가로막거나 집회현장을 봉쇄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경찰장비가 아닌 것이다.

버스라는 탈을 쓰고, 경찰이라는 위장을 하였을 뿐 저웁가 시민들에게 행사하는 가차없는 폭력이다. 그리고 바로 이 점에서 그것은 집회현장을 떠나 일반 국민들에게까지 정부의 강력한 경고를 보낸다. 

경찰은 질서유지라는 말을 거의 조건반사적으로 내뱉는다. 그러면서 질서를 지키며 평화롭게 이뤄지는 시민의 집회를 짓밟는다. 하지만 이는 시민들에 대한 기만에 불과하다. 민주국가의 최대의무는 대중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다. 교통이나 질서의 문제는 그 다음이다. 

원래 거리는 일상의 정치공간이다. 힘없고 서러운 장삼이사의 서민들이 가진 자들의 권력에 맞서 자신의 애환을 나누고 삶의 희망을 말하는 유일한 통로는 바로 이 공간이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의 슬픔까지도 차벽으로 가로막고 나서는 경찰에 환멸을 느끼게 된다. 여기엔 국가가 없기 때문이다. 국민과 함께하며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국민의 국가는 이제 이곳에 없다. 

2015년 4월 19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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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500 불티, 매출 50% 껑충


일본이 다른 나라 침략한 것은 사실. 상대국이 됐다 할 때까지 사죄해야

무라카미 하루키 "일본은 과거 다른 나라를 침략한 사실을 인정하고, 상대 나라가 됐다고 할 때가지 사죄해야 한다" 역사 인식은 무척 중요하기 때문에 제대로 사죄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국이 그 정도 사죄했으니 알겠다, 이제 됐다고 말할 때까지 사죄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


2014년 신조어 키워드는 취향. 배제. 극단

국립국어원 2014년 신어 335개 선정

찍먹파와 부먹파, 개인의 취향과 선호를 나타내는 말이다. 덕밍아웃(한 분야에 지나치게 심취하는 사람임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일) 맥덕(맥주를 지나치게 좋아하는 사람) 같은 말도 개인의 취향과 선호를 나타내는 단어로 신어 335개에 포함됐다.

새로 만들어 쓰는 단어는 우리 역사나 사회의 거울이라고 했다. 한국 사회는 개인의 취향과 선호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일까. "찍먹. 부먹 같은 말은 오히려 취향을 단순하게 범주화하는 것" "정말 취향을 존중하는 사회라면 탕수육 소스를 찍어 먹든 부어 먹든 개의치 않아야 한다" "요즘 세대는 굉장히 개성적으로 살아가는 것 같지만 사실은 한 집단에 묶이길 원한다"

표준 집단에 속하려는 욕구는 집단 외 사람에 대한 공격성으로 이어진다. '닥눈삼' '진지병자' '쿨몽둥이' 같은 신어들이 여기 해당.

닥눈삼 닥치고 눈팅 삼개월, 인터넷 게시판 문화에 적응할 때까지 지켜보기만 하라는 뜻.
진지병자, 지나치게 진지한 사람을 비판하는 단어
쿨몽둥이 쿨하거나 멋있는 척하는 사람을 때리는 방망이

자신과 다른 사람을 비판하고 배제한다는 점에서 맥락이 통한다.

취향에 따라 서로를 구분짓고 공격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표현도 증가, 극혐오, 극호감, 개소름과 같은 단어가 2014년 신어로 등재된 센 표현들이다.


생각은 죽지 않는다. (저자 클라이브 톰슨)

소크라테스는 글쓰기를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사람들이 어떤 사실을 머리로 기억하지 않고 종이에 적으려고만 한다면, 그리스의 웅변술 전통이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는 소크라테스의 불찰이었다. 마주치는 것들을 머릿속에 저장할 필요가 없어졌을 때 인간은 비로소 복잡한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 소크라테스는 바로 이 점을 간과했다.

소크라테스의 우려와 불찰은 인터넷과 스마트 기기에 대한 현대인들의 태도와 맥락상 동일하다. 이를테면 첨단 기술이 읽고 기억하는 능력을 퇴화시킨다거나, 결국에는 디지털 치매를 일으켜 생각하는 뇌를 무너뜨릴 것이라는 입장이다. 전자책이 종이책을 점점 대체하고 검색이 일상화되고, 스마트폰이 생활의 필수품이 되면서 우리가 갖게 되는 두려움은 소크라테스의 우려와 조금도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이 인간의 사고 패턴을 바꾼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하지만 생각의 패턴이 더욱 좋은 쪽으로 바뀔 것이다. 글쓰기가 인간의 사고 능력을 향상시켰듯이, "디지털 툴로 인해 우리의 인식은 더욱 확장될 것이며, 인간은 지금보다 더 똑똑해질 것이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은 구식 문해력을 바꾸는 것을 뛰어넘어 새로운 문해력을 만들어낸다. 동영상, 이미지 데이터 등 새로운 정보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과거에는 대기업이나 정부에서 넉넉한 기금을 받은 일부 전문가들만이 동영상이나 데이터를 활용했지만, 이제는 보통사람들도 일상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게 됐다. 이런 물리적 툴은 우리의 정신적 툴까지 활짝 열어줌으로써,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유형까지 정탐하게 해준다.

기계의 기억 능력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퇴화하지 않는 반면, 사람은 무언가를 요약해 보존하는 성향을 지녔고 세부적인 내용은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 전반적인 골격은 잘 파악하지만 작은 활자에선 맥을 못 춘다. 분산기억의 파트너인 컴퓨터 툴과의 공생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계와 사람의 협업적 사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클라이브 톰슨은 웹과 위키피디아와 쉽게 교류할 수 있는 능력은 창의적 인간 정신을 위축시키기는커녕 오히려 강화시킨다고 주장했다.


이슬람교는 예언자 무함마드가 고독한 사막에서 천사의 계시를 받아 창건한,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종교가 아니라 당시 여러 종교의 요소를 융합하면서 만들어졌다. 유대교와 조로아스터교 경전, 기독교 구약과 신약, 무함마드 전기, 코란 주석서 등을 대조하면서 코란에서 다른 종교들의 흔적을 찾아낸다. 로마 제국을 통해 널리 퍼져나가면서 힘을 발휘한 기독교의 유일신 관념은 이슬람교의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무함마드가 이끈 이슬람제국은 당시 초강대국들과의 경쟁, 기독교와 유대교라는 강력한 일신교와의 대결을 통해 탄생했다. 텅빈 사막 한가운데 있는 이교도 도시 메카에서 무함마드가 신의 계시를 받았다는 초자연적 아우라도 코란에서 벗겨낸다. 그럼에도 이슬람교가 인류사에 미친 대단한 역할은 변함이 없다. 각자 유일신 관념에 따라 나눠 가진 당대의 대립구도가 1500년이 지난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4월 17일 금요일

소셜미디어 이용 동기

소셜미디어 이용 동기 연구(이정권, 최영, 2014)

SNS 이용 동기

1) 정보 추구 및 획득을 위한 인지적 동기
2) 기분전환 및 현실도피와 관련된 오락적 동기
3) 강화효과를 초래하는 개인적 정체성 동기를 지적



2015년 4월 16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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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팽목항 방문 "빠른 시일 내 세월호 인양"

박 대통령은 "얼마 전 세월호 선체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발표가 있었다"면서 선체 인양 의지를 재차 밝혔다. "세월호의 고통을 딛고 그 역경과 시련을 이겨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길에 나서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지난 1년간 겪은 슬픔에 좌절하며 그냥 주저앉아 있을 수 없다. 모두 함께 일어나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일에 힘을 모아야 한다"

"아직도 사고 해역에는 9명의 실종자가 있다. 실종자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다해나갈 것"

"국회에서 세월호특별법이 제정됐고, 이에 따라 민관 합동 진상 규명 특별조사위가 출범해 곧 조사가 진행될 것"

"유가족과 피해자들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 배ㆍ보상도 제때에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갑자기 가족을 잃은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부모를 모두 흉탄에 잃은 경험을 언급하는 등 유가족과의 공감대 형성에 주력했다.

"제때에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깊은 강 - 엔도 슈사쿠, 종교와 신은 어떤 존재인가

신이란 인간 밖에 있어 우러러보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 안에 있으며 인간을 감싸고 수목을 감싸고 화초도 감싸는, 저 거대한 생명입니다. 종교가 다르고 삶의 지향이 다르지만 사랑과 구원으로 통하는 길을 찾으려는 작가의 종교관을 볼 수 있다. 세상이 종교를 걱정하는 게 현실이다.


이완구 충청도 비하발언

성완종 리스트 파문, 이완구 총리의 말바꾸기. 충청도 말투가 그렇다. 곧바로 딱딱 얘기해야 하는데 충청도 말투가 이렇다보니 글쎄요라고 하는 말이 있으니...


이해인 수녀.

제일 당황스러운 질문, 나 보고 예수님 언제 영접했느냐는 건데 그러면 영접요? 그런다. 생경하게 들리니까. 영성생활에서 드라마틱한 어떤 것을 꿈꾸는 거, 위험하다고 느끼거든요. 꾸준히 평범해야 하는데 드라마틱한 것을 추구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게 아닐 때 나락으로 떨어진다.

세계에 많은 종교가 있지만 판단 보류의 영성, 이게 실생활에 무척 도움이 된다. 인간에 대해서 판단은 보류하고 사랑은 빨리하라. 보류하는 마음이 없으니까 우리가 자꾸 실수하고 충동적으로 행동하고 그런다.

함부로 남을 평가하지 마라. 사람이 다 비슷비슷하다. 잘나면 얼마나 더 잘났겠어. 너도 노력하는데 뜻대로 안되지? 이렇게 연민의 정을 가지고 사는 것이 결론이다.

판단보류. 안 먹은 사람이 먹은 사람을 굉장히 우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거룩하다고 하는데 진짜 거룩해서가 아니라 입만 열면 거룩한 소리로 남한테 부담을 준다. 이 소리다. 천사표, 거룩하다고 말 듣는 사람이 조심해야 한다.

정보가 너무 많으니까 이제 지식 습득은 그만하고 인간을 해석해서 배려하는 시대로 넘어가야겠죠. 이런 시대에 부모 노릇하기 얼마나 힘들까요? 엄마 노릇하기도 힘들고, 아내 노릇하기도 힘들고, 그러니까 함부로 우리 같은 사람이 성경에 있는 말만 가지고 가정생활 하는 사람한테 이러쿵저러쿵 잔소리하면 그것도 겸손하지 못한 거지.

내가 알긴 어떻게 알아. 겸손이 기본 덕이다. 자기의 약점을 자랑할 수 있는 겸손. 사도 바울은 '내가 자랑할 것은 약점밖에 없다'는 말을 했다. 아! 약점을 자랑하는 용기가 있으면 살겠구나.

약점을 드러내도 안전할까? 그렇게 봐주는 사회가 돼야 한다. 우리 정치인들도 약점을 자랑할 용기가 부족하다. 미안하다 잘못했다 이게 안 된다. 인간이 참 자기도 모르게 어리석다고 할까. 오히려 어리석은 용기가 필요한데. 김수환 추기경 "그럴만한 요소가 있으니까 나도 비난을 받는 거다"

슬픔 속에 있는 사람한테는 어떤 말로도 사실 위로가 안 된다. 슬픈 사람에게는 위로하는 것도 겸손이 필요하다. '슬픈 사람들에게 너무 큰소리로 말하지 말아요 마음의 말을 은은한 빛깔로 만들어 눈으로 전하고 가끔은 손잡아 주고 들키지 않게 꾸준히 기도해 주어요 슬픈 사람들이 슬픔의 집 속에만 숨어있길 좋아해도 너무 나무라지 말아요. 훈계하거나 가르치려 들지 말고 가만히 기다려주는 것도 위로입니다. 그가 잠시 웃으면 같이 웃어주고 대책 없이 울면 같이 울어주는 것도 위로입니다. 위로에도 인내와 겸손이 필요하다는 걸 우리 함께 배워가기로 해요.

산 너머 저쪽 더욱 멀리 행복이 있다고 사람들은 말하네. 나는 그를 찾아 님 따라 갔다가 눈물만 머금고 되돌아왔네. 멀리 있는게 아니다. 근데 알면서도 계속 멀리 따라간다. 또 언젠가 한 번 죽는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 안 죽을 것처럼 살고. 이런게 인간의 어리석음인가 보다. 그래도 이 어리석음 때문에 오늘을 산다. 맨날 죽음을 생각하면 허전해서 어떻게 살겠나 싶고. 가장 중요한 건 오늘이라는 이 하루를 정말로 충실하게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 한다는 거기에 답이 있겠죠.


도요토미 히데요시. 태양인의 성정. 태양인은 직관이 우월하고 본능적이며 비합리적 속성을 갖고 있다. 자신의 직관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언행들이 주변인들이 보기에는 기인처럼, 때로는 미친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태양인은 자신의 직관적 판단이 설 경우 그것이 확실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기 쉽다. 당장 그것이 실현되어야 한다는 강박적 충동에 사로잡히게 된다. 태양인 급박지심이라고 한다. 모든 주변 상황이나 사물을 간명하게 파악하고 확고하게 추진하려는 속성이 강해진다. 태양인은 주변에서 자신의 뜻을 제대로 따라주지 못하면 설득이나 합리적 대화보다 벌을 주려는 벌심이 강하다. 상식이나 보편적 정서를 뛰어넘는 반인륜적, 원시적 모습을 보이는 것이 태양인만의 특징. 태양인은 자신의 급박지심이나 권력추구에 방해가 되면 비열하고 냉정한 모습을 태연하게 노출한다. 직관을 중시하는 태양인의 경우 개인은 그런 흐름 속에 일개의 수단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하기 때문이다. 전쟁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적군, 아군할 것 없이 인재를 끌어모으는 스타일도 태양인 기질과 닮아 있다. 자신의 급박지심을 충족시킬 수만 있다면 과거 행적이나 빈부귀천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해방자 예수. 정치경제사회적 조건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하고 실천을 강조한 기독교 신학 운동. "예수는 자신의 생애를 가난한 사람에게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그 나라를 이루는 일에 집중했다" "예수는 가난한 사람을 위한 해방이고 기쁜 소식이다"


유언비어에 관한 연구
R= iXa 루머는 이야기의 주제의 중요성(importance)과 화제와 관련된 증거의 애매성(ambiguity). 문제와 주제의 중요성과 관련된 증거나 설명이 명확지 않을수록 유언비어가 널리 퍼진다.

세월호 참사 직후,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일부 유포된 것도 당시의 정부 발표에 대한 불신이 컸기 때문이다. 유언비어를 바로잡기 위해서였다면, 정부는 신속히 상황을 설명하고, 의혹과 불신이 커지지 않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전력을 다했어야 했다. 참사 직후 정부의 대응이, 그보다는 의혹 제기와 비판 자체를 봉쇄하는 데 집중되었다는 사실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런 식의 대응이 박근혜 정부만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의혹 제기와 비판을 차단하고 대중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시도는 권력 그 자체의 속성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

공권력을 동원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일이 적어도 지금처럼 손쉽게 이루어질 수 없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는 일이다. 명예훼손이나 모욕죄 형사처벌의 범위를 상당한 정도로 축소해야 한다. 형법은 허위가 아닌 진실한 사실을 언급하는 경우도 명예훼손 처벌의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피해자가 고소하지 않더라도 수사기관이 알아서 수사에 나설 수 있다.

모욕죄 역시 구체적인 기준 없이 공연히 타인을 모욕한 자를 처벌한다고 하고 있어, 격한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까지 처벌의 대상이 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유엔인권이사회 "모든 가입국은 명예훼손의 비형사화를 고려해야 하며 형법은 가장 심대한 사안에만 적용돼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 명예훼손이나 모욕을 형사처벌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다. 당장 해당 조항을 폐지하는 것이 어렵더라도, 표현의 자유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관련 법 개정이 시급하다.

또 국가기관을 명예훼손의 피해자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몇 년 전부터 국가기관이 기관의 업무처리 등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이러한 입막음 소송은 대부분 국가의 패배로 결론났지만, 법원의 판결이 내려지기까지 오랜 기간 당사자는 수사기관에 불려가 조사를 받고 재판을 받아야 한다.

얼마 전부터는 도심 곳곳에 대통령을 비판하는 전단이 뿌려지고 있다. 조선시대 정치가 어지럽고 의견을 전달할 언로가 차단되었을 때 길거리에 붙었다는 벽서를 떠올리게 한다. 경찰은 대통령 비판 전단을 제작한 사람들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e메일과 휴대전화까지 압수했다. 그런다고 대통령의 명예가 지켜질까. 대통령을 욕하는 사람들을 잡아들이기 전에 군사정부 시절에나 뿌려졌던 전단이 왜 다시 등장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는 스스로의 균열을 감내하지 못한다.


성적 자기 결정권과 무관한 성

결혼 제도 바깥의 성에 대한 규제는 국가가 가족에 어디까지 개입할 것인가의 문제다. 간통죄 위헌 판결은 이 법이 가족을 보호하는 데 더 이상 효력이 없음을 인정한 것 같다. 우리는 미국과 달리 배우자의 외도가 가정을 파괴하지 않는다. 가족이 친밀한 공동체라기보다는 자녀양육, 입신양명의 단위로 도구화되었기 때문에 혼외 사랑은 가족 붕괴의 범퍼다. 집 밖에서의 친밀감으로 내부의 갈등과 지겨움을 견뎌내는 것이다.

성적 자기 결정권은 자유에 관한 권리가 아니다. 무엇이 성적인 것인지, 나는 누구인지, 결정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근대 인문학을 총동원해도 규명하기 어려운 문제다. 이 단어가 출현한 역사를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성적 자기 결정권은 시민권 운동에 이은 1970년대 미국의 성 해방 투쟁에서 등장했다. '성적 자기 결정권'은 시민권 운동에 이은 1970년대 미국의 성 해방 투쟁에서 등장했다. 이 권리는 그간 성적으로 억압됐던 여성과 동성애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이었다. 이성애자 남성은 5000년 동안 해방되어 왔기 때문에 애초부터 논외였다. 일반 남성에게 성적 자기 결정권은 권리가 아니라 기득권이다.

이후 1990년대 초 한국 사회. 법정에서 "나는 사람이 아닌 짐승을 죽였어요"를 외친 어린이 성폭력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성폭력특별법 제정 운동에서 성적 자기 결정권은 중요한 개념이었다. 여성의 성을 순결 차원으로 보는 현실에 대한 저항이었다.

특별법 이전에도 처벌법이 있었지만, 이때 성폭력은 여성 개인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 아니라 순결을 빼앗는 것을 의미했다.

성적 자기 결정권은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당연한 권리가 아니다. 모든 자유가 그렇듯 타인의 권리와 충돌한다. 이 때문에 다른 인권 개념처럼 약자의 권리일 때만 의미 있는, 상황에 따른 권리다. 간통죄, 성매매 모두 성적 자기 결정권과 무관하다. 성매매 방지법이 시행된 2004년에도 논란은 대단했다. 여성의 몸을 구매하는 것을 인권(행복 추구권)이라고 주장한 남성들, 생존권 차원에서 합법화를 요구한 일부 여성들, 성산업의 심각성과 여성에 대한 폭력 현실을 지적한 여성들이 있었다. 문제는 대화가 불가능한 현실이다.

남성들 간의 차이는 보편적인 계급문제로 인식되지만, 여성들 간의 차이는 여성 문제로 치부된다. 남성 간의 계급투쟁은 당연시되지만 여성에게는 자매애가 강요된다. 성산업에 종사하지 않는 여성이 관련 발언을 하면 내용과 상관없이 남녀, 여성주의자, 종사자 모두에게 비난받는다. 언제나 당당한 집단은 구매 남성들이다.

10여년 전 여성부 "성을 사고파는 것은 범죄입니다" 성매매가 범죄인 것은 성을 매매해서가 아니다. 성매매는 성별, 성차별 제도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결정권이 아니라 여성 인권 문제다. 성매매가 왜 불법인가. 누구나 노동과 임금을 교환해서 먹고산다. 남녀가 같은 일에 종사해도 여성이 더 파는 것처럼 보이는 성차별이 있을 뿐이다. 거듭 강조하는 바, 성매매는 매매가 아니라 성별이 문제다.

너무 비대하고 괴이해서 국제사회에서도 특이한 사례인 한국의 성산업 규모까지 문제삼을 능력은 없다. 다만 찬반 주장 이전에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구매자와 판매자가 압도적으로 남녀로 나뉜 직업이 성매매 말고 또 있는가. 창녀와 창남은 같은 지위의 단어인가. 같은 인구수와 역사를 갖고 있는가. 성매매 제도는 여성 전반을 성적 낙인 속에 가둘 수 있는 여성 혐오의 시작이다. 왜 이 직종은 자영업이 힘든가. 왜 인신매매가 흔한가. 왜 기술이나 지식, 근무 연수가 아니라 나이가 소득을 좌우하는가.

성매매는 자기 결정권과 무관하다. 남녀의 성에 대한 이중 잣대에서 출발하는 인권의 보편성에 대한 가장 오래된 질문이다.


무책임과 무통의 괴물 나라

유족 - 정부에 대항하는 종북, 또는 자식 목숨으로 한 몫 챙기려는 떼쓰기로 능욕.
진실 없는 미래의 청사진으로 현실의 고통을 가리려 하지 말고, 물질적 풍요를 내걸어 현혹하려 하지 마라. 스스로가 제거해야 할 적폐임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거대한 착각 속의 점점 괴물이 되어갈 뿐이다.

우리 스스로를 향해서도 탓할 일이 많다. 참사 직후 들불처럼 번지던 추모와 공감이 순식간에 피로감으로 변한 것은 아닌가? 일본의 현대사상가 모리오카 마사히로가 정의하는 무통운명은 겉으로는 안정을 확보한 채 잘살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산 것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닌 마치 중환자실에서 꼼짝하지 않고 잠만 자는 인간을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문명이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모습과 아주 많이 닮아 있다.

시간이 갈수록 피폐해져 가는 우리 사회에서 상실감과 공포감 때문에 뒤틀린 감정을 안고 살아도 자신만 이득을 보고, 남의 아픔을 못 본 체 하는 왜곡된 방어기제는 일시적으로 효과를 볼지 몰라도, 필연적으로 자기 삶도 함께 누더기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세월호 피로감이, 사고 이후 바로잡혔어야 할 것들이 바뀌지 않음으로 인한 안타까움의 반발 작용이거나, 아니면 정부의 여론조작 기제이자, 보수언론들의 선동적 저널리즘 프레임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고해 같은 인생을 견디게 해주는 것이 망각의 힘이라지만, 세월호의 비극에는 통하지 않는다. 기억의 겉은 살짝 벗겨내고 색은 바래게 만들 수는 있을지라도 망각으로 덮을 수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세월호의 비극은 지난 일이 아니라 지금 벌어지고 있고, 이대로 가면 또 벌어질 일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가 열어버린 지옥에서 우리는 생명보다 죽음에, 진실보다 왜곡에, 슬픔보다 분노에, 애도보다 투쟁에 익숙해져야 했다. 우리는 이 지옥에서 새로운 삶의 가치와 연대를 만들어낼 진심들을 반드시 인양할 것이며, 또 우리는 304개의 우주를 기억할 것이다."



국민연금 '용돈'은 되지만 생활비가 되기에는 턱없이 낮다.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연금제도를 운영하는 데 가장 큰 장애 요인이다. 과거에는 기금 고갈에 대한 오해가 가장 큰 불신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기금 없이도 연금을 잘 지급하는 선진국들의 사례가 알려지면서 기금 고갈에 대한 오해는 많이 풀려가고 있다. 국민연금 불신을 불러오는 진짜 원인은 형편없이 낮은 연금 수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액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득대체율의 인상과 국민연금을 못 받게 될 사각지대 해소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소득대체율을 높이면 연금액은 높아진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보험료 인상과 연동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임금 근로자와 영세 자영업자의 보험료 납부를 어렵게 만들고 사각지대를 더 고착화할 수 있다.

소득대체율 인상과 연금 크레딧(보험료 납부 인정제도)은 동시에 추진돼야 할 과제.
어떤 제도든 제도를 만든 목적이 있다. 국민연금은 최소한의 품위 있는 노후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만든 것이며 그 어떤 가치도 이보다 중요할 수는 없다. 한국의 국민연금액 삭감은 세계적으로 봐도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가혹한 것이었다. 과거를 성찰하면서 어떻게 국민연금의 기능을 강화해야 할지 사회적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캐나다 원주민 크와키틀족에겐 축제 날 누군가에게 선물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그때 받는 쪽에게 소중한 것을 줄수록 상대에 대한 영향력이 커진다. 받은 쪽이 선물을 받음으로써 생긴 빚의 크기만큼 준 쪽의 사회적 지위가 안정되는 것이다. 한편 받은 처지에선 빨리 빚을 털어야 자신의 사회적 지위도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서로 상대보다 더 큰 선물을 보내거나 보답하려는 풍조가 생겨났다. 캐나다 정부는 이러다간 모두 가난뱅이가 돼버린다며 풍습을 금지했다.

부모 흉탄에 잃은 슬픔

부모 흉탄에 잃은 슬픔을 이야기하며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일상으로 돌아가라는 당부도 했다고 한다. 부모 잃은 슬픔과 자식 잃은 슬픔은 동일시할 수 없다. 원숭이도 자식을 잃은 어미 원숭이는 장이 뚝뚝 끊기는 아픔 속에서 죽어간다고 한다. 이럴 순 없다.

2015년 4월 15일 수요일

민주주의와 사람들 - 그들과 통하는 길

청년 빈곤.

나는 애초부터 '청년'이란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모든 스무 살이 푸르른 것은 아니다. 거무죽죽한 일상을 겨우 살아내고 있는 10~30대가 있다. 그들을 그냥 '푸른 나이'라 부르는 것은 위선이다.

통계적 기만과 충격

대학진학률 통계에는 지방대는 물론 전문대ㆍ방송통신대 등도 포함돼 있는데, 이들이 서울 소재 유명 4년제 대학과 같은 반열에서 취급받는 통계적 기만을 다들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매년 학업을 중단하는 초중고생이 7만 명에 이른다. 평준화와 수월성을 다투는 진보ㆍ보수 논쟁과 상관없이 그냥 학교를 그만둬 버린다. 아예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않는 '미진학 청소년' 30만여 명은 따로 통계를 잡아야 하므로, 적어도 40~50만 명의 청소년이 지금 '학교 밖에서' 서성대고 있다.

숫자는 절대로 진실의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는다. 한국의 빈곤율은 약 17% 수준이다. 소외받고 가난한 청년들이 참으로 많다.

외국에서 빈곤의 실존은 슬럼을 통해 입증된다. 슬럼은 수만~수백만 명이 모여 사는 빈곤주거지역이다. 범죄ㆍ마약ㆍ질병 등의 소굴이다. 한국에는 미국ㆍ남미ㆍ유럽 등에 현존하는 슬럼이 없다. 슬럼의 초기 모델이었던 달동네 조차 사라졌다. 도시 개발이 이들을 몰아냈다.

효과는 확실하다. 한국인들은 빈곤을 체감하지 못한다. 한 블럭 건너 범죄ㆍ마약 소굴이 있는 뉴욕ㆍ런던ㆍ파리의 부유층과 어딜 가도 연립주택이 들어선 서울의 부유층은 사회경제적 문제를 인지하는 더듬이가 다르다. 한국에서 빈곤 노동은 '투명 노동'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투명한 인간이다. 우리는 가난이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 '가난이 없다 치고' 사는 일에 길들여진 것이다. 태도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의 문제다.

고시원ㆍ반지하방ㆍ옥탑방은 달동네와 다르다. '같은 동네 사람'이라는 유대감이 없다. 얇은 벽을 두고 같은 고시원에 살아도 서로 교류하지 않는다. 빈곤 청년은 더 이상 군집을 이루지 않는다. 원자화된 빈곤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동서고금의 혁명 대부분이 슬럼에서 시작했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한국은 확실히 빈곤층에 의한 혁명 가능성을 거세했다.

한국 사회가 달동네만 밀어낸 것은 아니다. 공단이란 이름으로 수도권 궁벽진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변두리 공단에서 시급 4300원을 감내하는 이유. 돈 쓸 일은 없고 오직 일만 하게 하는 분위기 때문. 스스로 고립돼 지낸다. 그리하여 가난한 노동의 공간조차 우리는 보지 않고 산다. 공단은 중산층의 생활 반경에서 이격됐다.

각종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청년들 역시 도심 곳곳에서 우리와 함께 있다. 편의점ㆍ대형마트ㆍ커피전문점ㆍ백화점 등에서 일한다. 그래도 우리는 그들을 가난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그들은 가난의 표식을 지니고 있지 않다. 우리 곁에서 일하는 빈곤 청년은 자신의 가난을 화장한다. 화장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들을 곁에 두지 않는다.

한국에서 가난은 일상에 융해돼버렸다. 그것은 좀체 추출되지 않는다. 우리는 가난이 보이지 않는 시공간에 익숙해져 버렸다. 간혹 가난을 마주쳐도 시선을 돌린다. 가난한 사람을 보지 않고, 그저 통계로 가난을 추상한다. 빈곤 청년은 통계만으로 입증되지 않고, 더구나 체감되지 않는다. 그것은 개별적이고 구체적이다.

빈곤 청년의 생애사를 추적하면 반드시 그들 부모의 빈곤이 있다. 그들의 아버지 가운데 일부는 박정희ㆍ전두환 때문에 가난해졌고, 또 다른 일부는 김대중ㆍ노무현 때문에 가난해졌다.

지방으로 내려가면, 청년의 일자리는 대기업 공장에서 비롯한다. 재벌이 운영하는 각종 제조업 공장들이다. 그런데 이들 공장에선 90년대 후반 이후, 사실상 정규직을 추가로 채용하지 않았다. 대신 사내하청 방식의 용역을 통해 비정규직만 채용했다. 지역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자동차ㆍ조선소ㆍ제철소에 가보면, 정규직은 40대 이상이고, 30대 이하는 모두 비정규직이다.

더 나은 직업을 갖고, 더 나은 집에서 살려면 교육을 더 받아야 한다. 그러나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더 중대한 사태가 진행 중이다. 이들이 속속 결혼하고 있다. 가난하면 불안해지고 불안하면 자존감이 사라지고 자존감이 없으면 사태를 강압ㆍ폭력으로 해결하려 들고, 그런 부모 아래서 자란 아이들은 배신감ㆍ고립감을 느낀다.

서로 고립되어 있음에도 이들이 공유하는 관념 또는 정서가 있다. 이들에겐 공통된 꿈이 있다. 가게를 차리는 것이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임금생활자가 되는 길을 가능성에서 제외한다. 대신 소규모 자영업자가 되는 꿈을 꾼다. 그것은 불가능한 꿈이다. 각종 자영업의 기반은 서비스업의 대형화와 함께 붕괴했다. 그들이 작은 가게의 주인이 되려면, 대형마트ㆍ백화점이 망해야 한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망하면 그들은 당장 오늘을 먹고살 돈을 벌지 못할 것이다.

종종 끈기가 없다는 말을 듣는다. 실제로 그들은 정시에 출근하지 않거나, 너무 쉽게 일을 그만둔다. 성실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반쪽짜리다. 그들은 성실해야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이들은 투표를 하지 않는다. 투표일에도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일하는 사내하청업체, 공단내 소공장, 백화점, 대형마트 등은 투표일에 쉬지 않는다. 투표일에 이들 업체가 모두 쉰다 해도 그들은 부족한 잠을 자게 될 가능성이 크지만, 어쨌건 그들은 일체의 정치ㆍ사회적 의사표현에 무관심했다.

대신 이들은 힘 있는 사람을 믿는다. 세상을 향해 제 의지를 관철하는 다른 인물을 일찍이 접한 적이 없으므로, 이들이 믿고 따르는 힘 있는 사람은 자신이 일하는 업체의 사장이다. "우리 사장님은 그래도 착한 분"이라는 말. 이들이 보수화되는 것은 조선일보 탓이 아니다. 손님이 많아지는 것은 경기가 좋을 때라는 말을 사장으로부터 매일 듣는다.

만약 그들에게 정치의식이 있다면, 보수 정당에게 몰표를 주는 것이 당연하다. 보수 정당은 경제를 살리겠다고 공약한다. 선거운동원들은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그 말을 번역한다. 진보 정당은 복지를 강화하겠다고 공약한다. 선거 운동원들은 공평한 세상이 될 것이라고 그 말을 번역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복지와 공평에 대해선 아는 바도 겪은 바도 없다. 경기가 좋아지는 게 무엇인지만 안다.

사회보장 또는 복지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국민연금ㆍ기초생활보장ㆍ국민의료보험ㆍ노령연금보험ㆍ보육비보조 등 거의 대부분의 복지 제도는 김대중ㆍ노무현 정부시기에 도입됐거나 완성됐다. 그러나 빈곤 청년의 절대 다수는 이들 정부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거의 없다.

일자리가 없어진 것은 민주정부 시절의 일이다. 이들에겐 복지가 늘어난 기억은 없고 일자리가 줄어든 기억만 남아 있다.

터무니없는 제안이겠지만, 무조건 월 200만원은 지원해야 '구휼'의 효과가 생기고, 복지의 '수혜자' 집단이 형성되며, 그들이 복지정치의 '적극 지지자'가 될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초중등 교육과정, 취업과정, 실직위기 등의 국면마다 누군가 등장해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복지 상담을 해줘야 그들이 복지정치의 실체를 알게 될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경기부양의 신화가 인격을 통해 전파된다면, 사회보장의 신화 또한 인격을 통해 확산될 수 있다. 그런 수준이 된다면 보수 정권이 들어서고 복지제도가 후퇴했을 때, 가난한 자들이 강력한 저항을 시작할 것이다. 복지정치를 하겠다면, '엄청나게 더 많은 복지'를 '개별적이고 인격적으로' 실현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 방식의 딜레마가 있다. 복지에 대한 기억의 역사가 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가난한 청년이 복지를 지지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그들의 지지가 있어야 복지의 정치를 시작할 수 있다.

뾰족한 해법이 없으니 딜레마다. 빈곤 청년들은 탓을 하지 않는다. 정부ㆍ정당ㆍ노조ㆍ언론에 기대를 걸지 않는 동시에 그들에게 제 인생을 책임지라고 요구할 생각이 없다. 부모사업이 망해버렸으니,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으니, 좋은 학교를 졸업하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다"고만 말한다. 자신의 가난에 대해 정치인의 잘못을 묻는 것은 오히려 그들의 부모 세대, 즉 50대 이상이었다.

빈곤 청년들은 '경쟁'을 내면화하고 있다.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열성은 없지만, 경쟁에서 낙오했으니 어쩔 수 없다는 열패감을 자연스레 수용한다. 한국 공교육의 큰 틀이 바뀐 것은 김영삼 정부 때다. 그 전까지 아이들은 국민교육헌장을 외웠다. 인생의 목표가 나라와 민족의 영광을 위해 헌신하고 충성하는 데 있다고 배웠다. 비록 열악한 노동현장을 은폐하는 이데올로기에 불과했지만 그래서 군사정권은 노동자를 산업역군이라 불렀다. 김영삼 이후 김대중ㆍ노무현 정부를 거치며 완성된 현재의 교육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생의 목표는 세계화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개인의 경쟁력을 기르는 데 있다고 가르친다. 이제 어느 정권도 각별한 의미를 담아 가난한 노동자를 호명하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주식ㆍ금융은 도박이다. 큰 돈을 가진 사람이 더 많은 돈을 번다. 현재의 우리는 공동체에 대한 관념을 교육과정에서부터 거세한다. 복지는 공동체를 전제하지 않으면 성립 불가능한 개념이다. 복지를 기대하거나 따져 물을 논리적ㆍ정서적 근거를 빈곤청년들은 갖고 있지 않다.

이들에게 더 나은 물질적 풍요를 약속할 수 없다면, 이들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사회적 호명이라도 필요하다. 사회적 호명은 공동체의 복원에서 시작한다. 공동체를 새롭게 정의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들의 삶이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누군가 도닥여줘야 한다.

일련의 사태를 간단히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이들이 소수라고 치부하면 된다. 현실이야 어떻건,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청년이 다수라고 치부하고 그들에 주목하면 된다.

그런데 그들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지금까지 설명한 빈곤 청년이 다시 등장한다. 현재 모든 4년제 대학생이 품는 최고의 꿈은 공무원이 되는 것이다. 7ㆍ9급 공무원 시험학원이 밀집한 노량진 고시촌을 취재한 적이 있다. 한달에 80만원이 든다. 이런 후원이 가능한 것은 오직 중산층이다. 중산층 자녀가 아니라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수 없다. 중산층 이상 부유층이라면 3~5년 걸리는 사법ㆍ행정고시를 준비할 수 있다. 중산층 4년제 대학 졸업자들은 대기업조차 안전한 일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안다. 그들이 공무원이 되려는 것은 공공에 대한 열정이 아니라, 개인에 대한 공포다. 한국 중산층 청년의 미래를 보려면, 노량진에 가면 된다. 절대 다수가 비정규 빈곤층으로 전락하게 될 벼랑을 볼 수 있다. 현재인 동시에 미래의 문제로서 빈곤은 소수가 아닌 다수 청년의 문제다.

정치는 소통이다. 무릇 정당이라면 이들 청년세대와 교감하고 싶을 것이다. 기자인 나는 그런 방법까진 모르겠다. 다만 그들을 취재할 때, 질문부터 하지는 않았다. 가능하면 오랜 시간 동안, 함께 밥 먹고 일하고 어울렸다. 세상이 남긴 상처 때문에 그들에겐 수많은 가시와 방패가 있는데, 그걸 스스로 거둬들일 때까지 섞이고 스며들려 애썼다. 대화는 그 다음에야 가능했다. 놀랍게도 귿르은 대화 자체만으로 즐거워했다. 비록 나의 기사는 그들의 삶에 거의 도움이 되지 못했지만, 그들은 함께 일하며 밥 먹는 기자를 좋아해줬다. 지금 정치에 필요한 것은 통계로 분석하고 문자로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스며드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들이 정치적으로 두려워하는 이는 대통령이 아니라 주민센터 직원이고, 도움을 청하는 곳은 정당이 아니라 복지관이며, 진심으로 신뢰하는 이념은 언론이 아니라 사장에게서 비롯한다. 주민센터 직원, 복지사, 사장의 자리에 정치인이 가면 된다. 복지정치의 스타트 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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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그러진 민주주의

"김영오씨가 이혼했고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단지 죽은 딸을 팔아 보험금을 챙기려는 비도덕적인 패륜아로 여기는 이들이 있었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얼마나 가족과 인간에 대해 배금주의와 인종주의가 가득한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한국사회의 낙후된 공공성에 대한 문제제기 '총체적인 공공성의 실종'
재난 상황에서 구조를 포기하고 이를 민간기업에 맡긴 해경, 연고ㆍ친소ㆍ부패 고리로 불법과 탈법을 눈감아준 규제기관, 사고 수습 과정에서 정부가 보여준 무능, 책임 추궁과 비난의 정치화에 몰두한 정치권의 행태가 그 근거다.

"우리 사회가 가진 공공성의 위기이자 우리 모두의 위기"
"안전과 안전 관련 규제가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는 한국 사회의 오랜 편견을 사회적 합의를 통해 깨뜨리지 않으면 우리는 어느 순간 발 앞에 낭떠러지가 나타날지 모른 채 걷고 있는 것"

정부가 시행령을 통해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권한ㆍ역할을 축소하면서 국가 차원의 진상규명은 첫걸음부터 비틀거리고 있다. 진상규명언 공공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피해 당사자들의 치유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참사 이후 안산에 거주하며 유가족의 트라우마를 치유해온 정신건강전문의 정혜신씨는 "자식의 죽음이라는 트라우마는 그것만 가지고 씨름해도 일생이 걸리는 일"이라며 "아직도 많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사고 후 1년이 다 됐는데도 비뚤어진 세상과 싸우느라 이 일(치유)은 시작도 못하고 있다. "진상규명이 치유의 핵심"이다.

1년 빅데이터 핵심어 '유가족'과 박 대통령'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전화 인터뷰 녹취록

  개혁하고 사정한다고 그러는데 사정 대상이 누군지를 모르겠다. 사정을 당해야 할 사람이 거기 가서 사정한다고 소리지르고 있는 우리 이완구 총리 같은 사람, 사정 대상 사실 1호입니다. 1호인 사람이 가서 엉뚱한 사람

  허태열 실장, 국회의원 당시에 제가 만났다. 물론 뭐 공소시효 같은 거 지났지만, 2007년 대선 캠프 때 제가 많이 도왔다. 기업하는 사람들이 권력의 핵심에 있을 사람들 얘기하면 무시할 수 없잖습니까. 그래서 한 7억 현금 7억 주고.

  김기춘. 2006년 9월달에. 벨기에하고 독일하고 갔다. 박 대통령 모시고. 그 양반한테도 내가 10만불, 달러로 바꿔서 전달. 결과적으로 이게 신뢰관계에서 오는 일이잖아요. 서로 돕자는 의미에서. 서로 여건이 되는 데까지 십시일반으로.

  홍문종. 본부장. 2억 줘서 조직을 관리. 현금으로 줬다. 이완구도 보궐선거 나올 때, 선거사무소 가서 한나절 정도 있으면서 한 3000만원 주고. 다 이렇게 인간관계 형성을 해서 무슨 뭐 조건이 있고 그런게 아니고, 회사 돈 빌려다가 이렇게 하고 뭐 많이 있다. 저는 당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 사람 중에 하나인데. 그런 심정을 서로가 이해를 하고 그래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가 않아요.

  검찰에서 딜을 내놔라고 했다. 성완종 부인이 페이퍼컴퍼니 만들어서 처제한테 18억 해줬다. 위장으로 용역계약 해줬다는데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전혀 몰랐지만 책임을 져야죠.

  정치는 신뢰를 중시하는 거 아닙니까. 가족도 신뢰관계 직장도 신뢰관계인데, 그냥 이렇게 이용이라고 그럴까 완전히 병신 만드는 거 잖아요.

  홍준표가 당 대표 나왔을 때, 동아일보 윤승모를 통해서 1억을 전달. 아무 조건 없이 그렇게 했는데 그러고 하니까 배신감이 들고. 합당하면서도 백의종군한 사람 아닙니까.

  이번에 검찰 조사도, 자원이 없으면 그만둬야지. 마누라, 아들 오만 생긴 것 다해가지고 다 뒤집어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거예요. 다 가져가서 해봐도 없으니까, 가족까지 다 뒤져서. 이념을 달리하는 사상범도 아주 요즘 무슨 뭐뭐 마약이나 폭력범도 그렇게 안 하잖아요.

  아무런 조건 없이 형편에 닿는 선에서 이렇게 하는 건데 이건 아니지 않나. 도덕성이 제일 중요하지 않습니까. 도덕성이 제일 중요한데, 이렇게 하면 안된다. 이병기 실장 참 처신을 잘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가깝게 지내는 사람이다.

  장학재단, 25년 동안 2만 8000명 이상 장학금을 줬다.

  성완종-반기문. 2000년 충청 출신 정관계 인사들과 충청포럼 창립. 실제 성 전 회장이 반 사무총장 대망론을 추진했다.


  진실은 어디 있나. 러시아 혁명기를 대표하는 아나키스트 작가 보리스 샤빈코프의 소설 <검은 말>엔 이런 구절이 나온다. "당신이 생각하기에 진실은 어디에 있는 것 같아요? 당이나 군 지도부에 있나요?" "단언컨대 없어. 만약 있다면 공장, 병영, 시골마을 뭐 그런 데 있겠지. 소박하고 꾸밈없이 사는 이들에게..."

 
  조은화, 허다윤, 남현철, 박영인, 양승진, 고창석, 권재근, 권혁규, 이영숙...


  '그냥' 여러 사건을 거치면서 공짜라는 뜻으로 왜곡 축소. 단지 부사로서만이 아니라 맥락에 따라서 복합적인 의미를 지니는 담화 표지의 기능을 한다. '어떤 목적이나 조건 없이, 있는 그대로'. 그 자체의 모양을 이해하고 대면하는 것이야말로 무엇으로도 환원되지 않는 존재의 가치를 살피는 일이다.

  세월호 유족들, 1년 동안 절며 절며 왔다. 울고 통곡하고 기함한 세월이었다. 모두가 함께 울어줘도 감내하기 어려운 그들을 미워하는 사람들까지 있었다. 그것이 더한 아픔이 됐다. 목숨을 건 단식을 한 유민 아빠 곁에서 함께 32일간 단식하고, 이번에 세월호 인양과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폐기를 요구하며 다시 단식에 나선 도철 스님과 불자들, 유민 아빠의 뒤를 이어 40여일을 단식한 방인성ㆍ김홍술 목사, 현장 미사를 드리며 곁을 지킨 정의구현사제단 사제들과 수녀들, 촛불교회 최헌국 목사를 비롯해 농성장을 지키며 말없이 헌신해온 숨낳은 이들 외에도 무려 5만여명이 팽목항과 안산에서 자원봉사에 나섰고, 220여만명이 분향소에 조문했고 600여만명이 세월호특별법 제정 청원에 서명했다.

  대화...마주이야기. 방법. 아이와 나누는 이야기를 부모나 선생님이 아이, 어른 말투와 화법 그대로 공책에 적으면 된다. 기억의 각색을 막기 위해 휴대폰의 녹음 기능을 활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주제는 필요없다. 아이는 자신의 말이 글이 되는 것을 보는 것만으르도 한 편의 짧은 동화를 읽듯 좋아한다. 아이한테 무엇을 가르치기보다 엄마, 아빠, 선생님이 아이들 입에서 터져 나온 말을 끊임없이 귀담아들어주고 알아주고 감동해주는 것이 교육이다. "아이들 말을 어떻게 하면 더 들어줄 수 있을지를 알아내면서 아이들 말로 교육해야 한다"

  국가는 무능한 사기꾼이 됐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허무주의. 태안반도 기름 유출 사고 뒤 자원봉사 물결과 2002년 월드컵 때 시청 광장을 비췄다. 영화관에서는 그런 낯뜨거운 광고, 집권 여당 국회의원의 소망처럼 애국 3법이 발의된다고 해서 애국심이 우러나지 않는다. "사고가 나도 안전하게 구조될 수 있는 나라, 국민을 존중해주는 나라에서 살고 싶어요"

대통령의 세월호 냉대 > 지지율 추락 > 충청 총리 집착 > 당내 기반 붕괴 > 이명박 비판 > 부패와의 전쟁 > 성완종 리스트

대통령이 처음에 내 탓이오를 외치며 팽목항에서 사흘 낮 사흘 밤만 보냈어도, 총리가 이완구만 아니었어도, 총리 대신 차라리 법무부 장관이 나섰더라도 성완종은 산으로 올라가며 경향신문 기자의 새벽잠을 깨우지 않았을 것이다.

숨진 단원고 학생 246명 가운데 사망신고가 된 아이는 대여섯뿐이다. 아이들의 영혼은 아직도 시퍼렇게 살아 우리 곁을 맴돌고 있다.

"맑은 사회를 앞장서 만들어주시고 꼭 좀 보도해 달라".


김영란 "부패가 성장의 윤활유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부패를 윤활유로 한 성장은 없습니다" 한국사회의 청탁, 접대문화를 바꾸고 있는 김영란법의 발의자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 "질을 외면한 성장과 부풀려진 성장이 남긴 문제들이 사회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부정청탁 등 금지법은 청렴한 문화를 진작시키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요한 것은 무엇일까 하는 질문에서 출발" "그것은 신뢰였다" "부패라는 윤활유에 의존하면 할수록 점점 더 공적인 신뢰는 약화하고 사적인 신뢰만이 득세할 것"이라고 지적. 김영란법이 과잉입법이고 도덕이나 윤리 문제를 법으로 규제한다는 비판도 직접 반박. "동질적인 사회가 아닌 다원사회에서는 공적 신뢰를 각자의 도덕 감각이나 윤리 감각에 맡겨둘 수는 없다"며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고 서로 익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질적인 사회가 아닌 다원사회를 유지하는 데 적절하지 않은 부분은 바뀌어야만 하고 이 법은 그런 변화를 겨냥했다"

*포획이론: 개인이나 기업이 이익집단을 형성, 정치인과 관료들을 설득해 자기네들에 유익한 각종 규제정책을 이끌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무단 거주: 토지 소유의 가장 오래된 형태. 소유가 아니라 점유, 형태 이전의 상태라는 반박. 우리는 모두 무단 점유자의 후손이다. 인류는 근본적인 자연권 원칙을 침해했다는 점에서 모두 훔친 땅을 받은 사람들이다.
스콰팅은 인류 역사의 시원에 뿌리를 대고 근대적 의미의 재산권 자체를 공격하고 재편하려는 가장 급진적인 운동. 운동가는 소수지만 가난 때문에 무단거주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은 전세계에 약 10억명에 달한다.

많은 죄악이 무지와 잘못된 학습에서 탄생한다. 무지함과 무신경함으로 여러 실수를 저지르며 살아왔다. 모든 분야에 통달한 사람은 없다. 그렇기에 타자의 실수와 죄악을 발견했을 때, 그를 아예 가능성 없는 인간으로 낙인 찍고 갱생할 기회마저 주지 않는 것은 가혹하다고 느낀다.

웃자고 던진 말이 문제가 있을 때 죽자고 달려드는 것은 타당하지만, 선을 넘는 농담을 던진 이를 죽이자고 달려들지는 말자는 것. 대부분의 인간은 배움을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 웃기려다 혹시라도 삐긋해서 선을 넘는다면... 끔찍하다.

2015년 4월 14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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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측 "차에서 비타500 박스 꺼내 전달"



세월호 참사는 정치 무능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건. 어떤 사건이 돌출되면 그 성격을 정의하고 대안을 찾고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게 정치. 세월호 참사는 규정부터 합의를 못 만들어냈고 정략적 게임에 포획되면서 해법을 찾는 과정도 실종됐다. 

갈등 조정ㆍ해법 제시에 실패한 한국 정치의 후진성이 참사 가족을 무대에 서게 만들었다. 가족이 이념전쟁 구도에 휘말리며 고립되고, 대의정치를 통하지 못한 채 정부를 향해 직접 나서게 된 배경엔 정치권 무능이 자리한다.


박 대통령 발언
"저는 이번 희생이 허소디지 않게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모든 국가 정책과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입니다"
"세월호 이전 대한민국과 이후 대한민국은 전혀 다른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민관유착으로 또다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지 않도록 우리 사회 전반의 부패를 척결해 나갈 것입니다"



삼성전자서비스센터 수리기사의 근위축성 측삭경화증(루게릭병)

대전질판위는 이에 대해 "발병 원인이 의학적으로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보호구 없이 유해인자에 20년 가까이 노출되었고 작업현장이 과거에는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은 점 등을 볼 때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된다...


베이비부머, 에코부머
에코부머 취업난, 신용난, 주거난
에코부머는 베이비부머의 자녀세대로서 2010년 현재 약 510만 명의 거대 인구집단이다. 이들은 2012년 현재 만 27~33세로서 본격 사회진입을 앞두고 있으며, 인구통계 측면에서 향후 한국 사회와 경제를 이끌어 갈 주력 세대다. 에코부머는 부모 세대의 소득 증가에 힘입어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환경에서 성장했다.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고 감성, 문화, 유행 등에 민감하며, 동시에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기존의 사회 질서를 강력히 거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에코부머는 부모세대의 기대에 부응해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았다.
에코부머는 현재 경제난 속에서 고통스런 사회진입기를 맞이하고 있다. 첫째, 높은 수준의 교육에도 불구하고 취업시장의 수요자와 공급자 간의 학력 미스매치 현상으로 니트족*(NEET)이 급증하는 등 심각한 취업난을 겪고 있다. 니트의 원인도 최근 단순히 쉼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급증하고 있는데 이는 그만큼 그들의 취업이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둘째, 최근 대학이상 졸업자의 취업률이 크게 악화되자 그동안 빠르게 늘어난 학자금 대출상환이 어려워지고 있다. 학자금 대출 연체자가 늘고 이에 따른 신용유의자가 급증하는 등 에코부머의 신용 건전성이 문제다. 셋째, 베이비부머 사회진입 당시에 비해 크게 높아진 주거비용 등으로 인해 독자적인 주거생활이 어려워지고 있다. 에코부머의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높아진 주거비 부담은 결혼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에코부머의 사회진입이 원만하지 않을 경우 경제사회적 활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먼저 20대 후반의 미혼 비율 급증으로 에코부머의 결혼이 지연되고 쉽게 가정을 이루기 어렵게 될 경우 인구감소 추세를 가속시킬 수 있다. 가장 활발한 소비단계에서 소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경우 내수침체가 장기화되고, 사회경험 부족 등으로 향후 주력세대의 경쟁력 약화가 예상된다. 그리고 세대간 일자리 갈등 문제가 심화되는 한편 부모세대에 경제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부모세대마저 궁핍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에코부머의 안정적 사회정착을 유도할 수 있는 첫 단추가 그들의 일자리 마련이다. 부모 세대와 다른 사회적, 경제적 환경에서 성장한 에코부머이기에 새로운 시각에서 우리 사회에 자리잡도록 할 필요가 있다. 특히 현재의 경제여건과 이들의 강점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 기술, 문화 등 창조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NEET족: 나라에서 정한 의무교육을 마친 뒤에도 진학이나 취직을 하지 않으면서도 직업 훈련도 받지 않는 사람. Not currently engaged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박정희시대 기적은 없었다.


박정희의 기적은 없다. "역사란 과거로 투영된 현재의 정치다."

  현실 속의 불황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찬란한 산업화 시대'에 대한 복고주의적 열기가 뜨거워진다. 지금 집권 세력인 강경우파들부터 박정희 신드롬을 대통령 만들기에 활용했다. 국정 겸험도 업저곧 거의 없는 사람이 박정희 딸이란 이유로 상당한 득표력을 보였으니 이 신드롬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지속적 불안과 새로운 가난의 시대에 이제는 강경우파 이외의 정치세력마저도 박정희 신드롬 활용에 가세한다.
  역사가 정치적 명분의 모색을 넘어 과학이 되자면 일단 공과 과를 기계적으로 계산하는 따위의 방법을 뛰어넘어야 한다. 독재는 잘못이지만 경제발전만큼은 잘했다는 식의 평가는 과학적 방법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인물의 공과 평가는 한 시대의 근본적 성격에 대한 이해를 따를 뿐이다.
  박정희 시대의 근본적 성격이란, 병영국가와 자본의 본격적 성장기였다. 이런 성장을 박정희의 공로로 돌리면 안 된다. 세계 자본주의 황금기인 박정희 시절에는 동아시아 전체가 세계 시장과 연동돼 미증유의 성장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고속성장은 당시 자본주의적 동아시아 국가로서 전형적이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세계 자본주의 황금기에 동아시아만 성장했는가? 그렇지 않다.
  진보의 일각에서 박정희 시대의 국가자본주의적 요소(경제계획, 국가주도 금융, 사실상의 보호무역 등)을 칭찬한다. 그런 요소가 없었다면 개발이 불가능했으리라는 가정까지는 맞다. 그런데 과연 같은 시대의 다른 동아시아ㆍ남아시아 자본주의 국가들은 국가 주도의 개발 전략을 쓰지 않았던가? 국제자본의 흐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싱가포르도 지금까지 인구의 85%가 국유지에 국가가 지은 저가 주택에서 살고 있다. 국가의 경제개입이 상당히 광범위했던 것이다. 과연 아시아만 그랬는가? 신자유주의 시대 도래 이전에는 유럽을 포함한 자본주의 세계 곳곳에서 국가의 보호관세 활용이나 관제금융, 국가의 대기업 소유 등은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이었다. 노르웨이도 그랬다. 박정희의 국가 주도 개발은 예외라기보다는 자본주의 황금기의 보편에 가가웠다.
  박정희가 기적을 일으켰다기보다는 냉전기에 미국이 주는 각종 특혜(차관과 보호무역에 대한 미국의 묵인)을 이용해가면서, 그 당시로서 정상적이었던 방식(국가 개입)으로 그 당시로서 예사로웠던 경제성장의 효과를 봤다. 수출 주도의 성장은 비록 빠르긴 하지만 그런 모델이 경제구조에서 일으키는 심각한 불균형(수출 대기업과 그 하도급 기업으로 이뤄진 이중 경제구도, 구조적인 저임금 강요 등)은 나중에 거의 치유되지 않는 만큼 차후적으로 지급하는 대가가 크다. 한국은 지금도 이 대가를 꾸준히 지급하고 있는 중이다.
  극심한 저임금 노동의 착취로 기적의 성장률이 달성됐지만, 경제가 커가는 동안 병영국가의 폭압 아래 놓인 사회는 진화되지 못했다. 경제는 성장했지만, 사회의 시계추는 거꾸로 갔다. 커져가는 경제는, 일제 말기 이상으로 치밀하고 철저한 전체주의 국가를 뒷받침했다. 박정희의 '케인스주의'를 찬양하는 자칭 진보 인사들은 이 부분까지 과연 고려에 넣는가?
  과학으로서의 역사의 중요한 방법론은 비교론이다. 자본주의 황금기의 국가 주도 성장의 보편적 특징은 복지제도의 정비였다. 경제를 주도하고 성장을 이끌어내는 국가가 성장으로 생기는 잉여를 활용해 복지라는 재분배 메커니즘을 통해 다수의 피지배 인구를 경제적으로 포섭하는 셈이었다.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게 농업경제에서 공업경제로 이동하고 있었던 핀란드야 이미 1950년대 후반에 보편적 국민연금을 창설하고 1970년에 무상의료를 도입했지만, 굳이 북유럽이 아니더라도 1960~70년대는 복지주의의 중요한 도약기였다. 한국과 여러보로 비교 가능한 대만에서 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보험의 도입은 이미 1958년 이뤄졌다. 비자본주의적 발전의 길로 갔던 북한에서는 이미 1960년에 무상의료와 무상교육이 도입됐다. 한데 박정희의 한국은, 이미 이승만 시절 막바지에 도입된 공무원연금 이외에는 거의 복지의 황무지였다. 박정희는 복지를 통한 포섭이 아니라 일제 말기나 만주국과 같은 방식의 무력동원과 폭압, 그리고 국가주의적 규율화를 선호했다. 한국 정도의 병영화를 대만이나 싱가포르에서 과연 볼 수 있었는가?
  한강 기적은 없었다. 박정희라는 희대의 기회주의자가 당대의 세계적 경제흐름을 잘 타서 태평양전쟁 총동원기와 같은 방식으로 자신의 종신집권을 꾀했다가 실패했을 뿐이다. 수출 의존과 군사주의적 국가, 재분배의 부족과 같은 박정희의 유산들은 우리 발목을 오랫동안 잡을 것이다. 박정희의 영웅화보다는, 광기가 난무했던 국가폭력 시대의 국내외 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배려가 시급하지 않을까 싶다.


홍가혜 새정치 토론회 참석 못한 이유는

조선일보 <가짜 잠수부 홍가혜 불러 토론회 여는 야당>
마녀사냥은 사회 도처에 퍼져있는 스트레스와 아노미를 희생양에게 집중시키고 이를 통해 대중에게 일시적이고 부분적인 만족감을 줘 분노의 방향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는데 활용된다.

명예훼손 형사처벌이 있는 국가는 한국 뿐
명예훼손 형사처벌은 억울하게 명예 훼손당한 사람들을 구해주는 순기능 보다는 검찰이 칼자루를 쥐기 때문에 권력자를 비판하는 세력을 탄압하는데 활용되는 역기능이 더 큰데 홍씨의 사례가 전형적인 이런 경우다.















2015년 4월 13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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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선거사무소 찾아가 현금으로

문무일.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장. 

중론 - 나가르주나

나가르주나는 우리에게는 용수보살로 익숙한 인물. 제2의 붓다로 불리는 그의 중론은 인간의 왜곡된 인식의 오류를 철저하게 부정하고 해체한다. 무엇을 새로이 주장해 진리를 인식하는 방법이 아니다. 지금 너의 생각이 근본적으로 허구라는 점을 밝히는 것으로 깨침과 자유를 준다. 

클린턴. "평범한 미국인들을 위한 대변자(champion)"

"나는 00를 할 준비가 돼 있다"
"나도 뭔가 할 준비가 돼 있다. 대통령에 도전할 것"

유력후보는 민주당의 클린턴, 공화당의 랜드 폴 켄터키주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 텍사ㅡㅅ주 상원의원 3명.


세월호 침몰, 총체적 부실과 무능의 결과.

국토해양부 항만청 한국선급 인천해경
이명박 정부 선령 제한 20년 → 30년으로 완화

청해진해운
편법으로 항로를 개척한 뒤 무리한 운항으로 돈을 벌었다. 화물은 적재기준치보다 1065톤 초과, 평형수는 930톤, 연료유 410톤 청수 31톤을 덜 실었다. 항구에서는 배가 떠 있는 깊이를 보고 출항허가를 내준다. 화물을 많이 실으려면 그만큼 평형수를 배야 한다. 

세월호 탈출 승무원들
재판에서 가장 엄한 처벌을 받는 이는 탈출한 승무원들. 재판부는 승무원들에게 과적, 부실고박, 운항미숙, 구조실패의 전 부분에 책임이 있다고 봤다.

해경, 119구조대, VTS(해상교통관제센터)


선박 증축, 출항 전 현장확인 미이행, 안전검사 누락, 화물 선적관리 미비, 평형수 조작, 구호의무 위반, 퇴선 명령 불이행, 사고 대응ㆍ구조 실패…

왜 계속 진상규명 요구를 하는가.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은 출항부터 침몰까지 '세월호'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돈의 논리 가두는 여권
김영오 "교통사고 나서 죽었다면 이렇게 안 싸웠다. 팽목항에서 시신을 보니 어떤 아이는 휴대폰을 귀에 대고 있고 어떤 아이는 기어오르느라 손톱이 다 빠져 있었어. 그 순간 정부가 구하지 않는 걸 보고 있었다고요."

물어야 한다.
우리 모두의 비극이다. 대한민국은 세월호 참사 전과 후로 나뉜다. 

끔찍한 재난을 당한 자들을 위로하고 국가의 무책임하고 비인간적 처사에 대해 분노하는 것 자체가 특정한 정치적 행위로 해석되고 더러는 비난까지 받는 현실이다. 

국가개조의 프레임. 국민들에게 증오와 적대를 심는 새로운 프레임으로 바뀌었다. 대통령은 여야의 특별법 합의를 재촉했고 보수언론은 세월호 피로증을 언급했다.

도저히 잊을 수 없는 일을 잊으라고 강요하면 잊을 수 없는 이들의 가슴은 내면으로 병들기 마련이다. 망각의 프레임은 증오의 프레임을 잉태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는 자살, 노인, 빈곤, 교통사고 사망과 같은 세계 제일의 불행지수들이 넘친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어떤 지표들보다 세월호 프레임의 변화는 우리 사회의 내면이 갈라지고 깨어지는 균열의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우리사회는 치유의 과정은 없고 안으로부터 깨어지고 갈라져 균열의 틈으로 인해 고통받는 내파사회가 되고 말았다. 가학적 정부의 보이지 않는 고문이 국민들을 갈라 그 상처로 인한 증오와 적대가 어떻게 쌓이는지를 온전히 확인한 1년이었다.

정치와 생활을 결합하는 일이 무엇보다 긴요한 진화된 민주주의의 과제다. 해체되고 버려진 개인의 생활을 공공적이고 민주적 질서로 재구성하는 생활민주주의, 국가의 모든 정책과 제도를 국민의 삶을 향하도록 설계하는 생활국가, 냉전 이념의 틀을 벗고 생활의 현장을 네트워크로 결합하는 생활정당의 패러다임이야말로 내파된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치유하는 출발이다.

누군가의 품에 안겨 저렇게 따스한 위로와 격려를 받아본 적이 언제였던가. 청년들은 기성세대가 일러준 대로 열심히 살아왔는데 바로 그 기성세대가 망쳐놓은 사회 구조 때문에 힘겨운 현실과 암담한 미래 앞에 불안하게 놓여있다. 진심으로 따스한 위로 대신 사실상 공허한 채찍질에 불과한 이른바 멘토들의 격려사밖에 들은 게 없다. 그런 청년세대는 지금 이 순간 누군가로부터 진심어린 위로를 받고 싶어 한다. 누군가의 품에 안겨 한번 울어보고 싶다. 


누구도 원망 말라전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달리, 성완종씨는 돈을 건네준 정권의 실세들을 일일이 거명했다. 원망 때문인지, '깨끗한 세상'을 위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중요한 건, 그가 자신의 일생과 목숨을 걸고 우리 사회에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는 점이다.

하나뿐인 목숨을 걸고 한 최후의 진술, 특별히 신뢰할 만한 진술이다. 산 사람들에겐 언제나 죽은 사람의 마지막 말을 경청해야 할 책무가 있다. 지난주 경향신문 보도 이후,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대통령, 여당 대표, 검찰총장이 똑같이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는 건 뜬금없는 일이다. 수사는 언제나 엄정해야 하고, 예외 없이 법과 원칙을 따라야 한다. 단서가 있으면 수사를 해야 하고, 수사의 대상이 고관대작인지, 대통령 주변의 실세인지도 따지지 않아야 한다.
요란한 말잔치를 펼치는 건, 거꾸로 검찰 수사로는 결코 속시원한 결론에 이를 수 없다는 걸 미리 보여주는 것 같다.

우리는 돈보다 먼저 난 인간이라는 사실에 대한 망각은 참사에 버금가는 이 사회의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유가족의 바람은 근본적인 진상 규명이다. "유가족이라도 되게 해 달라"는 실종자가족의 절규. 그 당연한 요구를 1년간 뒤틀고 뭉개고 지겹게 만든 장본인은 유가족이 아니라 무능하고 비정한 정부다.
여론에 떠밀리고 정략적 계산까지 더한 대통령 한마디에 득달같이 내놓은 인양 계획, 주객전도의 극치를 보여 주는 특별법 시행령, 도의조차 저버린 보상금 발표.
국가라는 탈을 쓴 기득권 세력의 지겹게 하기 전략은 도처에서 목도할 수 있다. 연대와 연민을 야금야금 갉아먹어 우리를 자본의 노예로 강등시킨다.

좋은사회.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을 합리적으로 대응하고 풀어가는 ㅏ회. 좋은 사회가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좋은 정치가 요구된다. 좋은 정치란 사회 문제를 제대로 진단하고 올바른 해법을 찾는 정치를 말한다. 지식사회 / 언론 / 정치사회 /

지난해 4월 16일 이후 우리 모두가 흘렸던 눈물을 잊어서는 안된다. 국가와 사회에 문제가 있다면 이 상태 그대로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줘서는 안된다.

총수 보수는 총수 마음대로. 월급쟁이 사장의 경우에도 총수가 결정할 수 있는 셈. 피터 드러커 "CEO와 직원의 연봉 차는 20배가 적절하다" CEO와 직원 연봉차는 평균 27배로 드러커의 기준보다는 다소 높습니다. 


귄터 그라스. 독일 사회의 죄의식을 가장 냉철하게 파고든 작가. 



2015년 4월 6일 월요일

사평역에서 -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내면 깊숙히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 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 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 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사평역에서, 문학과지성사, 1983>



2015년 4월 1일 수요일

4월 1일 만우절 큐티 당신 안에 살아서 그래서 제가 삽니다

, 주님 저의 탄원을 들어주십시오. 새로 밝는 날마다, 더불어 죽음이 다가옵니다. 더 이상 제 삶의 어둠을 견딜 수가 없습니다. 제가 죽지 못해서 그래서 이렇게 죽습니다.
 
무슨 목적이 있어서 제가 아직 숨을 쉬는 겁니까? 유일한 목적은 죽음의 고통을 늦추는 것입니다만 그러나 제 삶 또한 죽음만큼 괴롭습니다. 제가 죽지 못해서 그래서 이렇게 죽습니다.
 
고통을 덜어보려고, 거룩한 빵과 포도주의 형상 안에서, 당신을 바라봅니다만 당신 얼굴 뵙지 못하매 제 가슴은 무너져 내립니다. 제가 죽지 못해서 그래서 이렇게 죽습니다.
 
하늘나라 기쁨을 향하여 나아가다가 마침내 당신 얼굴을 대면하게 된다면 당신 아니 계셔서 맛보는 저의 이 고통도 끝나겠지요. 제가 죽지 못해서 그래서 이렇게 죽습니다.
 
이 어두운 땅에서 거두어지기를 소원합니다. 이 어두운 육신에서 풀려나기를 소원합니다. 그때 저는 황홀한 기쁨으로 울겠지요. 당신 안에 살아서 그래서 제가 삽니다.
 
 
죽지 못해 살아요...라는 고백을 하다가 "당신 안에 살아서 그래서 제가 삽니다."라는 고백으로 끝나는 산문시다. 이 시가 복잡한 내 마음과 머릿속을 통째로 덮었다. 요즘 아버지 사랑을 삶 속에서 느끼면서 말씀 속에서 뜻을 구하지 않았다. 옳은 열심인지 그른 열심인지 나는 판단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는 다른 이들을 향해 손가락질하고 정죄했다. 그들에게 '?' 사는지 속으로 묻고 혼자 판단하고 결론지었다. 그 사람을 거울삼아 나를 돌아봐야 했는데 내 민낯을 드러내기보다 숨기고 덮어버리기 급급했다. 못났다 손성배 정말.
 
나를 바라보는 창문을 더 크게 틔워야 하는데 다른 이를 정죄하느라 시간을 몽땅 허비하고 있다. 하나님이 일부러 세상을 방치한다는 생각만 하면서 비난의 날을 갈고만 있다. 그 세상엔 나도 포함돼있다. 내 글쓰기와 생각하기의 원천은 분노다. 분노가 의심을 낳고 의심은 불신을 낳는다. 아무 것도 믿지 못한다. 다른 이만 못 믿는 것이 아니라 나도 믿지 못한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옳다고 말하기 위해서 분노하는 것인데 그 분노가 결국 나를 믿지 못하게 한다.
 
외롭고 힘들고 어렵다. 그래도 당신 안에 살아서 내가 산다. 이 와중에 아버지 앞에 무릎 꿇을 수밖에 없게 나를 몰고 가시는 것도 은혜임을 깨닫게 하시니 감사하다. 삶 속에서 십자가 고난을 알게 하시니 감사하다.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지만 말씀으로 지금도 살아 역사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 그리스도의 멍에를 메고 질질 끌려가겠다. 스스로 짊어진 멍에보다 그리스도의 멍에가 훨씬 가볍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2015년 3월 26일 목요일

BBC의 YOUR STORY.

BBC의 YOUR STORY.
출생연도 월일을 기입하면 그 당시 있었던 일, 자라는 동안 있었던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연표 형식으로 보여주는 서비스.
 
시더오더 루스벨트 분배가 곧 정의다.
석유왕 록펠러, 철강왕 카네기 등 강도 귀족이라 불리는 독점기업의 횡포를 막아내 독점 파괴자라고 불렸다.
 
사람은 왜 화를 내는가.
1.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 2.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 3. 사람의 도리로서 해야 하는 것
 
화는 강한 에너지를 수반하는 탓에 상대를 공격하고 파괴하는 이미지가 강해, 자칫 큰소리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있다. 현상에 문제를 느끼고 이상하다 잘못됐다고 생각하니까 화가 치미는 것이다.
 
화는 참기 때문에 폭발한다. 화내는 일은 부덕한 일이며 여전히 화를 내지 않는 것이 미덕이라고 한다.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 참는 게 최고라는 생각은 오해다. 화를 피하면 증오로 변한다. 화는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마주해야 하는 것이다.
 
시아파 수니파
 
모하메드
 
모하메드가 죽으면서 누구를 따르느냐. 자식들 중에서 누구를 따르냐를 두고 갈라짐.
1천년도 더 된 일. 그때부터 전쟁을 하기 시작. 1천년 된 대립.
모하메드 죽고 나서부터 계속되는 싸움.
이란 - 시아
사우디 - 수니
 
전체 인구로 보면 수니파가 절대적으로 많음.
시아파는 저항세력으로 대립.
 
교리가 다른 건 아닌가?
 

2015년 3월 18일 수요일

한미중 사드 공개 대립

사드(종말단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

한미 양국은 북한의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에 의한 상당한 위협에 직면해 있으며 우리 군 당국은 한국과 한국 시민,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시스템을 고려할 책임이 있다.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한국이 가입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은행 지배구조와 투명성을 강조한 뒤 은행 운영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함으로써, 한국이 3월 시한인 창립 멤버로 참여하는 데에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청와대는 두 강대국 눈치를 보느라 사드의 쟁점화를 원하지 않지만, 국방부 등 부처가 말을 듣지 않는 양상"이라며 "조율 임무를 맡은 청와대 국가안보회의가 제구실을 못해 불필요한 외교 분란을 초래하니 큰일"


박 대통령 경제 해법

박 대통령 경제 해법

공무원연금 개혁 외에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안 처리 ▲최저임금 인상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추가 회동 등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 개정안 처리에 대해서는 보건의료 분야를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경우 공동 논의키로 했다. 보건의료를 서비스산업으로 분류하는 것을 의료민영화 시도로 보고 반대해 온 야당의 의견을 여당이 수용한 것이다. 관광진흥법 개정안 등 다른 경제법안 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합의를 보지 못했다.

문 대표 "정부의 경제정책은 국민의 삶을 해결하는 데 실패했다며 총체적인 실패로 규정하면서 경제사령탑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교체를 요구했다. 소득주도성장이 경제를 살린다.

박 "인위적인 가계소득 강화는 국민 세 부담 증가 및 기업 활동 위축 등 한계가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소득 증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선순환 구조 만드는 것이 최선이다"

문 "최저임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 생활임금도 모든 지자체로 확대해야 한다."

박 "정부도 최저임금을 적정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으나, 물가와 노동생산성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저임금 위원회에서 결정할 사항으로 여야가 협조해주기 바란다."

김 "임금 인상 여력은 대기업에 있지만 이미 대기업은 국제적 평균임금에 상당히 접근해 있다. 반면 중소기업은 인상 여력이 없다."

문 "전월세 폭등, 부동산 가격을 올리면 전월세는 더 올라간다. 임대료 상한제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

박 "앞으로 임대주택 충분히 공급해서 시장 안정시키겠다."

김 "결국은 공급 늘리는 시장원리에 맡겨야 한다. 민간 임대사업 활성화법을 빨리 처리해야 된다"


*법인세 딜레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일부 자국 기업들을 향해 "이익을 위해 국적을 포기하는 탈영병들"이라고 맹비난했다.

미국 법인세율은 35%다. 반면 영국과 네덜란드는 각 21%, 25%다. 낮은 법인세율을 좇아 최근 10년간 약 50개 미국 기업이 본사를 외국으로 옮겼다. 엑소더스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감춘 속마음의 뚜렷한 이견을 들어 구체적 성과는 아무 것도 없다고 폄하하는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서로의 다른 생각을 나누는 것도 소통의 일종이다. 또한 그런 제한적 소통을 완전한 소통으로 이어가기 위해 청와대와 여야 모두 다시 한 걸음씩 물러서야 함을 일깨운 것만도 값지다. 무조건적 대결의 정치에 숨통이 트인 것을 환영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협력의 진화…로버트 액셀로드

협력의 진화…로버트 액셀로드

의사결정 참여자 간 힘의 차이가 있을 때의 문제
합리성을 강조하거나 힘으로 상대를 지배한다는 기존 이론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자발적 협력'이란 행태에 대한 것이었다.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서 가장 효율적인 전략을 찾기 위한 컴퓨터 대회를 열어 어떤 조건하에서 협력이 이뤄지는지를 분석했다. 결론적으로 자발적 협력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관계의 연속성이었다. 단발 게임에서는 상대를 배반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연속 게임에서는 협력해야 할 강한 유인이 생긴다는 것이다.

사회적 자본... 선진국이 되기 위해 넘어야 할 문턱이 사회적 자본이라고 믿은 뒤였다. 일상의 거래뿐 아니라 정치인의 공약, 정부정책까지도 한 번의 게임이 아니라 연속 게임으로 만들어야 협력과 신뢰가 생기고 결국 사회적 자본이 축적된다.



2015년 3월 4일 수요일

허핑턴포스트 뭘 넘었나

미디어뉴스기자수첩
‘대체’는 ‘대안’이 아닌데, 허핑턴포스트는 무엇을 넘어섰는가?[기자수첩] 손석희 인터뷰에서 읽히는 그들의 자부심에 대해
박장준 기자  |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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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04  18: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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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놀랐다. 자부심이 이렇게까지 강할 줄은 짐작을 못했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가 3일 내놓은 JTBC 손석희 사장 인터뷰 기사에는 이렇게 시작하는 질문이 있다. “허핑턴포스트를 비롯한 새로운 온라인 매체들이 기존 프린트 매체들의 영향력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 언론의 문법으로 보면 허핑턴포스트는 ‘언론’이 아니라 포털사이트 같은 뉴스 유통 플랫폼이다. 계약을 맺은 언론사들의 기사를 선별해 내보내고,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인사나 필자의 글을 활용해 광고수익을 올리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허핑턴포스트에 ‘기자’는 없다. 모두 ‘에디터’다.
물론 허핑턴포스트코리아의 자부심을 이해할 수 있다. JTBC <뉴스룸>을 만드는 사람은 120명 정도인 반면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에디터는 십여 명 정도인데 하루 페이지뷰는 150만 수준이다. 웬만한 종합일간지 닷컴, 인터넷신문보다 독자가 많다. 출범 첫해인 2014년에도 적자를 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면과 시간이 정해져 있는 신문, 방송과 달리 온라인에서는 “개개인에 따라서 더 알고 싶은 뉴스”를 골라서 읽을 수 있다. 또한 “‘허핑턴포스트’처럼 SNS를 기반으로 한 매체가 독자들에게는 뉴스를 섭취하는 더 쉽고 효과적인 방법일 수도” 있다. 좋은 뉴스를 골라준다는 평가도 많고, 파급력도 있다. 한겨레의 한 기자는 “같은 기사라도 한겨레보다 허핑턴에서 더 잘 읽히는 게 많다”고 말했다.
저녁만 되면 KBS와 MBC 뉴스에 ‘무조건’ 노출되던 시대는 지났다. 능동적으로 뉴스를 선택하는 데 능숙한 이용자가 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지금도 네이버와 다음이 편집한 뉴스에 일방적으로 노출되고, ‘우라까이’(타매체 기사를 그대로 복사붙이기 수준으로 내보내거나 교묘하게 바꾸는 못된 행태)가 성행하고, 정부와 기업의 보도자료가 몇 글자만 바뀐 채 그대로 기사가 되는 언론 환경이다. 때문에 제대로 된 뉴스를 찾아 읽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뉴스를 많이 읽는 것과 좋은 뉴스를 읽는 건 다른 행위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이러한 지점을 파고들었고, 현재까지는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허핑턴포스트가 존재가치를 인정받고 싶은 것은 당연해 보인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손석희 사장과 인터뷰에서 세 차례나 ‘허핑턴포스트’를 언급하며, 뉴미디어의 역할과 장점을 강조했다. 돌아온 대답은 이랬다. “사람들은 마음껏 뉴스를 취사선택합니다. 물론 그런 장점은 있습니다. 자신의 취향대로 뉴스를 본다는 것은 좋은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뉴스들이 꼭 이용자들에 의해서만 최종 선택되는 건가요? 매체가 특정한 방향의 뉴스만 독자들이 선택하도록 내놓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허핑턴포스트코리아’도 에디터들이 필요 없지 않겠습니까.”
질문자 입장에서는 꽤 아픈 대답을 들은 셈이다. 물론 하루 종일 이슈를 추적하고 좋은 뉴스를 선별하기 위해서는 에디터는 많을수록 좋다. 에디터들은 하루 열 건의 원고를 손대고 직접 기사를 쓴다. 콘텐츠는 크게 전재기사, 블로그, 직접작성 기사, 번역기사 등 네 종류인데 비율로 보면 전재(한겨레 한겨레21 연합뉴스 오센)의 기사가 전체의 절반 수준이고 나머지는 비슷한 비율이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프린트 매체 이상의 영향력”을 자랑하지만 애석하게도 이들의 영향력을 이끌고 있는 건 좋은 저널리즘은 아니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에디터들은 큐레이터로서 뉴스를 고르기도 하지만 가십성 기사도 편집하는데, 4일, 오후 4시 반 인기기사 리스트에 올라와 있는 글은 대부분 전재계약을 맺은 언론사의 기사나 허핑턴포스트가 직접 생산한 리스티클(listicle=list+article)이다. 제목만 보면 이렇다.
<그 많은 아웃백 어디로? 패밀리 레스토랑 쇠락 이유 4가지>, <“이태임이 예원에게 욕설을 한 것은 사실이다”>, <한국인이 가장 기르고 싶은 개 베스트 10(사진)>, <인지과학으로 본 ‘드레스 색깔 논란’>, <인도 버스 성폭행범 “피해 여대생 책임이 더 크다”>, <당신의 주방을 스마트하게 바꾸는 팁 17>, <불륜에 대해 당신이 몰랐던 10가지 통계>, <남자의 섹시함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11가지>, <최고의 유튜브 요가 채널 9>
  
 
혹자는 “독자가 선택한 기사 아니냐”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인기기사 리스트는 허핑턴포스트코리아가 가십과 전 세계를 떠도는 리스티클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3일 오후 비슷한 시간에 발행한 손석희 인터뷰와 연예기사의 페이스북 ‘좋아요’ 숫자를 보자. 4일 자정 기준 손석희 인터뷰 기사에 달린 ‘좋아요’는 천 개 정도였던 반면, 연예기사에는 3만개가 넘었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정치, 경제, 사회부문 에디터들은 하루 최소 7~8개의 기사를 골라 전재하고 보통 정치·경제·사회 기사들이 상위기사 30~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결국 허핑턴포스트코리아 트래픽을 끌고 가는 콘텐츠는 리스티클, 동영상, 사진 같은 것들이다. 허핑턴포스트 본사는 매일 각국 지사에 “바이럴이 잘 된 동영상과 사진”을 보내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가 아닌 에디터에게 “왜 직접 기사를 쓰지 않고 큐레이팅만 하느냐”고 따지는 것은 허핑턴포스트라는 뉴스 플랫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에디터가 직접 쓴 기사를 두고 “취재 없이 링크만 붙인 우라까이”라고 비난하는 것 또한 부적절하다. 좋은 뉴스는 더 읽혀야 한다. 온라인은 뉴스의 독점이 아니라 뉴스의 공유를 위한 도구인 것이 더 바림직하다. “글값이 없다”는 지적을 제외하고 허핑턴포스트에 대한 비판은 분명, 과도한 측면이 있다.
진짜, 문제는 허핑턴포스트가 자신의 매체력을 저널리즘적 영향력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허핑턴포스트가 비판하는 매체처럼 리스티클과 동영상, 사진으로 트래픽을 쌓아 올리면서 뉴스의 미래를 언급하는 것은 솔직히 낯뜨겁다. 허핑턴포스트는 ‘좋은 뉴스를 골라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결국 지금 허핑턴포스트의 포스트는 이 매체의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한겨레 파견 직원은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서 네이티브광고를 쓰고 있다).
사실 비판자들이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묻고 싶은 것은 그들이 손석희에 물었던 것 같이 (꽤나 거창하게도) 뉴스의 미래다. ‘SNS의 시대에 뉴스는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우리는 집단지성의 정화 작용을 믿을 수 있는가? 새로운 플랫폼이 난립하는 시대에 뉴스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창간 1년이 된 허핑턴포스트가 해야 할 일은 좋은 기사를 골라내고 이 기사를 의미를 알려내는 것만으로 생존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다. 리스티클 트래픽을 저널리즘 영향력으로 착각한다면 저널리즘에도 생존에도 도움이 안 된다.
‘허핑턴포스트를 비롯한 새로운 온라인 매체들이 기존 프린트 매체들의 영향력을 넘어서고 있다’는 그들의 자기 규정이 의미를 갖으려면, 그래서 매체 환경이 어떻게 바뀌었고 저널리즘의 선순환에 그들이 어떻게 기여했는지 허핑턴포스트가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대체는 대안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허핑턴 이후 안 읽어도 되는 기사, 보지 않아도 그만인 뉴스만 더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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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3일 화요일

새장 속 뉴스

http://www.huffingtonpost.kr/2015/03/03/story_n_678140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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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는 상암 신사옥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중구 순화동의 중앙일보 건물이 오랜 역사를 지닌 신문사의 유산이라면, 지상 21층, 지하 6층 신사옥은 미디어 그룹으로서의 JTBC의 야심이다. 상암은 일종의 미디어 전쟁터다. 시간이 남아 신사옥 앞 커피숍에서 잠시 질문지를 정리하고 있는데, 주변 테이블에 앉은 모든 사람이 프로그램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논현역 주변의 커피숍 테이블에서 부동산 이야기가 오가고, 대학가 주변 커피숍 테이블에서 취업 이야기가 오가듯이 말이다.
신사옥의 가장 핵심인 뉴스룸에는 이 모든 것을 총괄하고 있는 손석희가 있다. 손석희가 JTBC 뉴스룸 앵커이자 보도, 시사, 교양 총괄 사장이 되자 사람들은 환호하거나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람들은 워터게이트 사건을 집요하게 보도해 닉슨을 사임시킨 CBS 앵커 월터 크롱카이트를 거론하며 새로운 뉴스를 기대했다. 혹은, 손석희가 중앙이라는 거대 미디어 그룹의 얼굴 마담이 되어버렸다고 한탄했다. 그리고 1년여가 지났다. 손석희와 뉴스룸은 세월호 참사를 지나오면서 한국 뉴스의 어떤 기준이 됐다. 놀라운 일이라고? 때로는 단 한 명의 리더가 업계의 기준을 새롭게 창조하기도 한다.
사실 우리가 손석희에게 묻고 싶은 것은 (꽤나 거창하게도) 뉴스의 미래였다. SNS의 시대에 뉴스는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우리는 집단지성의 정화 작용을 믿을 수 있는가? 새로운 플랫폼이 난립하는 시대에 뉴스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물론 우리는 레드 제플린에 대해서도 물었다. 손석희가 가장 좋아하는 곡인 레드 제플린의 Since I've Been Loving You 가사는 이렇게 시작된다. “Working from seven to eleven every night, It really makes life a drag, I don't think that's right(아침 일곱 시부터 매일 밤 열한 시까지 일합니다. 그게 제 삶을 지치게 합니다. 옳지 않은 일이에요).
인터뷰의 시작은 손석희의 하루 일과를 물어보는 것으로 시작했고, 그의 일과는 정말이지 옳지 않았다. 하지만 손석희는 "바쁘다고 자랑하는 것 같다"는 말로 그 부분은 싣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한가지는 살짝 이야기할 수 있다. 이 남자의 일과는 시작부터 끝까지 뉴스로 가득하다. 혹은, 이렇게도 말할 수 있겠다. 손석희는 뉴스다.
-뉴스룸의 전체 인원은 몇 명인가요? 매일 탐사 취재도 내보내던데 인력이 빠듯하진 않나요?
=120명 정도입니다. 굉장히 적습니다. 다른 공중파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적은 숫자인데 뉴스를 100분 한다니까 놀랄 일이지요. 하지만 제 생각에 다른 거대 공중파에는 거품이 많다고 봅니다. 탐사 취재팀은 여섯 명입니다. 사실 이것도 기절할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뉴스룸에는 없는 ‘취재작가’라는 직책이 있는데, 그들이 또 여섯 명 있습니다. 그러니 한 팀당 둘이 하는 겁니다. 탐사 플러스가 일주일에 네 번인데, 죽도록 돌아가는 겁니다. 사실 좀 무리이긴 합니다.
-뉴스룸을 지나치며 보니 평균적인 나이가 젊은 것 같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JTBC는 시작하는 신생 방송사니까 나이 든 사람들이 와서 하긴 힘든 상황이었을 겁니다. 경력 기자를 모집할 때도 젊고 열심히 뛸 사람들을 모아 냈겠죠.
-젊은 뉴스룸의 장단점이 있나요.
=결혼식이 많습니다(웃음). 그래서 축의금이 많이 나갑니다. 아무튼 젊은 에너지가 있다는 것은 조직에 여러모로 좋습니다. 경험이 적다고 하지만 저는 반대로 봅니다. 잘못된 경험을 많이 갖고 있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요.
-'뉴스룸'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지금 시대에 '뉴스'가, 특히 '방송뉴스'가 처한 현실에 대한 판단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판단에서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뉴스를 고민했을 것 같습니다.
=우선 '뉴스룸'을 100분으로 늘리자고 처음으로 제안했던 건 제가 아니었습니다. 우리 보도국의 오병상 보도총괄 겸 국장이었습니다. 그 제안을 듣고 한 달 정도 고민하면서 한 편으로는 우리 역량 평가를 나름대로 해본 결과 결론은 할 수 있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작환경을 몇 가지 개선한다는 전제하에 추진했습니다. 아무튼 그건 기술적인 문제에 속하는 고민이었고, 그렇다면 '뉴스룸'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이냐에 대한 답이 필요하겠지요. 이건 재작년에 '뉴스9'을 새롭게 출범시켰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낮 동안 이미 뉴스를 다 소비한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우리만의 뉴스를 내놓을 것인가, 그리고 다른 채널들이 이미 상당 부분 연성화된 뉴스 아이템들을 일렬로 나열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차별화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한 걸음 더 들어가는 뉴스’는 그래서 나온 겁니다. 제가 요즘 생각하고 있는 우리 뉴스의 컨셉은 ‘뉴스를 넘어’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뉴스는 관행적으로 행해 온 뉴스를 말합니다. 형식과 내용 모두에서 기존의 뉴스 문법을 넘어보자는 것이지요.
-한 걸음 더 들어가는 뉴스, 그리고 기존 뉴스의 문법을 넘어서는 뉴스에 대해서 조금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을까요. 특히 뉴스의 형식적인 변화에 있어서요.
=주로 전달의 방법상에 변화가 많이 있었던 편입니다. 오늘 뉴스에는 토론이 들어가는데, 뉴스에 토론이 들어가는 경우는 잘 없죠. 하지만 우리는 합니다. 시간의 절반 이상을 터서 토론을 하는 경우도 있고, 리포트로 담아낼 수 없을 경우에는 인터뷰를 통해서 담아냅니다. 사실 기존의 뉴스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잘 하지 않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시간이 제한되어 있으니까요. 50분 뉴스에 많은 종류의 뉴스를 넣어야 하는 탓에 집중해서 한 아이템에 더 깊이 들어가기 어려운 형식적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는 거기로부터 자유롭습니다. 모든 뉴스를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더 깊이 들어가야 할 뉴스는 분명히 있다는 말을 전에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방법론은 토론이 될 수도 있고, 인터뷰가 될 수도 있고, 탐사취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탐사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적은 인원에 그 정도의 성과물을 내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라고 봐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겠지만, '뉴스룸' 방영 시간이 늘어나서 탐사 보도를 늘리신 건가요, 아니면 탐사 보도를 위해서 시간을 늘린 건가요?
='탐사 플러스'라는 프로그램이 원래 따로 존재했습니다. 사실 탐사보도가 없다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점점 없어져 가는 추세이긴 합니다만, 보도국에서 탐사보도가 없다는 것은 많은 부분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저로서는 순전히 시장 논리에 의해서 보도 논리가 굴러가야 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저널리즘의 최소한을 지키려면 탐사보도가 있어야 했고, 그래서 '탐사 플러스'를 진행해왔습니다. 만약 '뉴스룸'이 생기지 않았더라도 '탐사플러스'는 계속했을 겁니다. 원래 '뉴스룸'의 2부는 지금보다 훨씬 자유롭게 가져갈 생각이었습니다. 내내 토론을 해도 좋고, 한 사람과 계속 인터뷰를 해도 되고, 또 기자들이 탐사제작물을 만들어오면 길이에 상관없이 얼마든지 내보낸다는 계획이었습니다. 요일별로 구성할 생각도 없이 정말 자유롭게 할 생각이었습니다.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인력의 제약 때문에 탐사물은 일주일에 끽해야 두세 개가 가능할 것으로 봤습니다. 하지만 막상 '탐사플러스' 코너를 시작하니까 이 팀에서 계속 만들어오는 겁니다. 죽겠다, 죽겠다 하면서 계속 만들어옵니다. 그런 상황에서 횟수를 두 번으로 줄이면 더 좋아하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죽도록 해서 또 가져옵니다. 그러니 매일 내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 빠지면 오히려 더 이상해지는 겁니다. 이 팀은 남들이 보면 약 먹고 뛰는 것처럼 뜁니다.
-그렇게 죽도록 뛰는 이유가 뭘까요.
=본인들이 알 겁니다 그건.
-하지만 특별한 동기부여가 있어야 가능한 일 아닐까요.
=저는 장을 마련해줬을 뿐입니다. '탐사플러스'가 방송이 나가면 반향이 있습니다. 어쨌든 핫한 이슈를 다 취재하고, 그렇게 문제제기를 하면 문제의 개선으로 실제 이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것으로부터 기자들이 동기부여를 받을 겁니다. '탐사플러스' 뿐만이 아니라 다른 꼭지도 다 마찬가집니다. 김필규 기자의 '팩트체크'도 그렇습니다. 제가 생방송에서 가끔 놀리기도 하지만 너무 열심인 게 좋아서 그러는 겁니다. 그리고 오 분에서 육 분 정도 진행되는 밀착 카메라 코너를 만들었는데, 그것도 탐사 플러스처럼 만듭니다. 그런데 시청자들의 피드백이 대단히 강합니다. SNS에서도 많이 회자가 되고요. 거기서 오는 동기부여가 있을 겁니다. 새로 생긴 '뉴스키워드' 코너는 제가 좀 살살하라고 말릴 정도입니다. 그래도 듣질 않아서 저렇게 얼마나 갈까 걱정할 때도 있지요.
-'뉴스룸'을 런칭할 때, 레퍼런스가 된 해외의 뉴스프로그램이 있었나요?
=특별히 프로그램 전체의 컨셉을 참고한 것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일부 코너, 예를 들면 ‘팩트체크’ 같은 코너는 미국 방송이나 신문에도 있습니다.
-혹시 아론 소킨의 미드 '뉴스룸'이 어떤 레퍼런스나 영감이 된 부분이 있나요? 이름도 비슷할 뿐 아니라, 종종 음악 사용에 있어서도 공통점이 보여서 재미있다고 생각할 때가 있었습니다.
=없습니다. 그 드라마는 첫 회를 10분 정도만 봤습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저는 원래 이쪽 업계 얘기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는 잘 보지 않습니다. 자꾸 현실과 비교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리얼리티가 뚝 떨어지기 때문에 마음속에서 반감만 생기거든요. 그 드라마와 제목이 같게 된 것은 의도한 것이 아닙니다. 보도국에 제목을 공모했을 때 ‘뉴스룸’이란 의견이 제일 많았습니다. 또 외국 방송 뉴스에도 ‘뉴스룸’이란 제목은 이미 몇 개가 있습니다. 음악은 뭘 말씀하시는지 제가 알지 못합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그 드라마를 안 봤기 때문에.... 아무튼 저는 그 드라마에 대해선 아는 바가 거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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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많은 이야기들이 SNS상에서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뉴스를 발굴하고 전하는 입장에서 'SNS'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런 질문은 받을 때는 좀 고민을 하게 됩니다. SNS를 무시하자니 뒤떨어진 사람이 되고, 추켜세우자니 위험한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입장을 정리하자면, SNS는 도저히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무서운 영향력을 갖게 됐습니다. 우리 뉴스 콘텐츠도 가능한 한 거기에 실으려고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결국엔 SNS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뉴스는 실패할 것입니다. 하지만 마치 뉴미디어만이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 믿는 쪽은 아닙니다. 또한 매우 신중하고 치밀하게 계획해서 전력투구로 취재한 내용만 SNS에 실리는 것은 아닙니다. 허위사실, 명예훼손에 속하는 엉터리 얘기들도 무궁무진하게 돌아다니니까요. 그것이 이른바 집단지성으로 교정된다고는 하지만 그런 얘기하기에는 너무 한가할 정도로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또한 극단적인 진영논리를 전파하고 그것을 수익모델로 삼으려는 사람들에게도 SNS는 좋은 도구이기도 하니까 사실은 우려되는 바가 더 큽니다.



-집단지성의 교정이라는 말이 한가롭게 느껴진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한번 잘못된 정보가 올라가면 수정까지 시간 차가 생깁니다. 한 시간이든 하루든, 더 긴 시간이 됐든 말입니다. SNS의 전파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예전의 한 시간과 지금 SNS의 한 시간은 차이가 납니다. 한 시간이면 이미 잘못된 정보가 다 퍼진 다음이고, 교정해 봐야 늦습니다. 그 시차에서 생겨난 피해를 어떻게 보상할까요. 그런 점에서의 위험성을 이야기한 겁니다. 많은 진보적인 SNS 이용자들이 집단지성을 옹호하는 이야기를 할 때도, 저는 앞에서 말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미 피해가 난 상황에서는 정정 보도를 한다고 하더라도 오보는 쉽게 뒤집어지지 않습니다. 그런 부분에서의 위험성은 늘 상존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하지만 그건,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뉴스룸'을 기획하면서 SNS의 존재에 대해 고려했다면, 그 고민이 '뉴스룸'에 담겨있는 부분은 어떤 것입니까?
=당연히 고려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뉴스는 거의 모든 포털과 팟캐스팅 등을 통해 전달되고, 그것이 다시 클립으로 나뉘어져 SNS를 통해 확산됩니다. 일반적인 뉴스 아이템도 그렇지만 '뉴스룸' 만의 코너들은 SNS에서 공유하기에 더 적합할 수도 있습니다. ‘앵커브리핑’, ‘팩트체크’, ‘뉴스키워드’, '탐사 플러스'등이 모두 그런 고민을 담은 코너들입니다. 또 빅네임들이 많이 나오는 인터뷰 코너 역시 마찬가지구요.
-'뉴스룸'은 지난 2013년 10월부터 네이버와 다음을 통해서도 생중계를 해왔습니다. 보도부문사장으로서 뉴스의 유통에 대해 고민했을 것 같습니다. 자사의 온라인 홈페이지가 아니라, 포털 사이트의 채널을 이용했다는 것은 그만큼 지금 뉴스가 처한 상황을 생각한 듯 보입니다.
=자신의 플랫폼을 뛰쳐나간다는 것은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기존의 방송이나 신문들은 거대 포털들에 대한 피해의식이 크든 작든 있습니다. 결국엔 다 뺏기고 만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저희 입장에서는 기존의 플랫폼에 갇혀 있는 한 확장에 한계가 있다고 봤습니다. 저는 우리가 최선을 다해 만든 뉴스를 새장 속에 갇혀있게 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밀어붙였습니다. 그랬더니 얼마 되지도 않아서 거의 모든 채널이 따라왔습니다. ‘다음’과는 공감뉴스라는 스페셜 페이지까지 만들어서 앞서갔지만 그것도 지금은 공중파들이 똑같은 방식으로 따라왔습니다. 포털들도 다른 거대 방송사나 종편들의 요구를 끝까지 거부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괜히 시작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모바일이든 온라인이든 또 다른 모습으로 진화할 것입니다.
-'허핑턴포스트'를 비롯해 '버즈피드', '복스' 같은 새로운 온라인 뉴스 매체도 평소에 접하는 편인가요? TV 뉴스를 오랫동안 만든 입장에서 볼 때 이 매체들은 어떻게 평가하나요?
=허핑턴포스트는 가끔 들여다보지만 다른 매체들은 잘 모릅니다. 솔직히 그럴 시간도 별로 없습니다.
-허핑턴포스트를 비롯한 새로운 온라인 매체들이 기존 프린트 매체들의 영향력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즈가 작년 허핑턴포스트 출신의 마케터들을 대거 영입한 것도 변화의 일환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커다란 변화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온라인 매체들과 방송 뉴스가 어떤 형태로든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길이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온라인 매체들이 기존 프린트 매체들의 영향력을 넘어서고 있다고요? 벌써요? 물론 저는 SNS라든가 새로운 미디어에 최대한 빨리 적응해야 한다고 믿긴 하지만 과대평가도 경계해야 한다고 봅니다. 젊은 세대층에선 그럴지 모르지만....글쎄요... 전 세대에서 그렇다고는 할 수 없는 거 아닌가요? 잘 모르겠습니다. 서로 협력한다는 건 말로는 쉽지만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생각하진 못했습니다. 그러나 논의해보면 또 길이 보이겠지요.
-TV를 중심으로 한 뉴스 미디어 역시 상황은 바뀌고 있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TV 뉴스는 어떤 방식으로 변화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혹은, 어떻게 바뀌어야만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것도 너무 뉴미디어 지상주의적인 질문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뉴스는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전달방식이 변하긴 했지만 근본적으로 바뀐 건 없습니다. 어찌 보면 기술적인 문제들이란 얘깁니다. 거기에 대해 지나치게 치중해서 얘기하고 싶진 않습니다. 물론 '허핑턴포스트'의 입장에선 그렇게 얘길 진행하고 싶어 하실진 모르지만... 다만 질문을 하시니 한가지 우려되는 부분만 짚어보자면 이렇습니다. SNS로 뉴스를 접할 경우 취사선택이 가능합니다. 즉, 텔레비전처럼 꾹 참고 50분 이상을 기다리면서 봐주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러면 이용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뉴스 꼭지들이 살아남겠지요. 문제는 이렇게 되면 될수록 뉴스는 흥미위주이거나 자극적인 아이템들이 더 극성을 부릴 것이란 점입니다.
-하지만 개개인에 따라서 더 알고 싶은 뉴스가 있을 수 있습니다. '허핑턴포스트'처럼 SNS를 기반으로 한 매체가 독자들에게는 뉴스를 섭취하는 더 쉽고 효과적인 방법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를테면 신문은 공간의 제약을 받습니다. 독자 입장에서는 취사선택해서 보죠. 안 보고 싶은 뉴스는 안보니까요. 기존 방송 뉴스는 시간의 제약을 받습니다. 더 싣고 싶어도 싣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시청자 입장에서는 그걸 기다리면서 봐야 합니다.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 뉴스들은 시간도 공간의 제약도 없습니다. 사람들은 마음껏 뉴스를 취사선택합니다. 물론 그런 장점은 있습니다. 자신의 취향대로 뉴스를 본다는 것은 좋은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뉴스들이 꼭 이용자들에 의해서만 최종 선택되는 건가요? 매체가 특정한 방향의 뉴스만 독자들이 선택하도록 내놓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허핑턴포스트코리아'도 에디터들이 필요 없지 않겠습니까. 그런 면에서 인터넷 뉴스의 부정적인 면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게 시장논리와 맞물리면서 더 부정적인 부분이 도드라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저 역시도 거기까지만 생각할 수 있는 것이지 해결책은 내놓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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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관련 뉴스를 보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지시하거나, 당부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었습니까?
=센세이셔널리즘은 안 된다. 피해자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방송한다. 이 두 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이건 제가 당부하기 전에 이미 우리 기자들이나 제작진이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참사 직후 팽목항에 각 언론사 중계차들이 현지 상황을 가장 잘 잡아낼 수 있는 길목에 모두 모여 있었는데 실종자 가족들이 구급차가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자리를 옮겨달라고 했답니다. 그때 부탁을 받자마자 제일 먼저 그 자리를 피해 외곽 주차장으로 옮긴 것이 JTBC 중계차였습니다. 현장 PD가 그렇게 결정한 겁니다.
-2014년 4월 21일, '뉴스9'에서 세월호 실종자 가족인 김모씨와의 인터뷰를 연결하려던 도중 그분 따님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비보를 들었다고 하면서 눈물을 참으려 애쓰던 모습이 생방송으로 전달됐습니다. 그날 방송을 끝낸 후에 생각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그 상황은 불가항력적인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지난 30여 년 동안 수없이 많은 재난방송을 했는데 때로는 지나치게 담담하다는 평을 듣곤 했습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당시에는 완전히 담담하기가 어려운 순간이 두어 번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세월호 참사는 희생자의 대부분이 아이들이었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제가 나이가 들어서입니다.
-예전에는 지나치게 담담하고 냉정하다는 평을 들었던 이유가 뭘까요.
=감정이입이 덜 되어서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감정을 컨트롤한 부분이 없잖아 있었겠지만 굳이 컨트롤하려 하지 않아도 감정이입이 안된 부분도 있었을 겁니다. 재난 방송을 워낙 많이 했는데, 예전에는 어쨌든 방송을 사고 없이 잘 마쳐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좀 달라진 게 아닌가 합니다. 그때와 지금의 차이는 나이 밖에 없더라구요. 그래서, 나이가 들어봐야 알 수 있을 거라고 말하는 겁니다.
-'세월호' 보도에 대해 한 강연에서 "'의제 설정'에서 '의제 유지'로 변한 언론의 역할"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그렇게 주체적으로 유지하는 미디어의 의지가 대중의 인정을 못 받으면 그 미디어는 외면 받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때 '뉴스룸'이 유지하고자 하는 의제는 어떤 기준으로 선정되는 건가요?
=뉴스 프로그램들은 수없이 많은 단편적 뉴스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이슈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하는지에 대해 따져볼 겨를을 주지 않습니다. 그 ‘어떤 이슈’에 대한 기준은 명확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좀 더 깊이, 그리고 다각적으로 고민해 봄으로써 우리 사회가 좀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게 하는 이슈들입니다. 많은 시청자를 갖고있는 힘 있는 뉴스 프로그램들이 의제설정을 하면 그것은 그 자체로도 굉장한 힘을 갖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잘 안 하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아직은 군소 뉴스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의제를 설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지함으로써 그 의제의 중요성을 천천히라도 공감하도록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관련 보도는 대표적인 것일 테고, 4대강 사업, 자원외교, 갑을관계 등에 대한 보도가 모두 그랬습니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으로부터 받은 영상을 보도할 때도 '뉴스룸'은 절제된 태도를 유지했습니다. 동영상을 그대로 방영하지 않고, 정지화면을 쓰는 등의 방식이었습니다. 이러한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습니까?
=희생된 아이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널리스트라면 누구든 그런 경우에 동영상을 그대로 방송하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영상이 도착했을 때 저는 진도에서 방송을 준비 중이었습니다. 서울 본사에서도 그 문제로 의견이 좀 갈렸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 곧 동의해줬습니다. 모두 여덟 번의 동영상을 방송했는데 그때마다 정지화면으로 냈습니다. 아마 처음에 그만큼 신중하게 접근했기 때문에 그 이후로도 부모님들이 저희들에게 동영상을 가져다주셨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방송한 동영상은 아이들이 부모에게 작별을 고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저희들에게 도착한 동영상이 더 있었지만 그 이후로는 더 이상 방송을 내지 않았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의 뉴스들은 저마다 자성을 이야기했습니다. 시간이 지난 지금, 크게 바뀐 것은 없는 듯한 인상입니다.
=보통 그런 계기가 있으면 말들은 쉽게 합니다만 그럴만한 겨를이 없습니다. 일상의 보도에 대해서 일상적으로 고민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만드느라 바쁘고, 타사와의 경쟁에 매몰되고, 그래서 차분히 앉아서 변화를 철학적으로 생각할 겨를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겁니다.
-인력이 늘고 여유가 늘어나면 가능한 일일까요?
=여유가 생길 정도로 뉴스 인력을 만들어 주는 회사는 없습니다. 일부 있긴 하지만 그런 고민을 하도록 하지도 않고 해도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구조 속에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네요.
-세월호 당시에 다이빙벨 관련 보도로 논쟁 속에 있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에선 중징계도 내렸고...
=심의에 대해선 굳이 더 얘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이빙벨에 대한 문제 제기 자체가 매우 정치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건 매우 간단하고도 분명한 것입니다. 참사 발생 이후 우리가 구조를 위해 한 일이 무엇인가? 없지 않나요? 골든타임이라고 불리는 그 시간에는 특히 그랬습니다. 해경은 선장을 비롯한 선원 몇 사람을 구한 것 외에는 배 주변을 빙빙 돈 것이 다였습니다. 심지어는 해경이 부른 구난 업체인 언딘의 기술이사가 나와의 인터뷰에서 그랬습니다. 그날 밤 자정이 될 때까지 배 안에 사람이 있었는지 몰랐다고... 이런 걸 이해할 수 있습니까?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업체가 사람 구조하는 업체가 아니라는 걸 명백하게 말해주는 것입니다. 저와 첫 인터뷰 했던 희생자 아버지는 ‘언론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여기에선 지금 구조 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절규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든 대안을 찾고 제시하는 것은 언론의 의무입니다. 이종인씨가 있던 '알파잠수'는 해경의 구난등록업체에 엄연히 올라있는 업체입니다. 오히려 해경이 부른 '언딘'이 그 목록에는 없었습니다. 다이빙벨이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고 있는 잠수장비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종인씨는 우리 방송에 처음 출연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를 인터뷰 대상으로 섭외한 것은 이런 걸 다 고려한 것입니다.
-그런데 결국 다이빙벨이 실패함으로써 논란이 더 커진 것 아닌가요?
=대안을 제시한 것과 결과적으로 성과를 못 낸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런 식이라면 당시 해군이 투입했던 원격수중탐색장비(ROV)를 비롯해 별 성과를 못 낸 장비가 한 두 개인가요? 게다가 다이빙벨이 성과를 못 낸 이유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지 않습니까? 다이빙벨 때문에 구조작업이 더뎌졌다고 주장하는 쪽도 있는 모양인데, 아까 말했듯이 인명 구조작업은 당초부터 이뤄지지도 않고 있었습니다. 더뎌지고 말고 할 것도 없었다는 얘깁니다. 그러나 당시 구조에 실패했던 당국이나 주로 SNS에서 활약하는 일부 사람들은 희생양이 필요했을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영화 다이빙벨은 보셨는지?
=보지 않았습니다. 굳이 안 봐도 당시의 상황은 잘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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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핑턴포스트코리아'를 런칭할 당시, 허핑턴포스트 본사에서 말해 준 이 매체의 주요한 철학 중 하나는 ‘기계적인 중립을 지키는 것보다는 필요할 때 강력하게 한 편을 지지하는 것이 필요하다’였습니다. 한국 독자들은 종종 지나칠 정도로 뻣뻣하게 ‘매체의 중립성’을 요구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그것은 많은 매체들이 지나치게 한쪽으로 편향된 의견을 쏟아내는 한국 매체 시장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겠지요. 이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알랭 드 보통과 인터뷰했을 때 그가 바로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뉴스에도 ‘좋은 편향성’은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다른 매체들에 대해선 굳이 말하지 않겠습니다. 알랭 드 보통이 말한 ‘좋은 편향성’의 기준이 정확하게 무엇인지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아마도 아까 ‘의제 유지’에서 말한, 좋은 방향으로 사회가 변화하는 데에 기여하는 정도로 해석하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여기서 ‘좋은’은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은 합리적인 시민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 그 정도로 하지요. 다 알잖아요.
-앵커 브리핑 코너는 어떤 이유로 기획하신 코너인가요? 이 코너에서 전하는 내용은 전적으로 본인의 판단과 생각이 담긴 부분이라고 봐도 되는 건가요?
=앵커브리핑인데 앵커의 생각과 다를 수 있나요? 그런데 사실 처음에는 좀 가볍게 생각하고 시작하려고 했습니다. 예를 들면 어제 나간 뉴스 중에서 시청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좀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을 브리핑이란 형식을 통해 소화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시작을 하고 보니 그렇게 가볍게 되지가 않았습니다. 좀 고민이긴 합니다. 앵커가 자기 의견을 집어넣은 코너를 갖고 있는 것은 이제껏 없었기 때문이고 때로는 좀 위험하기도 합니다. 원래 저는 그런 걸 좋아하지도 않았구요. 그러나 지금은 이를테면 기호지세랄까... 관심들을 많이 가져주셔서 그만두기도 좀 어려운 형국이 됐습니다. 한 가지 위안을 삼는 것은, 결국 매우 상식적인 차원에서 시청자와 공감할 수 있는 정도의 앵커브리핑이라면 그것이 꼭 앵커의 사견 수준으로 폄하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사건사고 뉴스들은 점점 참혹해집니다. 성폭행, 자살, 살해와 관련된 뉴스들은 제목부터 자극적일 수밖에 없고, 또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일으키고 그만큼 많은 화제를 일으킵니다. 트래픽이 많이 나오는 기사들이기 때문에 허핑턴포스트도 이런 기사들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편입니다. 매일 쏟아지는 사건/사고기사에서 어떤 기준으로 보도 내용을 선정하나요?
=자살 관련 소식은 많이 자제하는 편입니다. 이 문제로 편집회의에서 토론할 때도 있었습니다. 성폭행을 비롯한 자극적인 사건사고 소식은 아마 저희만큼 자제하는 곳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 뉴스뿐 아니라 저희들은 가급적 개인의 문제보다는 시스템의 문제에 접근하려고 합니다. 개인의 문제를 다뤄야 한다면 그 개인의 문제가 시스템의 문제와 연관되어 있을 때입니다. 아, 물론 모든 경우에 완벽하게 이런 기준을 적용할 수 없을 때도 있겠지요. 그러나 기본적인 편집방향은 분명히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건의 경우 그 개인의 문제에 빠져들지 않으려 했습니다. 오히려 그의 개인정보가 어떻게 불법적으로 수집되었는가에 더 집중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유병언 씨 관련 보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물론 그 개인 문제에 대한 보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아까 말씀드린 방향으로 대부분 국한시켰습니다.
-영국의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은 구글 강연에서 ‘뉴스는 중요하고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의 최근 뉴스공급과 소비의 방식이 소비자 입장에서 매우 혼란스럽고 비효율적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의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앞서 말했듯이 수없이 많은 단편적인, 그리고 자극적인 뉴스들이 쏟아지고, 사람들은 거기에 익숙해져서 보다 깊이 있게 접근하는 것에 대해 골치 아프거나 지루하게 느끼곤 합니다. 통조림 같은 뉴스를 컨베이어 벨트에 실어서 나른 후에, 마무리는 예쁜 기상 캐스터가 전하는, 그래서 오히려 기억에 남지 않는 날씨예보... 이런 것들이 일종의 공식이지요. 사람들은 그래야 ‘아, 이제 하루의 뉴스를 다 정리해서 들었으니 나도 업데이트가 된 거네’하고 안심할지도 모르고요. 그에 대한 문제 제기라면 동의합니다.
-최근 들어, 비단 한국뿐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뉴스의 반복적이고 자극적 보도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습니다. 뉴스 보도의 과열경쟁을 완화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뉴스는 원래부터 경쟁해왔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극의 반복을 통해 사람들의 감각을 무디어지게 하고, 그 무디어진 감각을 건드리기 위해 더욱더 자극적이 되는 것이겠지요. 생각해 보면 끔찍한 일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얘기해봤자 별 의미가 없을 정도로... 제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갖고 있을 정도의 해결사는 못됩니다.
-'뉴스룸'은 많은 사람에게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악성 댓글은 있을 겁니다.. 혹시 그런 댓글들도 찾아보시나요? 기억나는 악성 댓글에 답글을 단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요?
=답글 달아주면 더 신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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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은 정치,사회,경제,문화에서 다양한 인물들이 출연해 인터뷰를 나눕니다. 기존의 뉴스가 스튜디오로 초청하던 대상보다는 훨씬 더 카테고리가 넓어 보입니다. 인터뷰 대상의 카테고리에 대해서 어떤 고민이 있었나요?
=카테고리에 제한은 없습니다. 대중문화와 관련해서는 약간의 이견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꽤 긴 시간 논의한 끝에 대중문화라고 해서 벽을 두어선 안 된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습니다. 우려한 것은 마케팅에 우리 뉴스가 이용되는 것이 아니냐 하는 건데, 저는 그런 것에도 너무 장벽을 둘 필요는 없다고 했습니다. 영화배우가 나와도 개봉 앞둔 영화 얘기만 하고 가는 것은 아니니까요. 또 호세 카레라스가 내한 공연을 앞두고 인터뷰하는 것은 괜찮고, 서태지가 인터뷰하는 건 안 될 리가 없는 것이지요. 사실 서태지씨와 꽤 길게 인터뷰한 게 나가니까 어느 매체에선 '뉴스룸'이 무슨 큰 변질이라도 된 듯이 비판을 했던데 참 답답한 비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전에도 많은 대중문화인들이 '뉴스룸'에 나왔습니다. 신문들은 더 말할 나위도 없지요. 다만, 누가 봐도 오로지 마케팅을 위한 출연은 안된다... 적어도 그 사람이 나옴으로써 그 자체가 뉴스가 될 정도면 얼마든지 인터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JTBC로 옮겼을 때 삼성을 비판할 수 있느냐가 관심 대상이었습니다. 그것을 판단 기준으로 삼겠다는 으름장도 있었죠.
=일단 형식적으로 삼성과 JTBC는 관련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얘기는 말 그대로 형식적인 것이라는 걸 압니다. 인적으로 역사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걸 부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삼성의 문제는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과 연결된 한국사회 기업의 역사, 시스템, 문화의 문제입니다. 사람들이 우리에게 삼성을 비판하라는 것도 그런 뜻으로 이해합니다. 지난 1년 반 동안 우리가 다룬 삼성 관련 보도들을 무슨 자랑거리 내놓듯 얘기할 생각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만 예를 들자면 우리 사회부 기자들이 삼성의 무노조 전략 문건을 들고 삼성에 가서 이거 당신들 거 아니냐고 들이미는 것은 그전까지는 상상하기 어려운 풍경이었습니다. 그 보도가 나가기까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었습니다.
-그 보도는 꽤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물론 보여주기라는 의심도 있었습니다만.
=알고 있습니다. 반응을 보니 ‘삼성이 거기까지는 전략적으로 봐주는 거다’, ‘봐라, 후속 보도가 이어지지 않지 않느냐’ 등등의 폄하도 있더군요.. 그것도 언론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그랬습니다. 그래서 속으로만 반문했습니다. ‘그러는 당신들은 왜 조용한가?’, ‘지난 1년 반 동안 누가 더 삼성 문제에 관심을 갖고 접근했는가?’ 등등... 며칠 전에도 삼성 관련해서 비판적인 기사를 냈습니다. 제가 알기로 그 날 그 기사를 다룬 방송은 우리뿐이었습니다. 그것도 삼성이 봐줘서 냈다구요? 소가 웃을 일입니다. 우리가 삼성 관련 보도에 소극적이지 않았던 것은 일부러 보여주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닙니다. 공적인 문제와 연결돼 있다면 다뤄야 한다는 것이었고, 그렇게 함으로써 삼성이든 어떤 기업이든 대중들에게 인정받으면 그게 궁극적으로 최선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관련된 질문 한가지 더 드리자면, JTBC가 손석희를 영입한 것은 결국 장삿속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죠. 채널 이미지를 높이고 나면 결국 팽 당한다는 이야기까지도요.
=JTBC의 채널 전략은 제가 오기 전부터 이미 ‘다양성의 추구’였습니다. 다양성은 민주주의 체제의 근간이고 동시에 지향점 아닌가요? 저는 이 모토가 가장 와 닿았습니다. 우리 뉴스가 담아내는 관점도 거기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제가 와서 ‘장사’가 잘 되는지는 제가 평가할 일은 아닙니다. 아직도 적자가 큰 회사에 있으면서 그런 얘기를 듣는 건 당혹스럽습니다. 채널 이미지가 높아진 것이라면 감사할 일이지요. 그런데 채널 이미지가 나아진 것이 저 때문이라는 전제에 동의해 버리면, 제가 팽 당한다는 건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모순입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당신은 당신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걸 모른다’고 얘기할 겁니다. 늘 얘기하지만 음모론의 특징은 근거를 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지요. 물론 언젠가는 저도 그만둘 때가 올 것입니다. 그럼 그냥 그만두면 되는 겁니다.
-그래서 자꾸 나오는 얘기 중의 하나가 ‘손석희 이후’입니다. JTBC 뉴스는 다시 손석희 이전으로 돌아 갈 테니 냉정하게 보자는 건데요.
=저는 취임하자마자 퇴임 후에 대한 얘기를 가장 많이 들은 사람일 것 같습니다. 그것도 관심의 표현이니까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뭐라고 얘기해야 하나요? ‘그래. 전으로 돌아갈 것이다’ 라고 해야 하나요? 아니면 ‘아니다. 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장담해야 하나요? 이건 전적으로 시청자와 보도국의 구성원들이 결정하게 될 문제입니다. 저의 방향만이 전적으로 옳은 것도 아닙니다. 지금도 저 혼자 결정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저는 이 문제는 결국 시청자들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방향성에 대해서 시청자가 동의해준다면 그만큼 견고해지리라고 믿습니다. 또한 제가 보도국에 있는 동안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경험한 것들이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 우리 보도국 구성원들이 공감하고 공유한다면 그만큼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말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저의 답변이 듣고 싶으시다면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우리는 본래적 의미의 저널리즘을 실천하고 싶고, 그 경험을 함께 쌓아가고 있고, 그게 쉽게 무너지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지금 JTBC 뉴스의 기자들이 함께하는 동안 얻었으면 하는 것, 성장했으면 하는 것은 어떤 부분입니까?
=지치지 않고 전력투구하는 것입니다. 이건 저라고 잘하는 건 아니어서 저도 목표로 두고 지향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방송기자로서 최고가 됐으면 합니다. 취재도 잘하고, 제작도 잘하고, 전달도 잘하는...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가 알고 있는 저널리즘의 기본에 충실하면 됩니다. 저널에 이즘을 붙인 이유를 늘 생각하면 됩니다. 그냥 있었던 일을 기록하는 저널과 거기에 기록하는 사람의 관점과 철학이 들어가는 저널리즘은 다르다고 봅니다. 그런데 우리 기자들은 이런 것들을 제게서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저와 우리 기자들이 서로에게 배우고 있습니다. 겸손하려하거나 추켜세우려 하는 말이 아닙니다. 실제로 매일 매일 그렇게 하고 있고, 우리 기자들도 아마 제 말에 동의할 겁니다.
-NBC의 브라이언 윌리엄스가 12년 전 이라크전에서 과장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6개월 동안 무급 정직처분을 당했습니다. 이 소식이 한국에서 뉴스를 전하는 앵커에게 준 고민이 있었을까요? 브라이언 윌리엄스 또한 앵커이자 뉴스룸을 이끄는 매니징 디렉터였기 때문에 물어보고 싶습니다.
=그 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지 못합니다. 의도적으로 그랬던 것이라면 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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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 키우시는 동물이 있나요?
=개가 있긴 있는데, 저는 그런 것보다도, 늘 그놈이 불쌍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연으로부터 유리되고, 거세된 동물은 불쌍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수명이 거의 다했는데, 또 다른 개를 키워야 할지는 좀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서태지와의 인터뷰에서 한번은 기타에만 집중해 듣고, 또 한번은 드럼에만 집중해 듣는 방식으로 음악을 즐긴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최근에 그렇게 즐겼던 음악이 있다면 어떤 뮤지션의 음악인가요?
=그런 방식으로 듣는 건 일상적인 것이어서 특별히 어느 한 곡을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가수는 제임스 테일러이고 거의 40년을 들었습니다. 그는 요즘도 공연을 합니다. 다른 가수의 곡도 듣는 편이지만 결국엔 다시 제임스 테일러로 돌아옵니다.
-특별히 제임스 테일러를 좋아하시는 이유는 뭔가요.
=편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뛰어난 기타 연주자이기도 하고요.
-제임스 테일러는 세대적으로 말하자면, 60년대 히피세대의 격한 시대를 거친 젊은이들을 위로한 70년대의 싱어송라이터지요.
=음악자체는 편하지만 메시지는 늘 있습니다. 보다 젊은 시절에는 저도 엄청났습니다(웃음). 그때는 제임스 테일러 보다는 주로 레드 제플린 같은 그룹의 음악을 들었죠. 그런데 아무래도 나이가 30~40대가 되면 음악적인 취향도 조금 바뀌잖아요.
-종종 귀가 가장 보수적이라는 말들을 하곤 합니다. 10대에서 20대에 듣던 음악을 평생 반복하면서 듣는다는 의미로요.
=저도 레드 제플린의 음악은 지금도 듣습니다. 모든 앨범을 다 가지고 있는 뮤지션이 딱 둘인데, 그게 레드 제플린과 제임스 테일러입니다. 레드 제플린을 좋아하는 이유 역시, 남들이 다 좋아하는 그 이유 외에 특별한 건 없습니다. 모든 앨범을 다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 그 중에는 제가 이해 못할 것도 분명히 있고(웃음), 전반적으로는 들었을 때 뭐랄까…풀리는 게 있습니다. ‘풀리는 음악’과 ‘힐링되는 음악’이라는 게 좀 다르잖아요? 레드 제플린은 풀리기 때문에 들었고 제임스 테일러는 힐링이 되기 때문에 듣습니다.
-제플린 중에 가장 좋아하는 앨범은 뭔가요.
=3집 앨범입니다. 제일 좋아하는 'Since I’ve been loving you'가 들어있지요.
-제임스 테일러는요?
=초기의 음악을 훗날 라이브로 한 것을 좋아합니다. 스튜디오보다 라이브에서 연주나 보컬이 점점 더 발전해오는 것 같습니다.
-‘뉴스룸’의 음악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이 많았습니다. 왜 이젠 음악을 넣지 않으시는 건가요.
=세월호 참사가 터지고 나서 마지막에 음악을 트는 게 한가롭게 느껴졌습니다. 그 이후로는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너무 바빠져서 음악을 고르고 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레드 제플린의 'Since I’ve been loving you' 라이브 동영상
-JTBC 뉴스룸에는 영화배우들도 출연해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평소 영화도 즐겨보시는 편인가요? 최근에 보신 영화가 있다면 어떤 작품인가요?
=저는 주로 액션 영화를 봅니다. 지금은 세상에 없는 정은임 씨와 과거에 같이 일할 때 제가 자주 물어봤습니다. “요즘은 어떤 영화가 볼만하니?” 그러면 정은임 씨는 나름 열심히 제게 엄선해서 소개를 해줬지요. 그러면 그렇게 소개받은 영화만 빼놓고 봤습니다. 저는 그렇게 진지하고 심각한 영화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요즘 영화 중에 대충 어떤 영화인지 아시겠지요. 굳이 제목을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영어권 출연자들이 나왔을 때 영어 인터뷰를 고수하는 중요한 이유가 있나요?
=그들이 편해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편하지 않기 때문에 자주 하지는 않습니다.
-날씨 캐스터가 없다. 날씨를 너무 홀대한다는 지적을 들으신 적도 있지 않나요?
=요즘 날씨 정보는 밤 9시가 되지 않아도 모두 압니다. 그래서 기본적인 날씨 정보만 앵커멘트를 통해서 전합니다. 특별한 날씨 정보가 필요할 때는 기자 리포트를 통해서 상세히 전하면 됩니다. 홀대가 아닙니다. 꼭 예쁜 여성이 예쁜 옷 입고 나와서 전해야 날씨를 우대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휴가는 얼마나 가십니까.
=일주일 정도 갑니다. 앞뒤로 토일을 붙이면 8~9일 정도 갈 때도 있습니다. 휴가에서 돌아오면 ‘이제 일 그만두고 놀고 싶다’고 농담을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금방 또 그런 생각은 없어집니다. 휴가를 제일 가고 싶을 때는 휴가를 마치고 돌아올 때라잖아요. 그냥 그 정도 수준입니다. 힘들어서 못 하겠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그럼 건강관리는 대체 어떻게 하시나요.
=시간 날 때 걷는 정도 외에는 별달리 하는 게 없습니다.
-보약이나 비타민은요?
=먹었다 안 먹었다합니다.
-하루 중 가장 재미있다고 생각하시는 시간이 대체 언제인가요.
=방송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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