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사령관은 동부전선 전체의 방어를 책임진다. 24시간 대비태세를 유지해야 하는 자리다. 그런데도 어떻게 대통령 해외 순방 중에 작전 지역을 이탈해 만취 상태가 됐단 말인가. 육군 대장의 나사 풀린 복무 자세에 말문이 막힐 뿐이다. 군사령관이 이런 정신상태니 예하 부대의 기강이 제대로 설 수가 없다. 신 사령관 근무 지역 이탈 이틀 후 예하 22사단에서 총기 난사사건이 일어난 데 대해 군 당국은 뭐라 할 것인가. 병영의 고질적 폭력 문화나 초급 간부의 리더십 문제에 앞서 고위 장성들의 정신 무장 상태부터 점검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올 만하다.
군 당국이 신 사령관의 규정 위반 사실을 적발하고도 뒤늦게 전역 조치를 취하면서 은폐 의혹도 불거져 나오고 있다. 신 사령관 경질은 본인의 전역 지원서 제출을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사안의 성격상 사실이 확인된 시점에 경질하는 게 옳다. 그런데도 미적미적하다가 관련 사실이 퍼져 나가자 전역 절차를 밟은 것은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고위 장성에 이런 방식을 취하고선 병영 폭력 등에 대해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하겠다고 하면 누가 믿겠는가.
군은 지금 국민의 불신, 군기 문란 사건으로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 뼈를 깎는 각오로 거듭나는 노력을 해도 시원치 않은 상황이다. 군 혁신은 위로부터의 의식 개혁과 체질 개선에서 출발해야 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참고: 블로그의 회원만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