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밤 충북 증평군의 제13공수 특전여단 예하 부대 훈련장에서 포로 체험 훈련을 하던 특전사 대원 10명 가운데 하사 2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훈련은 특전사 대원들이 적(敵)의 포로가 된 상황을 가정해 몸을 움직일 수 없도록 포박(捕縛)하고 두건을 씌운 상태에서 한 시간 이상 컴컴한 독방에 밀어 넣어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공포심 등을 견디도록 계획된 것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두건 용도로 시중에서 구입한 주머니가 공기가 잘 통하지 않는 섬유 재질이었던 데다 목끈마저 조여 놓는 바람에 대원들이 질식사(死)하고 말았다.
특전사는 군 최정예 부대다. 최고 전투력을 갖추기 위해 극한까지 가는 실전 같은 훈련을 거듭해왔을 것이다. 그런 부대원들이 훈련 과정의 실책으로 어이없게 목숨을 잃고 말았다는 소식에 착잡하기만 하다. 숨진 병사들에겐 특별한 예우를 해줘야 한다.
고문(拷問) 등 극한 상황을 견뎌내기 위한 포로 체험 훈련은 특전사가 올해 처음 도입해 오는 15일 본훈련을 앞두고 예행연습을 하던 과정이었다고 한다. 강하고 용맹(勇猛)한 군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내력의 한계까지 가는 훈련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훈련 교관들이 독방에 갇힌 대원들이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소리를 질러대는데도 심각한 상황을 인식하지 못한 것은 큰 문제다. 고(高)위험도의 훈련을 치를 때는 의료 요원과 앰뷸런스 등을 대기시킨 상태에서 병사들 상태를 면밀히 관찰해가며 더 과학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국민은 올 들어 GOP 총기 난사 사건, 윤 일병 구타 사망 사건, 4성(星) 장군 추태 전역에 이어 다시 훈련 중 사망이라는 믿기 어려운 소식에 접하면서 우리 군에 지금 뭔가 큰 구멍이 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 군의 비정상(非正常) 상황을 더 이상 넋 놓고 지켜볼 게 아니라 군의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훑어보는 체계적인 진단을 해봐야 할 때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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