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1일 만나 한강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할 공동 태스크포스(TF)를 만들기로 했다. 한강종합계획은 내년 상반기까지 내놓기로 했다. 정부는 1981년 하계올림픽을 유치하자 올림픽대로 등 기반 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한강종합개발계획'을 처음 만들었다. 그 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한강변을 바꾸는 '한강 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하긴 했지만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손잡고 종합적인 개발에 나서겠다고 한 건 30여년 만이다.
현재 한강은 왕복 8~10차로의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가 주민 생활공간과 한강 둔치를 갈라놓고 있어 접근이 어렵다. 그 뒤엔 1970~1980년대에 세운 일자(一字)형 아파트가 병풍처럼 서 있다. 한강변 랜드마크로 부를 수 있는 건물은 지은 지 30년 된 63빌딩 정도여서 유람선을 타더라도 볼거리가 별로 없다.
정부는 지난달 내놓은 서비스업 육성 대책에서 한강을 중심으로 볼거리·즐길거리·먹을거리를 개발하면 관광객이 늘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런던 템스강변의 피라미드 모양 87층짜리 빌딩 더 샤드(The Shard)나 대관람차 런던아이(London Eye) 등이 매년 관광객 수백만 명을 끌어들이는 걸 모델로 삼겠다는 것이다. 반면 서울시는 올 4월 독일 라인강을 모델 삼아 여의도공원의 5배에 달하는 한강숲을 조성하는 걸 골자로 하는 '한강 자연성 회복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정부와 서울시의 TF는 경제 활성화와 생태계 복원이라는 서로 다른 목표를 조화시킬 방안을 찾아야 한다.
80년대 한강 개발은 1조원 가까이 투입돼 4년 만에 끝났다. 이번 계획은 적어도 50년 앞을 내다보면서 한강을 한국을 상징하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만드는 방안을 내놔야 한다. 서울시·철도공사 등이 추진했던 31조원 규모의 용산 개발은 사업자 자금난, 주민 갈등 등으로 몇 년을 끌다 작년에 좌초됐다. 이런 실패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장기적인 안목에서 실현 가능한 한강 개발 비전을 내놔야 한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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