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31일 목요일

조선_[사설] 병사 학대 뿌리 뽑지 못하면 누가 軍隊 가고 싶겠는가

올 4월 경기 연천의 부대에서 선임병에게 맞아 먹던 음식물이 기도를 막는 바람에 숨진 병사는 내무반 안에서 상습적으로 가혹 행위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군 당국 조사 결과 선임병들은 군기를 잡겠다면서 툭하면 이 병사를 구타하거나 새벽까지 잠을 못 자게 괴롭혔다. 심지어는 얼굴에 물을 퍼붓는 물고문, 치약 한 통 통째로 먹이기, 가래침 핥게 하기 등 입에 담기도 힘든 가혹 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한다.

군은 동료 병사를 학대한 부사관·병사 5명을 재판에 넘기고 연대장 등 16명을 징계했다지만 이렇게 끝낼 일이 아니다. 군은 2005년과 2011년 가혹 행위를 당한 병사가 수류탄·총기 사고를 낸 것을 계기로 대대적인 병영(兵營) 문화 개선 캠페인을 벌였다. 하지만 그 뒤로도 국가 인권위원회에 접수되는 군 관련 인권 침해 진정이 해마다 100~200건에 이르고, 부대 내 자살 사고도 매년 수십 건씩 발생하고 있다. 병영 문화 개선 구호가 일선 부대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고 국방부 언저리를 맴돌다 끝난 셈이다.

엄격한 군기(軍紀)로 유명한 미 해병대나 이스라엘 군대는 훈련 강도는 엄청나지만 일과 후엔 장병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우리도 지금의 병영 문화를 바꾸려면 부대 내 언로(言路)를 보장하고 동료 가혹 행위는 중대 범죄라는 사실을 입대 때부터 가르쳐야 한다. 구타 악습 하나 뿌리 뽑지 못하는 군대에 누가 입대하고 싶어 하겠는지 군 당국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참고: 블로그의 회원만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