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사설] 숭례문 의혹 샅샅이 조사해 국민 앞에 밝히라
2008년 숭례문 복원 당시 문화재청은 못이나 철물(鐵物)을 전통 방식으로 만들겠다며 현장에 '숭례문 대장간'을 세웠다. 대장간에는 쇠를 달구는 화덕, 화덕에 바람을 불어넣는 풀무, 달궈진 쇠를 두드릴 때 밑에 받치는 모루 같은 장비가 들어섰다. 영락없이 조선시대 김홍도 풍속화에 나오는 대장간 그대로였다. 문화재청은 흰 무명옷 입은 인부들이 구슬땀 흘리며 시뻘건 불구덩이에서 방금 꺼낸 쇠를 두드리는 현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국민들은 이를 보고 "숭례문이 제 모습을 찾겠구나" 하며 국보 1호를 어이없는 방화(放火)로 잃은 충격을 달랬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게 쇼였음이 드러났다. 숭례문 복구단 단장을 맡았던 최종덕 문화재청 국장이 최근 출간한 저서에서 "숭례문 대장간에서 생산한 못은 쇠가 갈라지는 불량품이어서 쓸 수 없었다"고 실토했다. 실제 공사에는 요즘 공장에서 나온 철물이나 15년 전 경회루 수리 때 나온 조선시대 못 등을 사용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문화재청은 숭례문 복원이 끝난 후까지 "대장간에서 전통 방식으로 직접 만들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최 국장에 따르면 "숭례문 복원에 쓸 나무는 현장에서 톱과 끌을 사용해 전통 방식으로 다듬고 손질했다"는 당초 문화재청의 발표 역시 사실과 달랐다. 목재(木材)의 상당수는 대목수가 자기가 운영하는 목재소에서 기계로 작업했다는 것이다. 문화재청은 관리를 소홀히 해 숭례문을 잿더미로 만들더니 복원(復元) 공사에서마저 국민을 속였다.
숭례문 복원 공사에는 250억원이 들어갔고 연인원 3만5000여명이 참여했다. 그러나 복원 1년도 안 돼 단청(丹靑)이 떨어져나가고 기둥 나무가 갈라졌다. 복원에 쓰인 나무에 외국산이 포함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조사에 참여했던 교수가 자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전통 기술이 없으면서도 전통 방식으로 문화재를 복원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치겠다는 말과 똑같다. 전통 방식에만 매달리는 것보다 전통 기술을 재해석하고 응용해 우리 시대의 생각과 기술을 담는 편이 훨씬 현명하고 바람직하다.
문화재는 그 존재 자체가 역사(歷史)의 기록이다. 화재를 딛고 복원된 문화재도 아픈 상처를 간직한 역사적 자산이다. 그런 역사적 기록물에 조그만 거짓이라도 끼어 있다면 누가 그 문화재에 대해 애정을 갖고 보존하며 후대(後代)에 물려주려고 애쓰겠는가. 정부는 지금이라도 숭례문 복원과 관련된 모든 의혹들을 샅샅이 조사해 공개하고 복원 공사에 대한 정확한 기록을 남기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모든 게 쇼였음이 드러났다. 숭례문 복구단 단장을 맡았던 최종덕 문화재청 국장이 최근 출간한 저서에서 "숭례문 대장간에서 생산한 못은 쇠가 갈라지는 불량품이어서 쓸 수 없었다"고 실토했다. 실제 공사에는 요즘 공장에서 나온 철물이나 15년 전 경회루 수리 때 나온 조선시대 못 등을 사용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문화재청은 숭례문 복원이 끝난 후까지 "대장간에서 전통 방식으로 직접 만들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최 국장에 따르면 "숭례문 복원에 쓸 나무는 현장에서 톱과 끌을 사용해 전통 방식으로 다듬고 손질했다"는 당초 문화재청의 발표 역시 사실과 달랐다. 목재(木材)의 상당수는 대목수가 자기가 운영하는 목재소에서 기계로 작업했다는 것이다. 문화재청은 관리를 소홀히 해 숭례문을 잿더미로 만들더니 복원(復元) 공사에서마저 국민을 속였다.
숭례문 복원 공사에는 250억원이 들어갔고 연인원 3만5000여명이 참여했다. 그러나 복원 1년도 안 돼 단청(丹靑)이 떨어져나가고 기둥 나무가 갈라졌다. 복원에 쓰인 나무에 외국산이 포함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조사에 참여했던 교수가 자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전통 기술이 없으면서도 전통 방식으로 문화재를 복원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치겠다는 말과 똑같다. 전통 방식에만 매달리는 것보다 전통 기술을 재해석하고 응용해 우리 시대의 생각과 기술을 담는 편이 훨씬 현명하고 바람직하다.
문화재는 그 존재 자체가 역사(歷史)의 기록이다. 화재를 딛고 복원된 문화재도 아픈 상처를 간직한 역사적 자산이다. 그런 역사적 기록물에 조그만 거짓이라도 끼어 있다면 누가 그 문화재에 대해 애정을 갖고 보존하며 후대(後代)에 물려주려고 애쓰겠는가. 정부는 지금이라도 숭례문 복원과 관련된 모든 의혹들을 샅샅이 조사해 공개하고 복원 공사에 대한 정확한 기록을 남기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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