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시 상지대학교의 이사회가 지난 14일 김문기(82) 전 이사장을 임기 4년의 총장으로 선임했다고 한다. 김씨는 1993년 이사장 시절 부정 편·입학과 공금 횡령 등 혐의로 구속돼 1994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확정판결을 받고 학교 경영에서 손을 뗐다. 상지대 총학생회는 15일 성명을 내고 "사학 비리 전과자를 총장으로 선임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총장실 점거, 수업 거부 등의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상지대는 1993년부터 교육부가 파견한 임시(臨時) 이사 체제가 들어선 이래 대표적인 비리 관련 분규(紛糾) 사학으로 갈등이 계속돼왔다. 3자로선 누구 말이 맞는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갈등 요인이 꼬리를 물고 얽혀버렸다. 김문기씨의 입시 비리 혐의만 해도 김씨 측은 "기부받은 돈을 학교 발전을 위해 썼다"고 하는 반면, 반대파에선 "김씨가 학교를 위해 쓴 돈은 거의 없다"고 주장해왔다. 임시 이사 체제에 대해선 우파 교육 단체들이 '좌파 인맥이 이사·총장직을 장악하면서 상지대가 운동권 해방구가 됐다'고 비판했고, 임시 이사진을 주도한 측은 '학교가 외형적으로도 발전하고 내실을 키웠다'고 주장했다.
상지대는 2010년 사학분쟁조정위원회 결정으로 김문기씨 측이 학교 경영 주도권을 가진 정(正)이사 체제로 복귀했다. 그러나 정이사 체제 복원 후에도 양 세력은 총장 선임, 교수 충원 등을 놓고 마찰을 빚어왔다.
이 상황에서 김문기씨가 덜컥 총장이 된 것은 신중하지 못한 처사다. 김씨 측은 총장 선임 이유로 '학교 발전'을 들고 있지만, 학교 구성원들과 감정적 대립이 갈 데까지 가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지도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학내 갈등이 더 날카로워져 학생들만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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